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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023/03/27, 일) 몸이 편치 않은 집사람에게 봄날의 정취를 알려주고자 양평의 산수유마을인 개군면 내리(내동)에 갔다. 다음주 4월 1~2일(토~일)에 걸쳐 "제20회 양평산수유한우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답사차(?) 가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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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안쪽 소나무A&E 내의 한옥 부근에 있는 산수유꽃

 

몇 년전부터 그 축제에 한 번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제 산수유마을에 몰린 대단한 인파를 보니 축제 때는 만만치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기간 중에 사진을 찍거나 등산을 하기 위해 갔을 때는 동네주민들만 봤을 뿐인데, 어젠 꽃구경을 온 사람들이 동네 여기저기에 가득하여 그 자체로 축제의 분위기라 할 만했다.  

 

축제 일주일 전이라 산수유가 한창일 거라 생각하지 못 했는데, 산수유 꽃이 절정에 달해 있었다. 내가 친하게 지내는 유일한 주민 이분구 선생님의 말씀으로도 이제 만개한 거라서 하루이틀만 지나도 노란 꽃색깔이 조금씩 희어질 것이라 한다. 최근 기온이 갑작스레 올라가는 바람에 개화가 일러진 것이다. 

 

수도권의 2대 산수유 축제 중 하나로서 양평의 행사보다 더 크게 진행되는 제24회 이천산수유축제는 지난주 24일(금)에 시작되어 어제까지 3일간 진행되었다고 한다. 양평의 축제까지는 한 주가 남았는데, 꽃이 그 때까지 잘 버텨주면 좋겠다.

 

어제는 마을 뒷산 추읍산에 오르고 싶었으나 집사람을 두고 등산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실은 추읍산 꼭대기에서 산수유꽃이 만발한 마을의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그래서 차로 마을 깊숙한 곳에서 임도를 거쳐 등산로 직전까지 올라갔다. 추읍산 기슭의 경사가 대단해서 1단 기어로 올라가야 했다.(나중에 등산객 한 분이 보시더니 이런 엄청난 경사에 4륜구동 SUV도 아닌 승용차로 어떻게 올라왔냐고 놀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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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읍산 산기슭에서 조금 내려온 곳에서 본 내리 마을

 

그곳에서 마을이 내려다 보였는데 맑은 날 먼 곳에 있는 산수유꽃이 생각 만큼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산 정상까지 올라가면 거리가 더 멀어져서 원하는 사진을 찍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래도 산기슭에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은 마음에 든다. 풍경사진이 그렇지 뭐...^^; 원래는 내리에 잠깐 들렀다가 좀 더 나은 경치를 볼 수 있는 또다른 산수유마을인 주읍리에 가려했으나 내리에서 워낙 지체하는 바람에 거기 가는 건 포기했다.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다른 꽃들은 매화, 개나리, 목련, 진달래 등이 있었다. 목련은 백목련과 자목련(紫木蓮)이 있었는데, 후자의 모습이 더 고고했다. "짙은 남빛을 가진 붉은색"으로 정의되는 자색(紫色)의 힘은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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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목련(紫木蓮)의 멋진 모습

 

산기슭 등산로에서 강한 햇살을 받으며 한참 내리 마을의 경치를 봤다. 외출하는 우릴 보며 안달을 하다가 따라온 줄리(마르티스)는 맘껏 뛰어놀며 자유를 만끽했다. 집사람은 전에 사진 출사 시에 쓰려고 구해 놓은 플라스틱 접이식 의자를 차에서 꺼내서 아름다운 마을풍경을 바라보며 일광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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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기슭 등산로 직전까지 올라갔을 때 나무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내리 마을

 

며칠만 지나도 달라진 풍경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을 텐데, 별생각 없이 달려온 내리에 만발한 산수유꽃이 우릴 즐겁게 했다.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점심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난 오후 4시. 허기가 져서 집에서 준비해 온 샌드위치와 샐러드 및 과일로 음식을 먹기도 했다. 내리에서 무려 너댓 시간을 보냈다. 저녁 6시가 넘어서야 그곳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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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꽃들이 뭉쳐 노란 배경을 뒤에 두고 밝게 빛나는 노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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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가는 해가 비춰주는 햇살에 빛나는 산수유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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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강나무 꽃보다 꽃대가 길고 작은 꽃들이 방사형으로 둥글게 난 모양으로 구별되는 산수유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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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받침은 갈색으로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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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의 열매가 달려있는 가운데 새로운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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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기슭, 내리의 마지막 집이 있는 임도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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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로가 둘로 갈리는 부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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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끝엔 아직도 벌어지지 않은 꽃망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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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광을 받은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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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기슭에서 조금 내려와서 본 내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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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보이는 마을엔 길을 따라 수많은 산수유꽃들이 도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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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안쪽의 별장형 주택들과 산수유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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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리의 가로수는 산수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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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다른 산길에서 내려오며 마을 주도로인 산수유길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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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제20회 양평산수유한우축제에 출연하는 남녀 대표 가수의 사진을 담은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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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바라보는 산수유꽃이 가장 아름다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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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가는 해가 마지막 빛을 던질 때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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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시각까지 데이트를 하는 분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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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붕구 선생님 댁 바로 앞 개울엔 물이 좀 말라있었다. 역시 갈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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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시는 님 발 밑에 뿌리고 싶은..."???(옛날 사람들은 꽤 착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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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곳의 산수유꽃들을 어두워보이지만 가까운 것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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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울 위의 산수유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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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목련, 고고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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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이 이렇게 멋진 꽃이라는 걸 미쳐 몰랐다. 그 사실을 내리의 어느 집 담장 옆에 핀, 만개 후 물이 조금 빠져나가는 듯한 색깔의 자목련에서 새삼느끼게 되었다. 꽃잎의 바깥쪽은 자색이고, 안쪽은 희게 변해 간다. 그래서 더 멋진가보다. 백목련을 보다가 강한 자색의 목련화를 보면 뭔가 좀 흰색의 순수함이 짓밟힌 듯한 기분이 들었었는데... 이꽃의 두 색상은 조화롭게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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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정보회관 부근의 주택과 그 뒤로 보이는 푸근한 모양의 마을 뒷산, 추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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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어귀의 산수유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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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가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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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의 매화나무, 산수유 가로수, 그리고 추읍산(칠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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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 시골 풍경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문종현  
Comment '5'
  • ?

    시간은 또 그렇게 흘러  봄이 찾아 왔습니다. 또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저는 노란 개나리꽃, 하얀 벚꽃 피는 날 휘팍가서 겨울끝자락 팥빙수 맛을 보고 겨울과 안녕했습니다.

     

    KakaoTalk_20230328_102743341.jpg

     

  • profile
    Dr.Spark 2023.03.28 10:33
    진짜 겨울 끝자락까지 잡으셨었군요.^^
    여한이 없으시겠습니다.
  • ?
    문종현 2023.03.28 10:44

    끝은 또 새로운 시작이라고 어느 누가...
    항상 시즌 끝자락엔 미련이 남는지 모르겠어요, 무슨 병도 아니고.. ^^

  • profile
    Dr.Spark 2023.03.28 11:54
    병이 아니라죠? 병이죠.ㅋ 아주 확실한...
    그것도 불치병.ㅋ
  • ?
    문종현 2023.03.28 18:04

    이 불치병 을 몇십 년째 앓고 있어요..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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