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차 한 잔(清茶一杯)”
오후 내내 시간을 쏟았던 외출에서 돌아와 녹차를 한 잔하고 있다. 중국차에 정통한 스키 동료 Kyungduk Han(한경덕) 교수님의 인천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선물로 받아온 차이다.
어제서야 비로소 개봉을 했는데, 이게 보통 좋은 차가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 차를 우리고 있다.
우리기 전의 찻잎과 우려낸 후의 찻잎을 일부러 A4용지 위에 놓고 사진을 찍어봤다. 오른편의 물에 젖은 찻잎을 보면 이건 정말 차나무의 맨꼭대기에 있는 찻잎을 똑(!) 소리나게 딴 것만을 모아 덖은 최고 품질의 차 임을 알 수 있다.
차를 담은 도자기 뚜껑을 봉한 누런 띠에는 중간에 “차(茶)”라 쓰여있고, 띠의 양단(兩端)에는 “청차일배,” “차세품,” 그리고 “차분향”이라고 한자로 쓰여있다. 아래와 같은 의미이다.
清茶一杯(청차 일배) - 맑은 차 한 잔
且細品(차세품) - 차를 세심하게 음미하다.
且分享(차분향) - 차의 기쁨을 함께 나누다.
- 유리 다관과 도자기 필터
마음 통하는 사람과 나눠마시면 좋을 고급차이다. 특히 향기나는 사람, 한 교수님을 만난 지 오래라 그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차이다. 그럼 이 차가 어떤 차이고, 어떻게 마셔야 가장 좋은 맛을 내주는가를 열심히 설명해 주실 텐데...^^ 차는 알고 마시면 그 향과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커피처럼 자극적이지도 않아 차분해 진다.
혼자 외로이 마시지만 이 차엔 한 교수님의 고매한 인품과 함께 느껴지곤하던 사람의 “향”까지 살아있다.
- 왼편은 차를 우리기 전이고, 오른편은 차를 우려낸 후이다. 물에 젖은 잎을 보면 이게 얼마나 좋은 차인가를 알 수 있다. 정말 가는 순만 따서 만든 고급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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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차 한 잔에 담긴
박순백
고요한 오후 홀로 앉아
명차 한 잔을 우려내니
옥빛 어린 찻잎들마다
귀한 정성이 깃들었다
진실한 친구가 전해준
최상품의 좋은 차를
띠에 새긴 글귀 따라
정성스레 음미한다
청차일배 맑은 한 잔
차세품의 깊은 뜻과
차분향의 의미처럼
친구와 나누고 싶네
이 차를 선물한 사람
차의 진미를 아는 이
그와 함께 마신다면
향기로운 대화가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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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ing Through Tea
By Dr. Spark
In quiet afternoon today,
I brew this precious tea,
Each emerald leaf seems to say
Its pure nobility.
A friend whose taste I truly prize
Has shared this treasure rare,
And as the ancient words arise,
I taste with special care.
One crystal cup before me shines
With wisdom pure and deep,
To share its joy my heart inclines
This pleasure would you keep?
My friend who knows the tea's delight
Could share its secrets true;
If we could meet and drink tonight,
What fragrant talks we'd brew!
- 도자기에 담긴 차
- 차를 우리고자 필터에 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