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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4 08:04
[티칭2 후기] -7점을 받고도 즐거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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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닉스파크에서 열렸던 티칭2 검정을 보고 왔습니다. 아직 카빙이 제대로 안 되는데 시험을 보는 게 옳은 일일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종합활강에서 카빙 숏턴을 할 때마다 속도가 너무 무서워서 고라니 소리를 내며 완주라는 걸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검정 전날까지 고민이 깊었죠. 숏턴과 패러렐은 상대적으로 자신 있었지만 카빙 계열은 실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합격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고, 검정 준비로 인한 실력 업그레이드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을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그 마음은 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검정 바로 전날 작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이번 시즌에도 신선미 데몬님한테 강습을 받고 있었는데요, 8회 강습 중 1회가 남아있었고 그 수업을 검정 전날 받게 되었습니다. 그 수업에서 생애 처음으로 종합활강 완주를 하게 된 겁니다.
신선미 데몬님도 놀라고 같이 강습을 받는 친구도 놀라더군요. 저는 더 놀랐습니다. ㅋㅋ 안 되던 게 갑자기 된 이유는 카빙 전환 시 산 쪽 허벅지를 세우면서 하라는 그 말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신선미 데몬님이 수없이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그게 하필 시험 보기 전날에 와닿게 된 거죠. 그렇게 제 머리와 몸이 카빙을 이해하기 시작하니까 타면 탈수록 턴이 좋아졌고, 그분이 한 달 전에만 오셨어도 훨씬 잘 탔을 텐데 너무 아쉽기만 했습니다.
첫 번째 종목은 롱턴이었는데 제 기대 점수는 마이너스 3점이었습니다. 결과는 마이너스 4점. 영상이 없어서 제가 어떻게 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마이너스 1점을 더 받아서 속상했지만 마이너스 4점처럼 탔으니까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두 번째 종목은 패러렐이었는데요, 딱점이 나왔습니다. 신선미 데몬님이 알려준 박자(하나-둘-셋-넷-업-체킹)를 열심히 세며 내려갔더니 괜찮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모글 슬로프)
세 번째 종목은 숏턴이었고 딱점이 나왔습니다. 원래 타는 리듬보다 빠르고 강하게 타라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중심을 뺏기지 않으며 잘 내려간 것 같습니다. (모글 슬로프)
마지막 종목은 대망의 종합활강이었는데요, 시즌 베스트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3점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제 영상을 보고 제가 아닌 것 같아서 보고 또 보았습니다. 마이너스 3점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슬로프 스타일)
이번 검정을 통해 제가 목표했던 "실력 업그레이드"를 달성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스키를 열심히 타야 하는 이유가 생기다 보니까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스키를 탔던 것 같고, 그 과정을 통해 실력은 시간과 노력에 비례한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스키 영상 촬영에 너무 푹 빠져서 강습을 받아놓고도 스키를 타지 않아 실력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는데요, 이번 시즌에는 전지훈련까지 하며 진지한 스킹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티칭2 검정 마이너스 7점을 받고도 기분이 좋습니다.
스키는 정말 매력 있는 스포츠인 것 같습니다. 레일 턴이 안 되어서 카빙을 평생 못할 줄 알았고, 급경사에서는 절대 숏턴을 못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노력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되더라고요. 속도는 더디지만 이렇게 눈에 보이는 발전이 있을 때마다 행복해집니다. 티칭2 검정 보신 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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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hame님.^^
저는 티칭 1 떨어졌는데 제 실력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티칭2 보느라 고생하셨고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합격!) 이 함께하시길 응원할게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