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을 알리고 퇴역 중인 영춘화의 변화와 순환 과정
예로부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하여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고 했다.(여기서 '붉은'은 '피는'으로 대체할 수도 있겠다.) 이는 한 번 성(盛)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衰)하게 된다는 것을 만물성쇠(萬物盛衰)의 자연스런 과정에 비유하여 사람들에게 이르는 말이다. 이런 얘기를 토대로 이르게 피는 봄꽃 중 하나인 영춘화(迎春花)가 피고 지는 과정을 살펴봤다. 대충 열흘 정도의 간격으로 본 것이다.
[2월 28일, 화] 영춘화를 보러 갔으나 아직 꽃이 필 기미조차 없었다.
https://www.drspark.net/jia_warehouse/5719293
[3월 13일, 월] 영춘화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https://www.drspark.net/sp_freewriting/5730099
[3월 23일, 목] 영춘화가 만개 시기를 지나 조금씩 지기 시작했다.
- 지기 시작한 영춘화이나 어찌보면 한창 때의 모습과 별달라 보이지 않는다. 실제 그럴까?
- 이렇게 보아도 전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잘 보면 변화가 눈에 띈다. 시든 꽃잎이 노란빛을 잃으며 하얗게 변하며 말라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잎에 앞서 꽃을 먼저 피우는 봄꽃이 드디어 이파리를 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모든 꽃잎이 희어지며 땅에 떨어지면 영춘화는 간 데 없이 땅을 향해 늘어진 조밀한 줄기들에 녹색의 잎들만 무성할 것이다.
- 변화는 아쉽지만 그게 자연의 섭리이고,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다. 변화 없는 단조로움 만큼 견디기 힘든 게 어디있단 말인가?
-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뭔지 모를 이 꽃을 보는 사람들은 노랗기도 하고, 하얗기도 한 예쁜 꽃을 봤다고 할 것이다.
- 이 작은 우주에서도 세대의 교체가 있다. 아니 세대가 아니라 순번의 교체이다. 이제 꽃은 물러나고 잎의 차례이다. 노란 세상으로부터 녹색의 세상으로의 전이이다.
- 그 세 개의 과정이 이 한 장의 사진에 담겨있다.
- 아직 전성기를 유지하고 있는 줄기도 있다.
-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면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지만 변하고 있다. 변해야한다. 꽃은 떨어지고 잎이 피어 햇살 아래 많은 양분을 축적해야 다음 봄이 왔을 때 새 봄(春)을 영접(迎)하는 꽃(花)의 이름에 걸맞은 영춘화가 된다. 그래서 영춘화(迎春花)로 다시 태어나고, 그 순환의 과정은 영속적으로 변한다.
- 이 아름다움을 내년 봄에도 보게 되기를...
- 떨어지는 꽃이 덜 아쉬운 까닭이다.
* 주변 올림픽대로 아래 길가의 작은 공원엔 목련, 산수유, 매화, 개나리 등이 피어있었다.
번호 | 분류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좋아요 | |||
---|---|---|---|---|---|---|---|---|---|
2862 | 사는 얘기 | 힘들 때 위로가 되는 것들 중에... | 박순백 | 2008.08.01 | 758 | 17 | |||
2861 | 잡담 | 히아신스, 변화와 발전 - 4 / 이걸 뭐라고 시리즈로...^^; | 박순백 | 2022.01.22 | 333 | 1 | |||
2860 | 잡담 | 히아신스 키우기 - 3: "4일간의 Before & After 비교" | 박순백 | 2022.01.12 | 424 | 1 | |||
2859 | 잡담 | 히아신스 키우기 - 2 / 의미가 남다른 꽃 2 | 박순백 | 2022.01.08 | 407 | 2 | |||
2858 | 사는 얘기 | 흰 수염 갈대풀 | 박순백 | 2009.12.07 | 710 | 19 | |||
2857 | 사는 얘기 | 흠......갑자기 메뉴가 바뀌었다~!!(우울모드) | 이상준 | 2006.11.03 | 530 | 26 | |||
2856 | 사는 얘기 | 흠.. 절묘하네요. | 유인철 | 2006.04.06 | 337 | 19 | |||
2855 | 사는 얘기 | 흠.. 절묘하네요. | 유인철 | 2006.04.06 | 332 | 13 | |||
2854 | 잡담 | 흔적, 에어로 다이내믹스 | 박순백 | 2013.02.05 | 923 | 9 | |||
2853 | 문화 | 흑단 오카리나 제작과정 취재기 2 | 장선희 | 2006.08.21 | 5711 | 960 | |||
2852 | 사는 얘기 | 휴대폰 유감 4 | 안동진 | 2005.11.11 | 5919 | 894 | |||
2851 | 사는 얘기 | 휴가는 즐거우셨습니까. | 남재우 | 2006.08.04 | 491 | 13 | |||
2850 | 취미 | 휴가 첫 날: 금진항의 지피지가를 방문하다. 2 | 박순백 | 2017.07.27 | 1410 | 2 | |||
2849 | 취미 | 휴가 둘 째 날: 안목커피거리의 커피커퍼를 방문하다. 5 | 박순백 | 2017.07.27 | 1152 | 2 | |||
2848 | 사는 얘기 | 휴가 다녀왔습니다. | 신명근 | 2006.08.10 | 420 | 10 | |||
2847 | 단상 | 휘트먼 풀잎 창간 150주년을 넘어서_평화전사 1 | 최재원 | 2005.10.04 | 4255 | 867 | |||
2846 | 사는 얘기 | 후속 드라마. | 박순백 | 2006.05.23 | 480 | 15 | |||
2845 | 사는 얘기 | 후불제 민주주의,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민주주의?? 권위주의?? 독재국가?? | 안중찬 | 2011.06.22 | 656 | 37 | |||
2844 | 사는 얘기 | 후불제 민주주의, 어제 내린 눈 취급 받았던 민주주의와 유시민과의 만남... | 안중찬 | 2011.06.18 | 555 | 50 | |||
2843 | 잡담 | 후배 정주와의 만남 1 | 박순백 | 2018.05.17 | 1089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