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하이원 제우스1(초급)과 아테니3(초급)의 합류 지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저와 아들이 먼저 내려오고, 아내가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밸리스키하우스를 눈앞에 두고 아내는 측면에서 보더에게 강한 충돌을 당합니다.

이제부터 아내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이, 해당 보더와 그 일행이 괜찮냐며 사과를 했고, 아내가 조심하라고 크게 말을 했었다고 합니다.

이후 아내는 벗겨진 스키를 다시 신은 것까지만 기억합니다.

이후 아내 기억은 없습니다. 어떻게 스키를 타고 내려왔는지 기억하지 못 합니다.

저는 스키하우스에 먼저 도착해서 아이들을 챙기고 있었는데, 아내가 조금 늦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전화가 와서, 충돌했다는 것과 스키하우스에 있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스키하우스 밖에 있을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가서,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찾았습니다.

아내는 자기가 이상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면 멍한 듯 보였습니다.

스키를 벗기고 옆에 있는 의무실에 데려 갔습니다. 아내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는데, 계속 약간 멍해 보였습니다.

의무실에서 맥박을 재고, 몇 가지 질문을 했는데 아무런 문제 없이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의무요원들은 뇌진탕인 것 같다면서, 이러저러한 설명들과 CT 촬영이 가능한 병원 소개와 주의 사항을 알려 줬습니다. 아예 해당 설명을 적은 메모지를 주더군요.(좋았어요.)

아내는 판단을 못 했습니다. 제 판단으로 간단한 뇌진탕을 보여서, 콘도방에 들어가 쉬기로 했습니다.

의무요원들도 뇌진탕으로 뇌출혈은 1/100 미만의 확률이고, 한참 후에 뇌출혈이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의무실을 나오면서, 아내의 기억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이후 10-15분 정도를 기억하지 못 합니다.

아내는 많이 놀라서, 앞으로 계속 스키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제수씨는 충돌로 인한 뇌진탕 이후에 보드를 그만 두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사고를 일으킨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이렇게 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은데, 그래서 더 조심하라고 일르고 싶은데, 이제는 누군지 모릅니다.

충돌로 머리를 부딪혔다면, 절대 바로 일어나서 그 자리를 떠나지 마세요.

뇌진탕은 이후에도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