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가는 순간에도

커피 한잔을 마실 때도

어렵게 고른 넷플릭스 영화를 보면서도

손이 닿는 거리에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화장실에선 일 보는 시간이 길어지고

커피는 마셨는지 먹었는지...

어렵게 고른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다음에 또 봐도 새롭고...

내가 보낸 시간이지만 나는 모르는

이 모든 마법의 순간을 스마트폰이 만들어 줍니다.

깨진 스마트폰 때문에 새로운 시간을 얻었다는 글을 봤습니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글 쓴 분 역시 오롯이 영화를 보는 시간에 집중할 수 있었고

간만에 알찬 두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밤 폰을 저 멀리 두고 영화 보기를 시작헀습니다.

폰을 멀리! 라는 결정은 쉬웠지만

사실 내내 불안과 불편 어딘가에서 마음이 왔다갔다하고

급기야는 영화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온 시간만큼 멀리하는 시간을 보내야

이 어중간한 마음이 진정될런지...

굳이 스맛폰을 멀리해야하는건지...

지금 이 순간도 폰으로 타이핑을 하면서 갈팡질팡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