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포츠(iports)의 민서와 함께 달린, 결코 잊을 수 없는 춘천월드인라인컵(CWIC) 대회

by 고성애 posted Sep 06,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배현나 (2010-09-03 11:28:51)  
[안내] 9월 5일 춘천마라톤 발달장애청소년 멘토 급 모집합니다.

발달장애 청소년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 아이포츠의 배현나입니다.
이번주 일요일 춘천에서 열리는 인라인마라톤 대회에서 발달장애 청소년과 함께 하실 분을 급히 찾습니다.

이탈 방지를 위해서 뒤에서 함께 달려주시면서 즐겨주시면 됩니다  ~ ^^
춘천대회 참가신청 하지 않으신분도 함께 하실수 있으십니다.

아이포츠와 함께 소중한 인연 만드실 분.
문자주세요.





위의 공지를 본 후에 춘천월드인라인컵 대회에 가는 길에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좋은 일에 자원봉사자로서 동참하자는 가벼운 생각으로 신청한 것이었습니다. 전 민서라는 중1 학생의 담당이 되었는데, 다른 학생들은 일반인들보다 빠른데 이 학생은 느린 편이니 휘트니스 스케이트를 가지고 오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저는 지난 여름에 이태리 여행을 비롯한 몇 가지 일이 있었고, 요즘은 개강이다 해서 정신없이 바쁘게 보낸 터라 인라인 한 번 타 볼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그래도 큰 걱정은 않고 마음 편하게 춘천으로 향했지요. 그런데...

출발은 제법 그럴 듯하게 20km 여자 청년부 뒤쪽에서 시작했습니다. 민서 어머님께서 출발 선상에 있는 우리를 찾아오셔서 민서와 둘이 기념 사진도 한 컷 남겨 주시고 기분 좋게 시작했습니다. “3, 2, 1, 0, 출발!” 그 때의 시간이 정확히 8시 반이었습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머리칼을 스치고, 얼굴을 바람결에 내맡기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를 걱정했던 날씨는 쾌청하게 변했기에 정말 산뜻하고 즐거운 출발이었습니다. “민서야, 기분 좋지?” “네, 좋아요.” 민서는 대답도 곧잘 합니다.


- 출발 지점에서 뒷 사람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물을 챙겨오지 못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민서가 물 안 먹고도 1시간을 거뜬히 쉬지 않고 운동한다는 배현나 강사의 말에 안심을 했고, 반환점을 돌며 물이 마련되어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민서는 갑자기 여러 명의 인라이너들이 열을 맞춰 달려오는 ‘쿠르르릉’ 하는 큰 소리에 흠칫 놀래거나 ‘빠방’ 거리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에 잠시 놀랄 뿐 그다지 큰 동요 없이 인라인대회에 잘 적응했습니다. 물론 20km의 대회 주행은 처음입니다. 다운힐이 가까워 올 즈음, 힐 브레이크를 쓸 줄 아느냐고 물으니 안다고 합니다. 그걸 쓰라고 말해줬는데 민서는 힐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도 잘 컨트롤하며 내려가곤 합니다. ‘음, 그냥 중앙선 쪽으로만 넘지 않도록 하고, 이탈 방지만 잘 해 주면 별 문제없이 이번 대회를 잘 마칠 수 있겠구나.’ 하는데 생각이 미치자 저으기 안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차츰차츰 많은 인라이너들이 우리 둘을 추월해 갑니다. ‘아직은 뒤에 인라이너가 많이 남아있으니 이 상태로 더 뛰어도 문제는 없어.’ 이런 생각을 하며 민서에게 잘한다고 칭찬을 해 줍니다. 그렇게 30분을 달려갔을까요? 민서가 자꾸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힘이 들어서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소리였습니다. 민서는 잘 할 수 있고, 조금만 더 기운을 내자고 말해줍니다. “힘들어. 힘들어.” 계속 그 소리를 하고 뒤로 쳐지기 시작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힘겨워하는 민서의 모습을 보고 박수를 쳐 줍니다. 그 때 민서의 눈이 반짝 빛이 납니다. 발에 조금 힘이 실리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하길 여러 번이지만, 민서는 갈수록 뒤로 쳐지고 못 하겠다고 우는 소리를 냅니다. 아~ 이제 뒤를 돌아다 보아도 다른 인라이너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 다들 우리를 추월해 달려간 것이었는지 우리가 마지막 주자가 된 것입니다.

“민서야, 저 앞에 가는 엄마 두 분 있잖아! 우리 그 두 사람 이겨보자. 조금만 달리면 이길 수 있어. 하나 둘, 하나 둘!” 민서도 따라 구령을 외칩니다. 그러면서 어머니 두 분께 가까이 갑니다. “조금만 더 힘 내자.” “하나, 두울, 셋, 네엣!” 조금 가는가 싶더니 민서는 또 뒤쳐집니다. 반대편 차선에서 달리던 인라이너들이 ‘아이포츠’ 티셔츠를 발견하시고 민서에게 기운 내라고 소리치고 박수를 쳐 주십니다.

민서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못 간다고 외칠 때마다, 제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워집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제 왼쪽 발에 이상이 생겨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옵니다. 사실 휘트니스를 가지고 오라고 했을 때 휘트니스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가 않아 난리를 치며 온 집을 다 뒤져 찾아냈습니다. 2년전에 제가 팬플룻 팀원들을 강습할 때 남편이 선물로 사 준 K2의 트레이닝 스케이트였습니다. 발에도 잘 맞고 괜찮아서 강습 기간 동안 잘 써 온 장비인데 그게 장시간 스케이팅에서는 왜 이리 통증이 심한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지요. 어떻게 하면 민서에게 용기를 주어 달리게 하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민서 잘 한다고 손바닥이 부르트도록 박수를 쳐 주고, 민서 잘 했다고 오버 액션으로 두 손 번쩍 치켜들고 만세도 외쳐주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총동원해 머리를 짜 내 소리치고, 구령을 하며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정말 민서가 울며 주저앉듯 쓰러지려는 그 때에 제가 말했습니다. “민서야, 너 힘든 거 다 아는데 그래도 네가 주저앉지 않고 달려 줘서 선생님은 너무 기뻐. 민서야, 정말 고마워.” 그 소리가 그치기가 무섭게 민서는 바로 “으쌰! 으쌰” 스스로 외치며 달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디서 민서에게 그런 힘이 솟았던 것일까요?

우와! 생각지도 못 했는데 민서가 드디어 앞서 가던 어머니 두 분을 추월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꼴찌에서 벗어나는 순간입니다. 근데 뒤를 돌아다 보니 버스 두 대가 천천히 그 두 어머니를 향해 아주 서서히 다가옵니다. 차 선은 두 개이고, 그 어머니 팀과 우리 팀은 한 차선으로 달렸기 때문에 남은 한 차선으로 충분히 버스가 달려가면 될 터인데 도통 갈 생각을 하지 않고 달려옵니다.

어머니 팀과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다가 결국엔 우리가 다시 꼴찌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버스들은 열을 맞춰 같은 속도로 서서히 다가오는데 민서는 자꾸 뒤쳐집니다. ‘아니 저 넘의 버스들은 한 차선으로 달려가면 될 텐데 왜 저러지?’ 부담백배였습니다. 저와 민서가 달리다가, 뒤처지다가 응원해 주고, 또 달리고를 반복하는 것이 재미있었을까요? 저희를 위협하지는 않으며 보조를 맞춰가며 다가오는 버스 때문에 제가 한 순간은 한 쪽 길가로 벗어나 쉬었다 갈까를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저 버스와 늘어선 차들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민서를 데리고 길 가쪽으로 나가 앉게 된다면 달리는 차로 인해 그리고 민서의 마음이 더 약해져서 달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계속 달려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때 일부 승용차들이 중앙선을 넘어 버스를 추월해 달려가며 세게 크락션을 울렸습니다. 민서가 유독 그 때 많이 당황해하며 우왕좌왕 하더군요. 차들이 다니는 쪽 반대편에 민서가 서서 달릴 수 있도록 계속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민서는 안전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선생님이 끝까지 지켜준다고 말해주며 안심시켰지요.

자원봉사자들이 민서의 표정을 보고, 울음 소리를 듣고 손뼉치며, 파이팅을 외쳐주었습니다. 그 때마다 잠깐 잠깐씩 기운을 내서 달리는 민서였습니다. “나 응원했다.” 외치며 달려갑니다. 전 속으로 ‘와 응원의 힘이 정말 크긴 크구나.’ 스스로 놀라며 달립니다. 자원봉사자에게 반환점이 어디냐고 묻습니다. 누구나 한결같이 “조금만 더 가면 돼요. 기운내세요.” 이 소리를 반복합니다. 아, 반환점이 그렇게 길고, 힘들게, 고통스럽게 느껴지긴 제 인생에서 처음이었습니다.

“와! 민서야~ 저기 저기 앞에 분홍색, 파란색으로 된 표시가 보이지? 저기서 돌면 된대. 다 왔네! 다 왔어!” 반환점을 돌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습니다. 민서도 기뻤는지 이상하게 우는 소리를 내지 않고 얼굴이 펴집니다.

시간을 보니 9시 19분입니다. 49분을 달려 온 셈입니다. 앞으로 이 상태 대로라면 회수 차량에 실려 갈 지도 모른다는 암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반환점을 돌면서 뒤따르던 버스의 행렬이 사라져서 마음의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경찰 오토바이가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그 뒤를 이어 ‘쿠르르릉’ 바퀴 구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41km 남자팀 선두 중 일부인 모양입니다. 흠칫 놀라는 민서에게 전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습니다. “와, 저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뒤에서 타고 왔네. 저 봐 봐. 저 뒤에 우리보다 늦은 사람들이 많잖아.ㅋ” 민서가 내 말을 믿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거짓말도 당차게 해 댑니다.^^*

긴 다운힐의 시작점입니다. 제 발의 고통이 웬만한 게 아닙니다. 아스팔트의 노면이 유독 울퉁불퉁한 곳에서는 너무 그 울림까지 가세해 아파오고, 결국 소리를 지릅니다. 민서도 힘들어 신음합니다. 둘이 똑같이 죽을 것 같이 힘들어 아파 소리칩니다. 민서가 응원에 힘을 낸다는 걸 간파한 저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을 때마다 민서보다 조금 앞서 달려가 “응원 좀 크게 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 분들은 제 의도를 알고 박수를 치며 힘내라고 응원해 주십니다. 고마운 분들!!!

날씨가 지독한 한여름 같습니다. 비가 온다더니 이런 쨍쨍한 햇빛이라니! 차라리 비가 왔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물 좀 있느냐고 물어봅니다. 그 수많은 자원봉사자 중 단 한 사람도 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제가 전주 인라인마라톤대회의 패트롤을 담당할 때는 기본적으로 물 3개는 준비해 가서 힘들어 하거나, 쓰러지거나, 목말라 하는 분들에게 달려가 물을 건네곤 했었는데...

민서에게 물 한 모금만 마시게 해 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만나는 사람에게마다 물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자원봉사자 옷을 입지는 않았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 중 한 분이 자신이 들고 있는 포카리 스웨트를 가리키며 마시겠느냐고 제게 묻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대답하고 뒤돌아 달려가는데 민서가 너무 좋아서 이상한 소리를 지릅니다. 음료를 받아서 달려와 민서에게 주었습니다. 한 번에 쉬지도 않고 시원하게 좌악 끝까지 잘도 마십니다. 아, 저도 그 때 목이 타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민서가 시원하게 마시는 것만으로 좋았습니다.

한참을 달려갑니다. 또 헉헉 거리고 힘들어 죽겠다고 뒤쳐집니다. 민서에게 대회 마치고 제가 맛있는 걸 사 주겠다고 했습니다. 뭐가 제일 먹고 싶느냐고 했습니다. 조금 전에 음료를 마셨기에 고기나 뭐 그런 걸 먹고 싶다고 할 줄 알았는데 “음료수”라고 말합니다. 오죽 목이 마르면... 그 때 전 앞으로 인라인대회에 참가할 때는 물을 꼭 챙겨가지고 다닐 것이고, 아이포츠 친구들 만나면 꼭 물 한 병을 건네겠노라 다짐했습니다.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습니다. 우리보다 뒤늦게 달려오는 사람들은 끝없이 많기만 합니다.ㅋ 제발 회수 차량에게만은 실려가지 않기를 다시 한 번 기도합니다. 민서는 또 표정이 일그러지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울음이 터질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몇 키로 남았느냐고 묻고 또 묻습니다. 5km 남았다고 하는 그 시점에서 하늘이 다시 한 번 노랗게 보입니다. 이러다간 가차 없이 회수 차량 신세가 될 게 뻔하니까요.

“힘들어. 못 가.”를 반복하는 민서에게 이제 다 왔는데 민서가 조금만 더 달려서 끝까지 가면 엄마가 얼마나 기뻐하시겠니?“ 그 말에 민서는 약간 속도를 냅니다. 민서는 마음이 참 착한 친구라는 걸 느낍니다. 제가 말하는 걸 잘 이해하고 반응을 보이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곤 했으니까요.

마음은 더욱 무거워지고 발의 통증은 더욱 심해지고, 민서의 힘들어하는 기색은 더 역력해지고 그럴 즈음 저 100m 앞쪽에서 환하게 웃으며 저희를 향해 거꾸로 달려오는 한 분이 계셨습니다. 아이포츠의 김유복 선생님이셨습니다. “힘드셨지요?” 한마디 건네시며 웃으시는 모습에 마음의 위로가 되어 눈물이 쏟아지려합니다.


- 결승선을 향해 들어오며 저렇게 서서 들어올 정도로 우리 모두는 지쳤습니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을 셋이서 함께 외치며 그렇게 피니쉬 라인을 통과했습니다. 저 멀리 남편이 웃으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민서에게 남편 쪽을 가리키며 사진찍자며 웃습니다. 민서와 김유복 선생님과 전 승리의 V 사인을 함께 합니다. 제 인생에 또 다른 의미의 귀한 승리의 순간이었습니다.


- 제가 남편을 발견한 순간이로군요.


- 어찌나 많이 찍었는지 연사로 만들어도 되겠습니다.


- 민서 뒤에 아이포츠 선생님이 보이시지요? 반대편 차선에서 저희가 버스에 밀려 계속 달리는 걸 보셨는데 건너갈 수가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 민서가 정말 기뻤는지 V 사인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이건 특별한 기념이니 민서와의 사진은 다 올립니다.










제가 이번 인라인마라톤대회에서 민서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무엇인 줄 아세요? 민서가 가장 좋아했던 말입니다. “민서야, 정말 고마워.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달려줘서 고마워!”


- 배현나 샘도 함께 달립니다.

손을 잡아주거나 밀어주거나 이끌어주면 안 된다는, 그게 규칙이라는(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가지게 하기 위해) 배 샘의 말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오로지 말로, 칭찬으로, 제스처로 응원하고, 목이 터져라 소리치고, 손뼉치고, 손 불끈 쥐고 만세를 불렀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민서가 정말 손을 붙잡아 달라고 사정했을 때만 살짝 두어번 잡아 준 것밖에 없었고, 정말 민서 스스로 해 낸 장한, 멋진 대회였습니다.


- 피니쉬 라인을 들어와 배현나 샘을 만나서 민서와 함께 인라인 타고 투쟁했던 이야기를...^^


- 민서 어머님도 민서로 인해 행복한 모습이십니다.

"민서야, 정말 고생 많이 했다. 장하다! 그리고 네가 몹시도 자랑스럽다!"


자원봉사자 여러분들, 사진 촬영하시던 분들, 경찰 여러분, 춘천 시민 여러분, 인라인너 여러분! 힘들어 쓰러질 듯 울며 뛰던 민서를 응원해주시고 파이팅을 외쳐주셔서 너무도 감사했습니다. 그 덕분에 첫 번째 도전인 20km를 민서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0 춘천월드인라인컵대회, 결코 잊지 못할 순간들이었음을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

피니쉬 라인까지 웃으며 들어오던 여자가 저게 웬 일입니까? 남편이 물었습니다. “아니 그런데 멀쩡하던 여자가 결승선 들어오고 나서 폼이 왜 그렇게 변하냐?” 어흑, 한 시간 반동안 달리며 제 발가락 두 개가 빠질 정도로 붓고 멍이 들어 아팠던 것이었는데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면서 긴장이 확 풀린 탓에 발의 통증이 너무 심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조차 없어서 저런 모습입니다.

나중에 동호회들 부쓰있는 곳까지 걸어가는데 그 조금 올라가는 곳을 딛을 수가 없어서 기어올라가는 걸 보고 자원봉사자가 “어디 많이 다쳤나보다.”라고 하더군요. 그 분이 부축해 줘서 간신히 올라갔습니다. 참, 사람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게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나저나 내일 학교에 가야하는데 절둑절둑 걷게 생겼습니다. 몸성할 날이 없는 내 인생이여.ㅠ.ㅠ




- 뒤의 아이포츠의 김유복 선생님이 제가 왜 저러나 하셨을 거에요.^^


- 민서 어머님이 물 한 병을 주시는데 그걸 받을 수가 없는 겁니다. 그 자리에 서서 다 마셨습니다. 내 인생에서 최고로 맛있었던 물입니다.


- 집에 돌아와서 남편이 찍어 놓은 사진입니다.^^* 좀 창피하긴 하지만 증거 샷으로 올립니다. 이제까진 강습만 하고 말았지 저 K2 스케이트를 신고 1시간 반을 달린 적은 없었습니다. 스케이트가 너무 발에 꼭 맞아 저렇게 붓고 발톱이 죽은 것 같습니다.


- 이번 CWIC대회의 주치의인 용호 동생에게 가서 발 상태 점검 중입니다.^^*





**

앞으로 많은 분들이 아이포츠의 멘토가 되시어 발달장애청소년들을 이끌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멘토가 부족해 이번 대회에 혼자 뛴 발달장애 청소년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강사님이 부족해서 이번 해에는 아이포츠에서 더 이상 이런 청소년들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 많은 강사님들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CWIC를 위해 애쓰신 여러 관계자 분들, 인라이너 여러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소라, 찬욱 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쨍한 날씨 덕분으로 기분 좋은 대회였음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Articles

1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