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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ies but Goodies - "구관(舊官)이 명관(名官)"

Oldies but Goodies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란 얘깁니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가끔 이런 얘기를 할 만한 것들이 있기 마련이죠. 오늘 할 얘기는 구닥다리 LP에 관한 것입니다.

 

이 LP란 것이 "Long Play"(더 정확히는 Long Playing Record)란 말을 줄인 것인데, 이렇게 오래 연주할 수 있는 판(disc)이 있으면 짧게 연주하는 판이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전엔 SP판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SP는 "Short Play"인가요? 아닙니다. 그건 "Standard Play"의 줄인 말이었습니다. 그게 표준 연주 시간 만큼의 음악을 저장한 디스크이고, LP는 더 긴 연주를 넣을 수 있는 디스크로 한때 새로(!) 개발된 것이지요. 그리고 가끔 EP도 보입니다. 그건? "Extended Play"의 줄인 말로 LP의 길이를 더 확장(extend)한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지닌 나중에 나온 레코드입니다. 이런 표기는 비디오 시대에 테이프의 길이를 나타내는 데 쓰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 구닥다리 음악 소스를 대개 LP판이라고 하는데 영어권에서는 이걸 바이닐(vinyl)이라고 해야 알아듣습니다. 달리 말하면 못 알아듣습니다. 바이닐은 우리가 "비닐"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거죠. LP판을 만드는 재료가 비닐 플라스틱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이 바이닐의 시대가 가고 CD가 나타났지요. CD는 컴팩트 디스크(Compact Disc)입니다. 컴팩트란 단어는 "같은 종류의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소형"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LP보다 작아서 Compact가 된 것입니다. 둘 다 둥근 판이기에 디스크(disc)로 호칭했습니다.

 

LP는 아날로그의 대명사, CD는 디지털의 대명사입니다. 아날로그는 연속(連續)적인 것이고, 디지털은 단속(斷續)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음악을 기록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LP가 좋다는 건 이게 아날로그일 수밖에 없는 음악(소리)을 아날로그로 기록하여, 그 자체가 아날로그적으로 재생된다는 것입니다.(LP를 레코드 플레이어에 걸고 돌리면 실제로 아주 작은 음악 소리 그대로 들립니다.) 그런데 CD는 소리를 그대로 축약해 넣은 것이 아닙니다. 소리를 0과1의 조합을 통해 부호화하여 전혀 다르게 집어넣은 걸 역의 과정을 통해서 다시 아날로그로 재생하는 것입니다.(재생시에도 디지털로 읽어들여 디지털로 다시 변환하는 과정과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아날로그 LP와 디지털 CD, 둘 중 어느 게 좋은가에 대한 논쟁은 개인의 취향에 달린 것이지만, 음악과 소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은 둘을 비교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당연히 전자의 손을 들어줍니다. 특히 소리를 아름답게 들리게 하는 배음(倍音)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더욱 아날로그 디스크가 장점을 지니는 것으로 생각해야 겠지요. 그리고, 부산에서 서울 가는데 대전 거쳐서 가면 되지 부산-포항-강릉-안동-인천-서울의 경로로 갈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는 얘깁니다. 여기서 얘기하려는 바이닐에 대해서 이런 기본적인 지식은 있으면 좋겠기에... 오늘 얘기는 한 사진에서 비롯됩니다. 제가 페이스북에서 이 바이닐과 관련된 1,000배 확대 사진을 보았는데 그게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에 봤던 것이지만 왠지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그 사진엔 우리가 흔히 바늘(needle)이라 부르는 것, 즉 캔틸레버(cantillever) 끝에 용접된 전문용어로는 스타일러스(stylus)가 레코드판 골(groove) 위에 놓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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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kulfoto.com에 실렸던 사진을 "Jain 108 Academy"에서 페이스북에 올린 것. 쿨포토 사이트는 운영난에 처해서 현재는 URL을 판매한다고 올려놨다.-_-

 

제가 그걸 보면 관심있어할 오디오광들만 보는 게시판에 올렸는데, 한 오디오 전문가가 이런 댓글을 남겼습니다.(이 사람은 제 오디오 선생이기도 한 친한 동생, "윤세욱"입니다.)

 

"깊은강 11 시간 전 (45.58.18.109)

 

어떤 카메라-렌즈로 찍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시도해 본 방법으론 저렇도록 광범위하게 초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바늘에 맞추면 음구(音溝)가 안 보이고,

음구에 맞춰도 저렇게 앞 뒤 모두 선명하진 않던데요.

 

귀한 사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럴 땐 사진과 오디오를 함께 취미로 가진 사람이 답변을 해야겠지요.ㅋ 제가 그런 사람 중 하나입니다.

 

"Dr. Spark 11 분 전 (125.131.122.20) Files첨부 (5)

 

이런 경우는 나처럼 사진과 오디오를 함께 하는 사람이 답변을 해야...ㅋ 이 대단한 심도를 커버한 사진에서는 촬영 시에 카메라가 문제가 아니고(요즘 카메라들 다 좋으니까) 렌즈가 중요한데, 렌즈 중에 깊은 피사계 심도(被寫界 深度, depth of field/DOF)를 가진 것이 따로 있어요. 조리개를 많이 조일수록 깊은 심도가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인데...

 

렌즈가 고정된 소형 카메라에서는 조리개가 대개 F22가 한계였었고, 일반 렌즈 교환식 리플렉스 카메라에서 쓰는 것들은 하셀 같은 중형 카메라까지도 F32가 한계였었음. 하지만 안셀 아담스 등이 사용하던 대형 구닥다리 카메라에서는 F64가 사용되고 있었기에 깊은 심도로 사진 찍는 사람들을 F64 그룹으로 불렀고, 당연히 안셀 아담스도 그 중의 한 명.

 

그런 주름상자식의 카메라 중 명기는 독일제 린호프(Linhof). 아래 사진은 2018년 6월 자전거를 타고 양수리의 물의 정원 옆에 있는 꽃양귀비밭에서 본 바로 그 린호프. 전에 경희대 사진반 활동을 할 때 당시 경희대 사진기사가 이 린호프와 하셀브라드(Hasselblad), 그리고 니콘(Nikon) 카메라들을 사용했었는데... 많이 본 친숙한 카메라였음. 현재 이 린호프에 장착된 렌즈는 로덴스톡(Rrodenstock)."

 

Meantime, 캐논 RF1200mm F8 L IS USM의 최소 조리개는 F64이다. 그리고 탐론(Tamron)에서 나온 70-300mm 줌 렌즈가 F64를 지원한다. 망원렌즈들이 이런 조리개치를 가지는 것은 망원은 심도가 자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망원을 사용하면서도 심도가 좀 높은 사진을 만들려면 조리개를 한 단계 더 낮춰야 했기 때문이다. 조리개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강철의 두께의 한계로 그보다 더 좁게 만들기는 힘들 수도 있다. 그리고 이를 망원렌즈를 사용해서 찍는다면 픽셀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카메라에서 찍고, 크롭(crop)을 해야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사진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찍었을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그건 10-30만 배까지 확대되므로 1,000배의 사진을 찍는 건 일도 아니고, 이 현미경은 대단히 높은 심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그런 전자현미경에 접근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므로 위의 사진이 1,000배 확대인 건 뭔가 이게 일반 렌즈로 찍었기에 그 배율을 적은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광학현미경의 최대 배율이 1,000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이게 맘만 먹으면 30만 배까지 확대되는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후자로 찍을 경우 그 티를 내기 위해서라도 더 배율이 높게 찍었을 것이고, 당연히 광학렌즈의 한계인 1,000배가 아닌, 최소한 1,500배나 2,000배로 찍으려는 유혹을 받게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실험실 광학현미경 1,000배는 저정도 심도가 안 나온다는 의견이 있다. 대물렌즈와 샘플이 초근접해야 해서 immersion oil로 유침을 해야 하는데, 스타일러스와 그루브는 유침하기에 적절한 샘플이 아닌 것이 문제라고... 이 말이 맞다면 이건 주사전자현미경으로밖에 찍지 못 하는 것인지? 답은 찍은 사람만 알 것 같은데, 원래 이 사진이 실린 사이트 쿨포토가 망해버렸으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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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siwoo39.JPG

- 2018년 6월 중순. 한강자전거도로, 양수리 물의 정원 옆 꽃양귀비밭. 귀한 카메라를 보고 기념촬영. 집사람이 요즘은 무릎 문제로 운동을 못 하고 있는데 이때만 해도 60-90km를 나와 함께 라이딩하곤 했었는데...ㅜ.ㅜ 다시 그런 날이 오기 바람.

 

0624-siwoo34.JPG

 

0624-siwoo3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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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제 린호프 카메라 - 스튜디오용(판형 8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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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놈이 이긴다."
별 재주 없는 나는 남들 그만 둘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
아니면 남들과의 경쟁을 피해 남들이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했다.
그게 내가 살아온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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