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고성애 ( 2002-02-20 22:45:36, hit : 338, good : 0)
제목 : Skiing 일지(46회)(2/18, 비발디 파크)
오늘은 조카 윤정이가 기술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대명 비발디 파크에 가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 한 번 와 본 후 오늘 처음 와 본 이곳은 낯설기만 했다. 집에서 1시간 20분 걸려 도착한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옛날 그 꼬불꼬불 험난했던 길만 생각했었는데, 그리고 그 때는 그냥 죽 뻗은 긴 슬로프가 아무런 묘미도 없이 재미없기만 했었다. 그래서 몇 년 전에 Spark가 대명 콘도를 사자는 것을 현근이와 내가 우겨서 휘닉스 파크로 결정해 버렸었다.
- 정상에 있는 지구촌 오지 민속박물관에서 설치한 '지구촌 오지 여행'이라는 제목의 각 국의 장승 모습이다.
12경 도착을 해서 오후권과 야간권을 끊었다. 쌀쌀한 날씨 덕분인지 설질은 최상이었다. 9번 최상급에는 내일 모레 기술 선수권에 대비해서 벌써부터 연습에 돌입한, 그야말로 선수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 곳에 올라가 보니 경사도가 천마산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곳에서 롱턴, 숏턴, 종합 활강을 한다던데... 한 번 타 보니 조금이 아니라 많이 버겁다. 그래도 뭐 누가 날 알아보랴 싶어 그 날아 다니는 선수들 한 켠에서 슬슬 타고 내려가 보았다. 에고! 근데 누가 인사를 해서 자세히 보니 이은아 데몬이 아니신가? 놀래라! 그 뿐인가? A&A의 소진수, 이승우 강사님이 또 알아보시고 인사를 하시지 않는가? 천마산의 우석 강사님을 비롯해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다.
그곳에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지 싶어 7번 중, 상급 슬로프로 와 보니 이곳은 연습할 만한 곳이었고, 정말 탐나는 슬로프였다. 이 슬로프의 반만이라도 천마산에 옮겨가고 싶은 심정이 들 정도로 부러웠다. 이곳에서 미리 와서 연습하고 계시던 기창 씨와 세훈 씨를 만났다. 얼마나 반갑던지!
- 7번 슬로프에서 홍진표 선생님, 송기창 선생님을 만나 반가워 한 컷을 찍었다.
몇 번타고 있는데 노란 스키 복의 양성철님이 보인다. 그 분을 보려고 여러 사람이 9번 최상급에서 7번으로 넘어오셔서 이곳이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스타는 역시 다르다 싶었는데 그 스킹 하는 모습을 보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빙을 어쩌면 그리도 힘 안들이고 깨끗하게 타시던 지!
9번 슬로프 앞에서 카빙하고 내려오는 선수들의 수많은 모습을 보는 것만도 즐거웠다. 그것을 보며 눈에 띄는 것은 많은 선수들이 레일 턴 식으로 에지 체인지를 가볍게 해 치우며 멋지게 카빙 하는 모습이었다.
처음엔 7번 슬로프의 모글이 너무 작아서 어찌 선수권 대회를 열까 생각했는데, 오후 들어서 여러 선수들이 모글을 타서 벌써 확 파인 라인들이 많이 늘어났다.
4시 반에 스키를 접고 콘도에 들어가니 고모와 고모부가 저녁 준비를 다 해 놓은 상태였다. 맛있게 삼겹살에 부대찌개를 먹고 설거지를 하려 하니 그것도 못하게 만류한다. 어서 가서 자고 야간 스킹 하러 가라고! 그래서? 푸욱 쉬고 7시에 야간 스키를 타러 나갔다.
윤정이는 그 동안 여러 고수들에게 코치를 받아 기량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고, 보는 눈도 남다르게 예민했다. 내가 아래 발 하중을 주면서도 어깨를 계곡 쪽으로 내려 주지 않고 산 쪽으로 어깨가 기운다는 것이었다. 신경을 써서 어깨에 힘을 주고 눌러 주니 아래 발 하중이 확실히 들어감이 느껴진다. 언제나 Spark가 어깨에 힘을 주며 그것이 골반을 통해 아래 발까지 전달이 되도록 하라는 말을 들었으면서도 그것을 건성으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실제로 느껴 몸으로 체험을 하는 것도 단계가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휘닉스에서도 야간 스킹을 한 적은 없었는데 오늘 이곳 비발디 파크의 야간은 전 슬로프의 그 조명들이 환상적이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걸려 있는 초승달이 애처로운 빛을 발하는, 9번 리프트의 깊은 계곡의 오르내림이 가슴 철렁이게 하는 그런 인상적인 밤이었다. 야간 스킹을 끝마치고 들어가니 고모와 고모부는 마치 개선 장수를 맞이하듯이 하는 것이 아닌가? 뭐 대단한 큰 일이나 하고 돌아온 듯이 뿌듯하고 편안한 그런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