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 스타힐리조트
2021.02.25 00:34

갈 길이 먼데 저무는 21/22 스키 시즌

profile
조회 수 1644 좋아요 1 댓글 4

 

 

갈 길이 먼데 저무는 21/22 스키 시즌

 

어제(2021/02/23, 화) 혼자서 스키장에 갔다. 지난 주말에 온도가 높아서 스키장의 설질이 거의 폭망 수준이었다. 특히 일요일에 스키장에서 나와 가족들과 점심을 먹은 후 집으로 돌아오며 차의 외기 온도를 체크하니 24.5도. 말도 안 되는 온도였다. '이게 여름날의 온도지 겨울의 온도?'하며 어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온도였다.

 

월요일도 날씨가 더웠기 때문에 별생각 없었는데 집사람이 자긴 일이 있어서 못 가지만 날이 추워지니 다음 날 스키장에 가보란다. 일요일 기온을 떠올리며 내가 "그럼 재킷은 벗어두고 가야겠다."고 하니까 그 정도의 날씨가 아니고 꽤 추울 거란다. 그래서 전처럼 옷을 챙기고 스키장으로 가면서 보니 정말 쌀쌀하다. 기온을 체크하니 영상 4도이다.

 

근데 스키장에 도착해서 저수지를 보니 저수지가 꽁꽁 얼었다. 일요일에 스키장을 떠나면서 봤을 때 얼음이 다 풀려서 잔잔한 호수처럼 푸른 물만 보였는데... '이게 웬 떡인가?' 싶은 생각으로 스키장 베이스에 들어서는데 슬로프의 색깔이 한겨울의 추운 날처럼 새하얗다. 베이스의 온도는 -2도. 근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보다 훨씬 더 추운 느낌이다.

 

이 추위가 월요일 저녁부터 시작되었던 것인지 슬로프는 말이 눈이지 실제로는 얼음 같은 상황. 소위 "강설"이다. 내가 좋아하는 설질이다. 맘껏 달릴 수 있고, 속도도 많이 나는 그런 눈이다. 날만 잘 세우면 전혀 미끄러짐이 없이 다양한 기술을 맘껏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날이었다. 물론 난 오후 한 시 반까지 쉬지도 않고 스키를 탔다. 다른 날은 커피 브레이크라도 있었지만 이 날은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이 거의 혼자서 맘 내키는 만큼 스키를 탔다. 이번 21/22 스키 시즌에 들어서 가장 많이, 또 열심히 스키를 탄 날이다. 이로써 시즌 초반에 억지로 스키장 가기를 자제한 이래 12번째의 스킹을 한 셈이다. 

 

어제 평일 스킹을 나온 네 분을 봤다. 거의 매일 스키장으로 출근한 후에 오전만 타고 진짜 출근을 하는 융커스튜닝센터의 홍윤기 대표, 스타힐의 모범 부부 스키어인 김태영 선생님 커플, 그리고 전날에 이어 다시 온 임형찬 선생이 그들이다. 홍 대표는 리프트에서 한 번 만나 대화를 했고, 김태영 선생님 부부는 슬로프에서 두 번 만나 연습하시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자신들이 얼마나 스키에 열심인가를 남의 눈을 통해 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임형찬 선생은 D코스 스낵/카페에 있는 걸 보고 인사를 했는데 '타다보면 만나겠지...' 생각했지만 계속 엇갈려서 결국은 서로 스킹을 마치고야 스키 베이스에서 압축공기로 스키의 눈을 털며 만나고 헤어졌다. 다음에 만나면 함께 커피라도 마셔야겠다.

 

항상 열심히 스키를 타고, 가르치고, 연습하는 모범 KSIA(대한스키지도자연맹) 데몬스트레이터 강지영 강사가 특별 강습을 하는 걸 봤다. 항상 멋진, 실로 스키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은 거인이다. 이번 주말에 조카(신정아)가 강 데몬을 만나러 모처럼 스타힐리조트로 온단다. 원래 이 스키장을 베이스로 타다가 요샌 휘닉스평창으로 자리를 옮겼다.

 

목요일에 다시 스키장에 가려하는데 스키장이 있는 호평동 부근의 이날 기온이 "영하 1도~영상 7도"로 예보되고 있으니 왠지 화요일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번 주말과 그에 이어지는 월요일인 3월 1일(스타힐리조트 페장일)까지 사흘을 더 타게 되면 이번 시즌에 총 16번을 타게 된다. 올핸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강원도의 비발디파크마저도 스타힐리조트와 같은 03/01에 폐장한다는 안 좋은(?) 소식이다. 어쨌든 시즌 끝까지 안전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려한다.

 

IMG_0835.jpg

 

IMG_0828.jpg

- 꽁꽁 언 저수지. 지난 일요일엔 온도가 17도까지 올라가 거의 다 녹아있었다.

 

IMG_0829.jpg

- 스타힐리조트의 상징, 스타힐 언덕의 노란별 탑.

 

IMG_0831.jpg

- 스키장 베이스의 온도가 -2도. 좋은 징조였다. 

 

IMG_0832.jpg

- 김태형 선생님 커플. 모범적인 스키 매니아 부부이다. 

 

IMG_0796.jpg

 

IMG_0833.jpg

- 날이 더우면 쓰려고 비교적 얇고도 사용하기 편한 루디스의 크로스컨트리용 장갑(앞)을 가져왔는데, 결국 뒤의 알파인 국가대표용 장갑을 사용했다.

 

IMG_0800.jpg

 

IMG_0801.jpg

 

IMG_0803.jpg

 

IMG_0806.jpg

 

IMG_0834.jpg

 

 

IMG_0839.jpg

 

IMG_0836.jpg

 

IMG_0838.jpg

 

IMG_0840.jpg

- 주말에 많은 모글리스트들이 스킹을 하여 모글 코스에 흙이 드러났다. 임시 폐쇄했는데 곧 보수할 예정이란다. 

 

IMG_0842.jpg

- 강지영 데몬의 강습. A코스 중단. 

 

IMG_0843.jpg

 

IMG_0844.jpg

- 이 때의 온도는 섭씨 2도였다. 바람이 차서 눈은 별로 녹지 않았다. 

 

IMG_0845.jpg

- 13:30까지 스킹한 후에 스키를 자가정비했다. 날도 갈고, 홀멘콜 물왁스 칠 위에 불소왁스(케익형)를 문질러 바르고 콜크질도 했다. 

 

IMG_0846.jpg

 

IMG_0809.jpg

- 돌아오는 길에 보니 온도는 4.5도.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금나라  
Comment '4'
  • ?
    황의송 2021.02.25 14:24
    박사님, 안녕하세요~^^
    올 시즌은 유난히도 짧은 시즌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셔틀이 끊김에서 스키어들의
    왕래도 한산함에 영 스키장의 북적대는 분위기가
    없어서 스킹할 때면 때로는 꼭 딴나라에 온 듯 착각이 듭니다.
    강지영 데몬님은 여전히 스타힐에서 바쁘게
    활동하시는군요.
    박사님께서 스타힐의 근황을 올리시는 글을 간혹 봄에서
    소식을 알게됨에 감사함을 드립니다.
    순백의 알프스 스키장에서 생전 처음 스키에 입문하고서
    지인들과 함께 두 번째로 간 곳이 스타힐 스키장이었습니다.
    천마산 아래 하아안 흰눈이 곱게 깔린 설원에서
    스키에 정신없이 매진하며 꽃잎같은 추억들을
    한 잎, 두 잎 가슴에 채곡히 담은 그날을 아련히 생각할 때면
    가슴이 뭉클합니다.
    올 시즌도 얼마 후면 폐장을 하게 됨에서
    떠나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언젠가 스타힐에 원정가게 된다면 박사님께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박사님,
    항상 늘 강건하시고 행복이 가득함이 충만하옵소서~^^
  • profile
    Dr.Spark 2021.02.25 19:18
    강지영 데몬은 매일 아주 열심히 스키를 가르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스키스쿨의 규모가 커져서 할 일이 많은 듯합니다.

    두 번째로 들른 스키장이 전 천마산스키장(현 스타힐리조트)이셨군요.^^ 전 천마산스키장 창립 당시로부터 계속 다녔는데 지금도 계속 스타힐을 베이스로 스키를 타고 있습니다. 전에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스타힐이었지만 스타힐 회원권을 사기 전에는 회원권이 있는 베어스타운에 주로 갔었지요. 그리고 강원권의 용평, 휘닉스, 비발디의 콘도 회원권을 가지고 잇어서 휘닉스 위주로 용평과 비발디도 많이 갔었습니다.

    요즘은 구리-호평간 유료 고속도로가 있어서 전보다 빨리 27-30분이면 집에서 스타힐까지 갈 수 있기에 오히려 스타힐에만 더 가게 된 것 같습니다. 멀리 가는 게 귀찮아져서요.^^

    감사합니다.
  • ?
    스트랫 2021.02.25 15:29

    박사님 페북 유투브 인스타.  스키에 애정어린 글과 영상 잘보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후배 스키어들 많이 이끌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profile
    Dr.Spark 2021.02.25 19:19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스키를 좋아하는 것은 분명한데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그런 마음이 제 글을 통해서도 나타나는 듯하여 기분이 좋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공지 기타 시즌방이나 콘도 관련 글은 "시즌방" 게시판에, 시즌권은 "장터"에 올려주세요. file 박순백 2021.12.17 2113 0
552 [전] 스타힐리조트 전 스타힐리조트의 오늘 낮 풍경 file 박순백 2022.05.07 5012 2
551 [전] 스타힐리조트 스타힐 혹시 다시 열수도 있다는 썰은 없나요? 4 겨울냄새 2022.02.21 1632 0
550 [전] 스타힐리조트 Remember Starhill since 1982 3 file 박순백 2022.01.20 633 2
549 [전] 스타힐리조트 스키 보트피플의 귀착지는 전과 다른 곳 file 박순백 2022.01.05 993 2
548 [전] 스타힐리조트 [Sharon Productions] 스키 3대의 추억 file 박순백 2022.01.01 924 1
547 [전] 스타힐리조트 [귀한 천마산스키장 사진 자료들] 한광섭 - 대답 없는 이름, 40년전 속으로... 1 file 박순백 2021.12.31 1334 5
546 [전] 스타힐리조트 스타힐리조트 폐장일의 즐거운 스킹 4 file 박순백 2021.03.02 1784 3
545 [전] 스타힐리조트 Here Comes Spring of 2021(02/27, Sat. at Starhill) file 박순백 2021.03.02 464 0
544 [전] 스타힐리조트 스키를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분들과의 친교도... 2 file 박순백 2021.02.27 1437 2
» [전] 스타힐리조트 갈 길이 먼데 저무는 21/22 스키 시즌 4 file 박순백 2021.02.25 1644 1
542 [전] 스타힐리조트 [2021/02/21, 일요일] 봄날처럼 더운 날의 스킹 file 박순백 2021.02.23 660 1
541 [전] 스타힐리조트 3월 1일 폐장을 앞둔 스타힐에서 만난 헤드팀 박기호 선생(도예가) 1 file 박순백 2021.02.20 797 1
540 [전] 스타힐리조트 맑고, 쾌청하며, 추운 날씨로 정말 멋진 설질을 보여준 날의 스킹 file 박순백 2021.02.19 564 1
539 [전] 스타힐리조트 [02/14, 일] 설날 다음 다음날의 스타힐 풍경 file 박순백 2021.02.14 655 3
538 [전] 스타힐리조트 [02/13, 토] 설날 다음날의 스타힐 풍경 file 박순백 2021.02.13 721 5
537 [전] 스타힐리조트 20/21 시즌 세 번째의 스킹 file 박순백 2021.01.25 1233 1
536 [전] 스타힐리조트 [2021/01/23, 토] 뒤늦은 20/21 시즌 두 번째의 스킹 file 박순백 2021.01.24 1144 1
535 [전] 스타힐리조트 금일(1/24) 스타힐 최악의 설질 ㅡㅡ 이시권 2021.01.24 1183 0
534 [전] 스타힐리조트 스타힐리조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file 박순백 2020.12.09 708 0
533 [전] 스타힐리조트 20/21 시즌 / 스타힐리조트 [2020/12/05, 토] 개장 file 박순백 2020.12.08 856 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8 Next
/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