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를 타다보면 사고장면을 많이 목격하게 되고

넘어져서 부상당한 스키어들도 자주 보게 된다.

 

넘어진 스키어를 보면 나도 다가가서 스키도 집어주고

안 다쳤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의 위치보다 위에 있는 슬로프에서 그런 사고나 부상이 있었다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당연히

패트롤이나 다른 스키어가 사고를 수습해주겠거니 생각하고 의례 내려오기 마련이다.

 

지난 3월 9일(일요일) 오후 4시경 지산 모글 슬로프 중간 정도에서 한 스키어가 넘어졌다.

때 마침 옆에 패트롤이 있어서 곧 바로 부상당한 스키어에게로 갔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심했는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패트롤 혼자 처리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모글 슬로프 맨 안쪽에서 부상을 당해서 의무실로 바로 이동도 어려웠다.

이때 이를 지켜보던 강사분들이 있었는데

물론 이분들은 부상당한 스키어랑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강습생과 강사의 관계도 전혀 아니었고 생면부지의 관계였다.

또한 그 강사분들은 지산소속 강사분들도 아니었다.

 

그 강사분들은 부상당한 스키어가 있는장소보다 한참 아래에 있었는데

2명의  강사분들이 주저할 것 없이 스키를 벗더니 부상당한 스키어에게로 올라갔다.

사고장소에 있던 패트롤과 함께 응급조치를 하였고

같이 부축하여 모글 슬로프 옆 일반 사면까지 환자를 이송하였다.

또다른 패트롤이 운송장치를 가져와서 환자를 의무실로 빨리 이송하였다.

 

또 다른 한 명의 강사분은 사고현장에 있던 패트롤의 스키를 어깨에 집어들고 모글 슬로프를 내려왔다.

이 장면이 너무도 멋있었다.

패트롤의 스키와 폴을 어깨에 들쳐메고 모글을 타는 그 실력이 멋있었던 게 아니라

그 마음씨.....

부상당한 스키어 및 사고처리를 하는 패트롤을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보다 위쪽에서 일어난 사고(부상)

또한 사고현장에 즉시 패트롤이 와 있는 상황

여기에서 쉽게 스키를 벗고 모글 슬로프 위를 걸어 올라가서 부상자 처리를 도와줄 수 있을까?

나는 아니었다.

 

하지만  스키 강사분들은 확실히 달랐다.

부상당한 스키어를 대하는 자세가 달랐다.

 

이전까지

솔직히 나는 스키 강사분들에게 

 스키 기술만 배운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스키강사분들에 대한 생각이 틀려졌다. 

 

이 분들에게

나는 스키 기술만을 배우는 게 아니라

스키기술 외에 타 스키어에 대한 배려 등

 폭넓은 스키문화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