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인라인 대회가 끝나고 그동안의 일들이 사사삭 지나갑니다.
‘이 다리가 정녕 내 다리인가 태릉에서나 볼 수 있는 다리 아닌가?’ 까지고 멍들고 물집잡혀 이젠 굳은살로 자리잡은 다리는 알록달록 합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지. 제 다리에 약을 바를 때마다 남편만 죄인을 만들었지요. 언제부턴가 상처가 회복되어 내 피부로 돌아오는데 3년씩 걸리던 걸 기억하면 남편은 어쨌거나 죄인이 분명했습니다. 휴~
대회 앞두고 부츠를 바꾸며 다시 걸음마를 했던 일, 로드에서 넘어진 일, 손목이 시큰하여 사진찍어 본 일...
제 시퍼런 멍을 여름 내내 봐야했던 호기심 많은 학생들에겐 인라인대회 홍보가 절로 되었답니다. 학생들에겐 '국제'라는 타이틀때문인지 전주국제인라인 대회에서 전 우리나라 "국가대표"가 되어있었답니다.ㅋㅋ
대회날 경기장에 모인 분들 보니 정말 사진 속에서나 보던 딱 선수 같은 그런 똑같은 얼굴들이 죄다 모여있더라구요. 대회에서 내가 넘어져 다른 선수가 걸리진 않을지 오로지 그 걱정 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천천히 출발하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게 남편이 함께 해줘 아주 좋은 기록으로 완주했지요.^^(기대 이상의 기록이라서...)
그런데 사실 남편하고는 어찌나 발이 안 맞고, 맘이 안 맞던지 오르막길에서 밀어주는 것만 아니었다면 있으나 마나 했답니다.ㅎㅎ 남편도 저도 본건 있었거든요
링크장에서 부부가 나란히 앞뒤에서 같은 수트입고 같은 속도로 안정감있게 달리는 게 어찌나 다정하고 좋아 보이던지... 그걸 대회 때 무작정 시도하려니 될 리가 있나요?ㅎㅎ
그래도 남편은 그간 다져논 실력에 맘껏 달리고 싶었을 텐데 저 때문에 완주하는 내내 숨 한번 차지 않는 속도임에도 함께 맞춰줘 제가 힘이 덜든 건 사실인 것 같아요.^^(있으나마나한 건 아니었네요.ㅋ)
그렇게 대회가 끝나고 나니 고등학교 때나 느꼈었던 땀흘린 정직한 성취감에 행복했답니다. 대회 준비하면서 만난 동호회분들의 순수한 배려와 친절이며, 우리가족의 스케쥴 1순위로 무조건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몇 달을 보내고, 한해라도 젊을 때(?) 역동적인 운동을 배우게 되고 비정상적으로 튼튼한 내 하체가 여기서 빛을 발했고...
사사삭 지나가는 생각을 정리하니 얻은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 다른 사람들하고는 달리 제 주변엔 언제나 좋은 사람 뿐입니다. 날 이해해주는 사람. 날 먼저 배려해주는 사람. 내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는 사람. 내가 본받고 싶은 사람 등등.
이걸 감사해하고, 표현해가면서 살아야는데 '이건 내 복이다~' 생각하고 당연하게 살고 있다면, 어찌해야될까요?
주말에 이런 제게 따금하게 한 말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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