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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686 좋아요 2 댓글 2

팬데믹으로 우울한 Corona Blue의 나날들. 겨울이라 주말이면 스키장에서 하루를 보내곤 했는데, 지난 주말도 그렇고 이번 주말도 그냥 집에서 보낼 예정이다. 방역 2.5단계의 서울/경기 지역 스키장들은 스키를 타다가 따뜻한 카페 안에 들어가 커피를 즐기던 즐거움마저 앗아가 버렸다.(근데 용평리조트에서의 코로나 감염 사태로 강원/무주 지역까지 카페에서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게 되어 버렸다.-_-)

 

근데 집사람이 즐거운 추억도 되돌이켜보라며 건네준 18년 전(2002년)에 발행된 책자 하나. 당시 인라인 스케이팅의 전성기에 무려 4천 명의 출전자가 참가하여 즐겼던 문화일보 인라인마라톤대회의 카달로그(무려 94쪽이나 되는 책자)였다. 그 많은 참가자들이 서울의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모여 잠시 차량통행이 금지된 부근 시내 도로를 달리는 이채로운 경기를 진행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헬멧을 쓰고, 인라인 수트를 입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고 평상시에 달려볼 수 없는 아스팔트 길을 질주했다. 돌이켜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멋진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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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 있는 당신 사진 좀 보세요. 많이 젊어요."라는 집사람의 얘기에 '대체 어떤 사진이 실려있기에?'하는 생각으로 책자를 들췄다. 거기 나에 관한 인터뷰가 실려있었다. 근데 거기 쓰여있는 내 나이는 49세. 사진을 보니 얼굴에 살이 좀 더 붙어있는 것 같고, 당시에 유행하던 차이나 칼라의 셔츠를 캐주얼 재킷 안에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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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한 또한 사진과 글. 인물 포커스란에 실려있는 것은 당시 안양여중(3학년)의 선수였던 15세의 궉채이이다. 인라인 국제대회(프랑스에서 열린 인라인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최초의 금메달을 땄던 인라인 천재인데, 당시에 많은 인라이너들이 궉 선수를 인라인 천재라기보다는 "얼굴 천재"라고 불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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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에 임하면 악바리가 된다는 궉 선수의 말처럼 경기 중의 궉 선수의 눈매는 매섭다.^^

 

어쩌다 한 번 즐거웠던 지난 날의 추억을 돌이키는 건 코로나 극복을 위해 좋은 일이다. 어서 백신과 치료제가 우리의 생활을 전처럼 돌려놓게 되길 빈다. 과거의 사소한 일상조차도 우리가 느끼지 못 한 커다란 축복이었음을 알게 한 것이 코로나 팬데믹 세상의 교훈이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던 세상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코로나가 감기처럼 우리와 함께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삶의 교훈은 소중한 것으로 남아 우리의 삶을 더 풍부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피그말리온     심슨패밀리  
Comment '2'
  • ?
    까를로스안 2020.12.19 19:52

    스키를 접하면서 이 곳 닥터스파크를 알게되고 박사님을 글로나마 알게되었는데 인라인에 이렇게 일가견이 있으실 줄이야 대단한 분이시라는 생각밖에 들지않네요

  • profile

    아, 제가 중학교 시절에 아이스 하키 스케이팅을 많이 해왔었기에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라인 스케이팅에 처음부터 관심이 많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그걸 시작하게 된 것은 스키의 비시즌 운동으로 인라인 스케이팅을 택했었기에...^^

    좋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1949267_963215120386216_6333971409192077826_n.jpg

    - 당시의 사진입니다. 사브-살로몬 내셔널 팀원이었던 시절의... 살로몬 원피스에 살로몬 레이스용 인라인 부츠를 신고 찍은 사진이군요. 팀 촬영을 할 때 찍은 것으로 한 때 기억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KRSF(대한롤러경기연맹)에서 필요하여 찍은...

    -----

    인라인 스케이팅의 전성기에는 인라인 쪽 게시판의 조회수가 스키쪽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전성기가 지나가고 많이 퇴조했기에 그렇지 않지만요.

    인라인 시티: http://www.drspark.net/index.php?mid=inline_tim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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