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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2022.06.25 18:54

아스트로 콜벳(Astro Corv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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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 쉐보레(General Motors Chevrolet)의 스포츠카, 콜벳(Corvette)은 수많은 미국인들의 꿈이다. 말하자면 그 차는 그들의 드림 카(dream car)이다. 쉐보레 콜벳은 한국전쟁이 끝난 해인 1953년도에 출시된 차로서 포드의 머스탱(Ford Mustang)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카이기도 하다. 이 두 차종은 소위 머쓸 카(muscle car)의 특징을 가진 미국의 스포츠카들을 대표하고 있다. 콜벳의 탄생은 2차 대전 후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 미국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에 비해 포드의 머스탱은 콜벳이 탄생한 지 11년이 지난 1964년에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머쓸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차를 머스탱으로 보지만 스포츠카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머스탱보다는 콜벳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콜벳이 더 멋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잘 빠진 차이다. 어떻게 그 시대에 1세대(C1, 1953~1962년) 차에서 보여주는 것 같은 우아하고도 멋진 디자인의 2인승 스포츠카를 만들 수 있었는가에 대한 경탄이 뒤따른 차이다. 하지만 2세대는 그걸 뛰어넘어 지구상의 차가 아닌 듯 더 멋진 버전 스팅레이(Stingray, 가오리)로 등장했다. 시대의 요청으로 차체가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로 만들어진 미래형 스포츠카였다. 현재 8세대까지 만들어진 콜벳은 처음 만들어질 때의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며 이제 성능은 수퍼카의 반열에 들어섰다. 

 

여기서는 콜벳 전체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 중 매우 특별한 버전인 아스트로 콜벳에 관한 얘기를 잠깐 하려는 것이다. 아스트로 콜벳이란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이 이 차는 우주인과 관련이 있다. 1961년 앨런 셰퍼드가 우주에 간 최초의 미국인이 되었을 때, 그는 귀환 선물로 1962년산 신형 쉐보레 콜벳을 받았다.( https://bit.ly/3QmF9W5

 

corvette-0001.jpg

 

당연히 1세대 차인 C1이다. 재미있게도 1961년 인류 최초로 우주에 간 소련의 유리 가가린도 스포츠카를 선물로 받았다. 쉐퍼드는 우주를 다녀온 직후인 1962년에 받았지만 가가린은 그보다 3년이 더 지난 1965년에 받았다. 쉐퍼드는 자국에서 받은 선물이나 가가린은 프랑스의 우주 관련 기업인 마트라를 방문했을 때 받은 것이다. 그 회사가 당시에 멋진 스포츠카도 생산했기 때문이다. 그 차는 마트라 디제트(Matra Djet)이다.  

 

Yuri Gagarin and his Matra Djet - 기사 원본: https://weirdrussia.com/2016/03/09/yuri-gagarin-and-his-matra-djet/

 

"1934년 3월 9일 유리 가가린이 태어났다. 1961년, 그는 우주 여행을 한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 1965년, 유리 가가린은 프랑스로 가서 로켓과 우주 기술 제조업체인 마트라를 방문하였다. 이 회사는 스포츠카도 생산하고 있었다. 공장을 견학하는 동안, 마트라-보넷 제트 VS 쿠페가 첫 번째 우주 비행사의 눈을 사로 잡았다. 모스크바에 돌아온 가가린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마트라 보넷 제트 VS 쿠페를 선물받았다. 하지만 가가린은 그의 마트라 제트를 몇 번밖에 타지 않았다. 비록 가가린은 국제적인 유명인이었고, 소련의 영웅을 포함하여 많은 메달과 타이틀을 얻었지만, 그 소련의 우주 비행사는 매우 겸손하고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이 비싼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것이 어색했다. 왜냐하면 그 차가 일반 소련인들에게는 너무 이국적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죽은 후, 그 차는 스타 시티에 전시되었다. 90년대에 가가린의 마트라 제트는 리투아니아 자동차 수집가에게 팔렸다. 누군가 그걸 몇 번 훔치려 했다는 소문이 있다."

 

corvette_06.jpg

 

 

AstroVettes

 

GM은 쉐퍼드에게 콜벳을 선물한 이후, 에드 콜(Ed Cole)이 수장으로 있을 때 그에 이은 선물 공세를 우주인들에게 하기로 했다. 에드 콜은 모든 미국의 우주인들이 쉐비 콜벳을 운전하는 걸 대중들에게 보이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우주인들이 무료로 콜벳을 빌려탈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969년 앨런 빈, 찰스 "피트" 콘래드, 리처드 고든은 가장 유명한 아스트로 콜벳을 주문했다. 달 탐사선에 걸맞게 금색과 검은색으로 칠하고, 3중 탄소 427(카본)로 장식된 이 3대의 콜벳은 많은 언론 사진에 등장했고 그 우주인들과 그들의 자동차를 알아보게 만들었다. 오늘날, 오직 앨런 빈의 차만이 살아남고, 나머지 두 대의 운명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무료 대여 프로그램은 1971년까지 10년간 계속되었다. 

 

아래가 그들을 위한 금색의 아스트로 콜벳이다. C2, 2세대 콜벳 스팅레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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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flight crew for the Apollo 12 mission consisted of Alan Bean, Richard “Dick” Gordon, and Charles “Pete” Conrad in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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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or: Riverside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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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three Apollo 12 Corvettes featured 390-hp, 427 Turbo-Jet V-8, four-speed wide-range transmission, PosiTraction 3.08 rear axle, air-conditioning, black vinyl interior, and special wheel co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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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 exhibit at the National Corvette Museum entitled From Gas Station to Space Station

 

corvettemuseumnasaexhibit.jpg

 

내가 고등학교 시절, 현재의 몽촌토성 옆에 있던 유일한 국도변을 달려가던 노란색 콜벳 스팅레이에 매료된 일이 있다. 그 차는 현재의 올림픽 파크텔 부근 다리 아래 유물로 남아있는 구 다리를 지나 송파쪽으로 향한 보리밭 사이의 길로 사라졌다. 현재와 같이 몽촌토성이 복구되기 이전의 얘기인데, 당시 모든 사람들이 그게 토성인 줄 모르고 소나무가 많은 야산으로만 알고 있었다. 송파(松坡)란 한자 지명은 말 그대로 그곳 몽촌토성의 "소나무 언덕(송파)"에서 비롯한 이름이다. 이게  우리나라엔 고속도로조차 없던 시절이고 일반인들의 스포츠카에 대한 인상은 당시 최고의 청춘 배우인 신성일의 빨간색 포드 머스탱만 자리잡고 있던 시절이다.

근데 노란색의 스팅레이는 흐느적이는 가오리처럼 보리밭 사이의 작은 길로 들어선 후에 빠르게 사라졌다. 노란색 스포츠카는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가장 화려한 색깔의 차로 여겨진다. 그런 차가 왜 한반도가 참혹한 전쟁을 치른 후 겨우 10년 정도가 지난 그 시절에 그 자리에 나타났었는지 그 이유가 아직도 궁금하다. 촌스런 제무시(GMC) 트럭이나 철판을 두드려 수제로 만든 버스 등이 주로 도로를 달리던 당시, 그 컨버터블의 말도 안 되게 샛노란 차는 우주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 차가 멀어지는 걸 68번 시내버스의 창을 통해 내다보다가 그 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후 난 꿈을 꾼 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그건 그 고등학생의 꿈으로 남았다. 그리고 수많은 미국인들의 꿈이었을 그 Mellow Yellow(익은 노랑) 색깔의 차가 심은 꿈은 나중에 한 한국인 촌놈에게 Racing Yellow(레몬색 노랑) 색깔의 포르쉐 까레라 911로 정착된다.^^;

* 포레스트 검프로 잘 알려진 톰 행크스가 만든 -- 영화인 척했던 -- 최고의 다큐멘터리 "아폴로 13호"란 영화에서 아스트로 콜벳(AstroVette)이 잠깐 등장하는 걸 봤다. 콜벳의 오랜 팬이기도 한 내가 그 차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그래서 정리해 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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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 청간정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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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 휴게소의 Dr. K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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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진 도깨비 방파제 부근의 Y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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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국도변의 한 노란색 벽이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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