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개장 즈음이면 연례행사로 올리는 글: 스키를 정비하고 타야하며, 최소한 날이라도 갈고 타야...
스키의 날(edges)은 잘 안 갈아도 집의 식칼은 잘 갈아쓰실 것입니다.^^ 식칼, 혹은 일반 칼들은 왜 갈아서 쓰는 걸까요? 잘 아시다시피 그래야 사고가 없기 때문입니다. 잘 드는 칼은 기본적으로 조심도 할 뿐만 아니라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고도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 걸 알기 때문에...
스키의 날도 똑같습니다. 잘 갈아야 합니다. 그래야 스키를 정확히 컨트롤할 수 있고, 잘 설 수 있고, 또 원할 때 날을 깊이 박아 카빙으로 속도까지 잘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정비(tuning)라고 하면 날 갈기(edge sharpening)와 함께 스키 바닥(base)에 왁싱을 하는 걸 포함하는데, 후자도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전자는 "기본"이라는 거죠. 왁싱까지는 못 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날은 갈고 타야한다는 것입니다. 날갈기와 왁싱을 튜닝 프로샵에서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만, 그렇지 못 한 경우 아래 다이아몬드 숫돌(diamond whetstone)로 날만 처치를 해줘도 꽤 상황이 좋아집니다.
다이아몬드 숫돌(혹은 "스톤")은 베이크라이트판에 - 메쉬(mesh)로 표현하는 - 연마제의 굵기가 다른 인조 다이아몬드를 무수히 접착시켜 놓은 것입니다. 메쉬의 숫자는 #200, #400, #600, #1,200 등으로 표현하는데 숫자가 커질수록 고운 것입니다. #200 (200메쉬 혹은 200방으로 부름.)이 가장 거친 것입니다. 거친 것으로 미리 상한 날을 손봐 준 후에 더 고운 것으로 올라가면서 연마하면 됩니다. 더 고운 스톤으로 갈아줄수록 날을 간 효과는 커집니다.
전엔 줄(files)로 날을 갈아주거나 깎아준다는 표현을 했는데, 이 다이아몬드 숫돌은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날에 대고 "문질러주면" 됩니다. 날을 갈 때는 기름이나 물을 뿌리고 갈아주면 효과도 좋고, 더 곱게 갈립니다.(물론 이 때의 윤활제는 일을 마치고 잘 닦아줘야합니다.)
eT 다이아몬드 숫돌은 위와 같이 4종이 있습니다. 웬만한 작업은 이것으로 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월드컵 선수들은 최종적으로 훨씬 더 고운 다이아몬드 숫돌을 사용합니다. 대략 #3000으로 최종 마무리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스키의 날이 거울처럼 빛나게 되어 일본에서는 이를 "거울면 가공이라는 의미"로 "경면가공(鏡面加工)"이라 부릅니다. 사실 월드컵 스키의 에지 샤프닝은 일반 스키어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고, 튜닝 프로샵의 일입니다.
물론 이 다이아몬드 스톤은 샤프너(홀더)에 끼워서 날갈이의 각도를 달리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아래와 같은 eT 샤프너가 필요하고, 그 외의 다른 액세서리들도 필요하죠. eT 다이아몬드 숫돌로는 측면 에지(side edges)와 바닥 에지(base edges) 둘 다 가공할 수 있는데, 그 정비 각도는 eT 샤프너로 정할 수 있으며, 각도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eT 장비를 구입할 때 따라오는 박스 표면에 쓰여있는 정보입니다.)
그럼 eT 다이아몬드 숫돌과 샤프너를 포함한 정비 세트는 어떤 것들로 구성되어 있을까요?
위의 노란색 도구가 샤프너(홀더)이고, 다이아몬드 숫돌이 있으며, 그 아래 에지 가이드(바닥날 정비 등에 활용할 수 있음.)가 보입니다. 그리고 맨 아래 한 줄은 왼편부터 윤활제로 사용할 물이나 연마용 오일을 담는 플아스틱병(이런 거 약병으로 본 것 같은데...^^;), 날을 갈고 다이아몬드 숫돌(혹은 기타 절삭/연마용 줄)에 묻은 부스러기를 떨어주는 놋쇠(신주)솔, 그리고 날을 갈 때 스키 스토퍼(ski stopper)를 위로 당겨 편히 날을 갈게 할 수 있는 강한 고무줄(이걸 스키 브레이크/스키 스토퍼 리테이너라고 합니다.)입니다.
이 세트만 있으면 날갈기가 가능합니다. 이게 국산 장비이기에 가격도 매우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이 사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사용법 동영상 한 번만 보는 것으로도 첫 날갈기를 시도해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동영상은 이 글 하단에 소개합니다.
- 물병과 놋쇠 솔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전 이 솔을 몇 개 더 구해놓고 그걸로 감자 껍질을 까기도 하는데, 아주 쉽게 껍질이 벗겨지기에 유용합니다.^^;
다이아몬드 숫돌은 이렇게 단단한 베이크라이트 판에 메쉬 표시와 함께 이 회사의 홈페이지 URL을 표기해 놓았습니다. 매직 eT 사용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는 언제라도 접속해서 유용한 정보를 볼 수 있으며, 전화상담도 받을 수 있습니다.(이 회사의 윤석원 대표님은 만능 스포츠인으로서 스키는 물론 MTB, 산악 오토바이 등 못 하는 운동이 없으신 분입니다. 엔지니어로서의 능력도 매우 뛰어난 분입니다. 사진 찍기, 드론 동영상 제작도 하시는, 한 마디로 팔방미인.^^)
eT 다이아몬드 숫돌의 뒷면입니다.(오히려 이 연마제가 붙어있는 부분을 앞면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왼편은 일반형인 커버드 타입(covered type)이고, 오른편은 도트(다트/dot) 타입입니다. 커버드는 수명이 길고, 도트는 절삭성이 우수하므로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 메쉬를 많이 확대해 본 것입니다.
스키장에 갈 때 #600 다이아몬드 스톤을 절삭성이 우수한 도트 타입으로 택해서, eT에서 제공하는 비닐 커버에 넣고, 그걸 스키복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좋습니다.(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스키장에서 스킹 중에 에지가 돌부리에 부딪혀 상하는 경우, 그것으로 문제의 부분에 옆으로 밀려나온 날을 갈아 응급처치해 줄 수 있습니다.
날갈이가 끝나면 왁싱을 해줘야 하는데, 그것까지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물론 왁싱까지 하면 스키 컨트롤 상황이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로 좋아집니다. 그리고 스키 바닥의 보호에도 바람직하고요. 튜닝 프로샵에서의 다리미나 자동왁서를 이용한 핫 왁싱(hot waxing)을 못 하는 경우, 토코(Toko) 사나 홀멘콜(Holmenkor) 사에서 발매하는 스프레이형 왁스를 구입하여 간단히 뿌려줘도 꽤 큰 효과가 있습니다. 가급적 그렇게라도 하시길 강권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정비에 대한 관심을 끄고 사셨던 분들이라도 한 시즌에 한 번씩은 튜닝 프로샵의 서비스를 꼭 받으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건 최소한의 경우인데, 가급적이면 시즌 초(개장 직후)와 시즌 말(스키를 접은 날)에 한 번씩 두 번이면 더 좋습니다. 특히 시즌 말에는 비시즌 보관 정비를 받아두시면 스키가 오랜 보관 기간 중에도 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키 바닥이 많이 상한 경우는 튜닝 프로샵의 서비스를 꼭 필요로 합니다. 바닥을 약간 갈아내야하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스키 수명이나 성능에 지장이 가지는 않습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eT 스포츠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아주 친절하게 작성된 많은 자료들이 있습니다.
http://www.myski.co.kr/index.html
제품 구입: 스키 스노보드 엣지정비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http://naver.me/FTnCek3Z
* 홈페이지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아래 대표전화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