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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3988 좋아요 3 댓글 7

전 스타힐리조트의 오늘자 모습에 대한 사진( http://www.drspark.net/resort_info/5359653 )을 올렸더니 대한항공의 허승 기장이 아래와 같은 메시지와 함께 사진 여러 장을 보내왔습니다. 짠한 기분이 드는 사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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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 지난 2월 28일 아내와 1박으로 강원도에 바람 쐬러 갔다가 오는 길에 알프스 리조트에 가봤어요. 인근 스키 렌탈샵들에 예전에 사용되던 컨벤셔널 스키들과 리어 엔트리(rear entry) 부츠들이 그대로 진열되어 있는 모습과 세월의 흔적에 가슴이 아려오는 기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누가 그 리조트가 있던 땅을 사서 개발해 쓰지 않으니 그냥 버려진 것이라 하겠지요. 전에 원전 사고가 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싸이트가 저런 느낌으로 남아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상상을 했어요. 

 

그냥 시간이 그대로 멈춘 그런 기분이었죠. 예전에 박사님과 함께 가 본 파주 장파리의 예전 미군장교클럽. 바로 그 조용필 씨가 무명시절에 노래했다던 클럽인 라스트 찬스(Last Chance)가 있던 그 기지촌 마을처럼 시간이 멈춰있었어요.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4/2017061400830.html

 

2017061303514_7.jpg

- 사진: 박종인("땅의 역사" 저술가, 기자) / 파주 장파리의 전 미군 장교클럽 라스트 찬스(곧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리란다.)

 

리조트 입구는 쇠줄로 막아놨더군요.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그러진 못 했어요. 

 

alps02.jpg

- 멀리 보이는 슬로프의 흔적들

 

alps05.jpg

- 알프스리조트 정문

 

렌탈샵들은 알프스리조트의 폐장 이후에도 지금까지 정리되지 않고 닫혀있습니다. 어떤 곳엔 전에 사용된 컨벤셔널의 일자 스키들과 리어 엔트리 스키화들이 샵 안에 들여다 보이기도 합니다. 화석이 된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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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s09.jpg

- 일자 스키들이 많고, 카빙 스키도 대여가 되었었네요. 박물관처럼, 화석처럼 그 시기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alps10.jpg

- 리어 엔트리 부츠들

 

alps1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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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7'
  • ?
    재롱아범 2022.05.07 21:57

    이상 스파크 뉴우스, 허승입니다. ㅎㅎ

  • profile
    Dr.Spark 2022.05.07 21:58
    특별한 보도였어요.^^ 흥미로운 사진들입니다.
  • ?
    재롱아범 2022.05.07 22:23

    저는 92년에 대학교 스키동아리에서 본격적으로 스키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동아리 활동하는 내내 알프스 리조트를 다녔어요. 그 땐 다른 스키장에 비해 유독 낮은 기온으로 아이스반과 딱딱한 설질, 긴 시즌으로 유명한 스키장이었죠. 낮에는 쉬는 시간 없이 스키를 배우고 저녁에는 청춘을 즐기기 위해서 스키장 인근 호프집도 부지런히다녔지요. 지금의 용평처럼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시엔 스키장 인근 마을에 유흥거리가 많이 갖춰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 호프집에서 동아리 선배가 장난 삼아 후배들 먹으라고 개구리 튀김(?)을 시켰는데, 통으로 튀긴 개구리들이 앉아 있는 전형적인 자세를 하고 쟁반에 오와 열을 맞춰 담겨 나온 모습을 보고 기겁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 ?
    재롱아범 2022.05.07 22:37

    연례행사처럼 강원도 여행을 가는 저희 부부는 지난 2월 말 속초에서 하루를 잤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랜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알프스 리조트에 가보기>를 실천하고자 진부령으로 차로 돌렸죠. 진부령을 달려 알프스 리조트 근처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공기가 바뀌고 시간을 거스른 느낌이 목 뒤를 서늘하게 덮쳤습니다. 뭔가에 머리를 맞은 듯한 느낌에 몸이 굳고 발이 떨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 말이죠.

     

    마지막 사진인 붉은 색 상가 건물은 리조트 바로 옆에 있는데(당구장, 횟집, 노래방 등), 스키장이 한창 잘 나갈 때 이 상가에서 애프터 스키(apres ski)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죠. 그걸 상상하며 한참을 건물 앞에 서있자니 무상하기 그지 없더라고요. 건물의 많은 유리창들이 깨진 것 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 지난 시즌까지 많은 스키어들이 다녀갔다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아내가 리조트 일대에서 기이하다 못해 무서운 기분이 든다고 얼른 가자고 채근하는 것을 애써 못들은 척 하며 렌탈샵 유리 너머로 샵 안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펜션 같은 건물의 커튼 안쪽을 기웃거리기도 했어요. 스키에 대한 애정과 알프스에 대한 추억이 각별한 사람에겐 애잔함과 친숙함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아내에게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생경한 기운이 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주누지우파파 2022.05.08 09:39

    제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알프스리조트는 리프트에 스키받침이 없이 다리를 덜렁거리면서 리프트를 탔던 기억이 있네요. 사진을 보니 참 오묘한 느낌이 듭니다. 재밌게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profile
    일월여신 2022.05.09 03:47

    이십여 년이 지났는데 렌탈샵에 장비들이 그대로 있다는 건 참 놀랍네요. 

    당시는 스키장이 늘어나던 시기인데 다른 데로 옮겨 장사하든지 처분하면 적지 않은 돈이 되었을 텐데, 재개장 할 수도 있다는 소문에 시기를 놓친 것인지... 

  • profile
    Dr.Spark 2022.05.09 08:52
    당연히 그 때는 재개장을 할 수 있다고 믿었을 거에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닫은 스타힐이나 양지 부근의 렌탈샵들은 서울 근교의 비싼 땅에 자리하고 있으니 그와는 다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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