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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부터는 웰리힐리파크 스키장(전 성우리조트)을 베이스로 스키를 타게 됐다. 그간 많은 신세를 져온 남양주의 스타힐리조트(전 천마산스키장)가 지난 6월부로 폐업을 했기 때문이다. 스타힐은 집에서 4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이라 아무 때나 맘만 먹으면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심지어는 저녁을 먹고나서 할 일이 없을 때 야간 스키를 타러 간 일도 있을 정도이다. 처음 개장한 1982년부터 스키를 타 온 곳이라 거길 떠나게 되니 정말 아쉽고도 섭섭했다. 그 오래된 스키 베이스를 잃어버리게 되니 한동안은 그 상실감에 머리가 멍한 상태였다. 

 

우린 새로운 스키 베이스로 삼을 스키장을 정해야 했다. 난 멀리 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 서울 근교의 스키장을 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집사람이 그간에 스타힐과 웰팍의 더블 시즌권자였기에 웰팍으로 가자고 했다. 난 제대로 만든 모글 코스도 있고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지산리조트로 가고 싶었으나 집사람은 함께 타던 사람들이 많은 웰리힐리파크(이하 웰팍)를 고집했다. 그래서 나도 결국 그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번 시즌은 스타힐을 잃은 충격에서 못 벗어나다 보니 스키에 대한 열정까지 식어버린 감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스키장 개장 소식에도 둔감하여 용평리조트가 개장했다는 걸 TV 뉴스를 통해 알았을 정도이다.(심지어는 이 홈페이지에 스키란에 대한 접속조차 잘 않고 있었던 것.ㅠㅠ 등산 게시판에 글은 여러 개 올렸지만...)

 

어쨌건 집사람이 웰팍 시즌권과 락커를 구입했고, 오늘 가자기에 어제 저녁에 장비를 꾸려 아침 일찍 출발했다. 전에 자전거를 함께 타던 오영환 선생님이 픽업을 해주시는 바람에 편히 웰팍까지 왔다. 시즌권을 발급하고, 락커를 잡고나니 오전 10시경이 되었다. 

 

웰팍은 현재 델타와 패밀리 코스만 열어놓았다. 둘다 초중급자 코스이다. 모글 코스가 브라보 2 코스에 이미 만들어져있었고, 상급 코스인 C5 코스에는 눈이 다 뿌려져있었으나 아직 열지 않았다. 이번 주말에 열 것 같다. 오늘은 개장한 지 얼마 안 됐고, 평일이어서인지 슬로프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의외로 스노우보더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간간이 김정훈 데몬 등의 강습 팀이 보이곤 했다. 

 

열심히 몸을 풀었다. 첫날의 스킹인 만큼 무리는 하지 않았는데, 열린 코스가 초중급 코스이니 무리를 하고 싶어도 그게 불가능했다.^^ 좀 타고 일행들과 함께 푸드 코트에서 커피를 마셨다.(집사람이 준비해 간 화과 한 박스도 함께 나눠먹었다.) 홍재범 선생님(홍 사부)과 오영환 선생님, 그리고 우리 부부의 네 명인데, 락커에서 만난 이신준 선생은 김정훈 데몬 강습에 참여하고 있어서 함께 하지 못 했다. 전엔 죽자고 스키를 탔지만 이젠 가끔 쉬며 차 한 잔 마시면서 대화하는 게 즐거운 나이가 됐다.-_- 커피 브레이크 후에 다시 열심히 스키를 탔다. 집사람은 홍 사부의 지도로 새로운 시도를 좀 해보았는데, 잘 안 되고 있었다.(습관이라는 걸 고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보니...) 오늘의 스킹을 마친 후에 가져온 장비와 액세서리 전체를 4인 락커에 보관했다. 그러자고 집사람과 4인 락커로 잡은 것이기에...^^(사실 이래보는 건 내가 스키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올 때는 스키복을 입은 채, 아무 것도 안 들고 왔다.)

 

그 후 둔내로 나가 "단골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전에 몇 번 들른 곳이다. 단골식당이 둔내의 맛집 중 하나라고 한다. 나중에 합류한 이신준 선생이 식대를 냈다. 참으로 죄송한 일이었다. 나중에 우리가 내기로... 어쨌건 21/22 시즌을 여는 첫 스킹을 마쳤다. 난 대개 시즌 첫 날의 적응기나 새 장비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인지라 평소처럼 탔다. 비시즌 중엔 다른 운동은 전혀 않고 등산만 열심히 했는데, 그동안에 체중은 전과 같고, 뱃살만 12cm가 빠져서 다른 옷들처럼 스키복마저도 허리 벨트로는 잘 조여지지 않아 항상 떼고 타던 멜빵을 사용해야 했다.

오늘은 스키장 내방객들은 적은 편이었다. 하긴 웰팍은 스키어나 보더만 들르는 곳이지 용평이나 무주처럼 관광객이 들르는 스키장은 아니다. 스키어들은 개장 초기의 인원이다 싶게 많지 않았으나 보더가의외로 많아서 신경을 쓰며 탔다. Ultimate Skiing의 저자가 보더에게 받혀 사망했다는 기사를 접했기에 더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마스크를 벗고 스킹할 줄 알았던 시즌이나 여전히 코로나가 창궐하는 중이라 그런 바람은 한동안 이뤄질 것 같지 않다. 리프트에서 칸 띄워 앉으라는 얘기라도 안 듣는 게 어디냐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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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밀리 코스의 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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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박순백, 오영환, 홍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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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제설 중인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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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ffee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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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백, 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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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빨리 내려오고 집사람은 천천히 내려오는 중이다. 서로 속도가 안 맞음. 그래서 가끔은 따로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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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킹을 마치고 들른 둔내의 단골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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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길의 노을. 흐린 날이었는데도 노을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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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2'
  • ?
    재롱아범 2021.12.09 21:24
    같은 체중에 허리 12cm 줄어듬…
    등산 효과가 대단하네요.
    올 시즌 슬로프에서 자주 뵐 수 있실 기대합니다.
  • profile
    Dr.Spark 2021.12.09 22:33
    한동안 몸무게를 안 재고 있다가 어느 날 체중계 위에 올라가 보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몸무게가 등산으로 좀 줄어들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같더라고요.^^ 그러다가 그제야 깨닫게 되더군요. 그 때 즈음 바지들이 안 맞아서 벨트를 많이 조였었다는 것을요. 그래서 허리 사이즈를 쟀더니 그렇더군요.^^
  • ?
    폼생폼스키 2021.12.09 22:33
    웰팍은 스타힐 다음으로 제가 많이 다닌곳 입니다.
    저도 올해 웰팍 시즌권을 준비 했다가 취소 했습니다.
    작년에 못해본 전국 스키장 투어를 올해는 꼭 해보고 싶어서요 ^^

    그 시작을 내일(10일 금요일) 웰팍에서 합니다. ㅎㅎ

    그래도 웰팍을 몇번은 더 갈것 같습니다. 웰팍도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닌지라 1층 스넥에서 많이들 만나니 박사님도 뵙겠지요. ^^

    둔내 읍내에 나름 맛집이 몇개 있는데 가보신 단골식당 저도 꼭 들르는 식당이고 근처에 둔내정육식당이 있습니다.
    여기 삼겹살이 정말 맛있습니다.

    매년 겨울시즌엔 한두번은 꼭 들러 먹고 오거나 삼겹살을 사와서 집에서 먹는데 서울에서 먹는 삼겹살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정근, 남건우 정강도 둔내 농협 돼지고기가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둔내는 소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맛있는것 같습니다.

    올해도 부상없이 안전하고 즐거운 시즌 보내십시오.
  • profile
    Dr.Spark 2021.12.09 22:36
    그렇군요. 저도 지난 몇 년간 집사람이 그곳에도 갔었기에 따라간 일이 있습니다. 전에 KSIA에서 일할 때 거기서 행사를 해서 몇 번 혼자 가기도 했었고요.

    모든 찰리(C) 슬로프들이 매력이 있습니다. 항상 모글 코스도 잘 만들어놓고 있는 것도 맘에 듭니다. 김태일 감독께서 웰팍에 둥지를 틀고 있어서 모글 코스의 상태는 항상 믿을 만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 ?
    기로기 2021.12.10 13:58

    내일 웰팍에 갈 예정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스키를 타지 않았는데 이번 시즌부터 스키를 다시 타려고합니다. ^^;;

     

    웰팍에 시즌권자는 아니지만 가끔 들릴 예정인데 박사님을 뵐수 있겠군요. 

    '스키어는 스키장에서 만난다.'는 명언이 생각나네요. ^^ 

  • profile
    Dr.Spark 2021.12.10 15:10
    스키를 다시 타려고 하신다니 참 잘 된 일이군요. 잘 타던 분들도 코로나 때문에 안 타는 분들이 계시는 마당인데...^^

    웰팍에서 뵙게 되면 인사를 하시지요.^^ 스키어는 스키장에서 만난다는 그 말. 김창수 선생이 전에 한 말이죠.
  • profile
    반선생 2021.12.10 17:39

    짠해요. 어린 시절 오래 같이 살던 큰 형님과 헤어지는 느낌입니다.

    사실 그거죠 뭐. ㅎㅎ

     

    전처럼 자주 못 뵈어 아쉽지만, 항상 안부 전하겠습니다. 좋은 세상이잖아요.

    행복하고 안전한 시즌 보내시기 바랍니다.

  • profile
    Dr.Spark 2021.12.10 17:48

    그러게요.ㅜ.ㅜ 이렇게 황당한 일로 헤어지게 될 줄이야. 스타힐리조트가 폐업할 줄 미리 알았다면 거기서 만나 친해진 모든 분들에게 미리 작별인사라도 하는 건데...

     

    사실 매년 겨울에 스키장에서만 만나 뵙는 분들이 태반이잖아요? 비시즌 중에는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 하고... 그런 분들과 인사조차 못 한 채로 황망하게 작별을 하고이제 서로 다른 스키장에 가게 됐으니 비극적인 일입니다.ㅜ.ㅜ

  • ?
    금나라 2021.12.11 05:39

    박사님~ 해마다 이렇게 소소한 겨울 일상 소식을 전해 주시어 늘 감사합니다.박사님의  글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꼼꼼히 놓치지 않고 잘 읽었습니다. 스키베이스를 잃고 상심이 컷을텐데 ....웰팍에서 더욱 건강한 겨울을 보내세요. 항상 응원합니다.  

  • profile
    Dr.Spark 2021.12.11 08:08

    감사합니다.^^ 새로운 베이스에 잘 적응해야죠. 웰팍은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질도 좋고, 다양한 슬로프가 있으니 즐겁게 탈 수 있을 것입니다. 

  • ?
    후아1 2021.12.15 11:14

    시설은 조금 미흡했지만 저희 아이들 2명이 머리를 올린 스키장이고 집(미사)과도 상당히 가깝고 박사님 포함 재야의 고수님들이 많아서 공부도 할 수 있었으며 다른 스키장에서 느낄 수 없었던 푸근하고 가족적인 친스키어 성향의 스키장이었는데 폐장했다니 허전하고 너무 안타깝더군요. 나이를 먹어도 같은 스키장에서 스키 타고 매번 다니던 스키샵에서 스키를 구입할 줄 알았는데 코로나가 스키장도 문을 닫게하고 스키샵의 경영도 어렵게 한다고 단골 스키샵 사장님께서 얘기하시더군요! 아무쪼록 새로운 베이스에서 적응 잘 하시고 사모님과 함께 부상없는 건강한 한시즌 보내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 profile
    Dr.Spark 2021.12.15 11:56
    감사합니다. 스타힐 폐장은 정말 충격이었고, 앞으론 다른 스키장에 그런 일이 없어야할 텐데 아직도 걱정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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