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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8, 수] 모글 강습회의 강사로 스키장에 온 날

 
원래 수요일마다 평일 스킹을 위해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 왔었다. 그리고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스키를 탔다. 그런데 오늘은 오후(14:00)에 스키장에 도착했다. 이유는 오늘만은 야간에 스키를 탈 것이기 때문이다. 야간에 SMXKorea(모글제국)의 수요 야간무료모글클리닉 행사에 강사로 초빙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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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먹은 지가 오래라 스키장에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기로 했다. 초딩음식을 좋아하는 난 당연히 푸드 코트의 버거킹으로 갔고, 그곳의 키오스크에서 치즈버거 세트를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고 배출된 주문 용지에 아래와 같은 숫자가 쓰여 있었다. 그 숫자는 내게 꽤 의미가 있는 것이었는데...^^;
 
주문번호 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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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문서에 쓰인 “주문번호: 996”이 많은 걸 생각나게 한다.ㅋ 난 어쩔 수 없는 Porschephile.
 
한 자동차에 별명처럼 붙여진 숫자가 996이고, 그 차는 포르쉐(Porsche)이다. 포르쉐 996은 포르쉐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제조한 포르쉐 사의 대표 스포츠카인 911 모델의 내부 표기 번호(소위 “코드 네임”)이다. 2004년에 포르쉐 997로 대체되었지만 고성능 버전인 터보 S, GT2, GT3 모델은 2006년까지 생산이 계속되었다. 이유는 이 996부터가 기존의 공랭식을 지양하고 수랭식으로 바뀌어 안전성은 물론 기타 성능이 대폭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 포르쉐 사는 기존에 사용하던 둥근 왕눈이 형태의 헤드램프를 당시에 유행하던 사슴눈 형태로 변경함으로써 이 차의 아이덴티티를 크게 훼손하였다는 사용자들의 비난에 직면했다.(이 시기에 나온 벤츠 등의 자동차에도 이런 형태의 헤드램프가 적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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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911의 코드 넘버 996. 공랭식으로만 생산되던 911이 수랭식으로 바뀐 첫 모델이다. 기존 헤드램프의 모양을 바꿔서 욕을 먹은 바로 그 모델.
 
내가 이 당시(2000년)에 911을 구입하려고 이 차 996을 자유로를 달려 임진각 등지로 몇 시간의 테스트 드라이빙을 해 보았었다. 그런데 당시 3.4리터 316마력(HP)의 911은 스포츠 드라이빙 기술을 배우지 않은 내겐 너무 벅찼다. ‘이걸 타다가는 내가 길에서 죽겠구나!’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서 차를 다운그레이드하여 포르쉐 박스터 2.7리터짜리(217마력)로 구입했었다. 근데 실은 그마저도 내가 운전하기엔 너무 벅차서 무려 아홉 번이나 드라이빙 스쿨에 입교하여 운전교육을 받아야 했다. 996이란 숫자를 보며 떠오른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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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지인 “신동아”도 2000년 당시에 1억 원을 호가하는 이 차에 관심을 가지고 날 인터뷰했다. 왜냐하면 그래도 만만한 차가 이 포르쉐 박스터였기 때문이다.  그냥 “꿈”인 람보르기니나 “이룰 수 없는 꿈”인 페라리에 비해서 포르쉐(911)는 “이룰 수도 있는 꿈”에 해당한다. 근데 그 대중 버전인 박스터야...^^ [신동아 기사] : https://shindonga.donga.com/Library/3/05/13/107043/1
 
그 후 비교적 안전한 드라이빙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스포츠 드라이빙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전기술이고, 최후의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살려내는 기술이다. 사실 박스터는 집사람과 함께 청주 부근의 고속도로에서 빗길 사고가 나는 바람에 폐차를 했지만, 당시에 나의 기민한 대처로 우린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목숨을 건졌다.
 
그 후에 다신 스포츠카를 타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그 결심은 겨우 1년밖에 유지되지 않았다. 그래서 2014년에 노란색의 911(991 버전)을 다시 구입했고, 이 차는 얌전히 운전을 하여 사고 없이 지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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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의 어썸 자전거샵 앞에서 멋진 자전거 책의 저자  정태윤  선생과 함께... Racing Yelllow 컬러의 선택은 빨간색이나 검정색, 혹은 회색(독일차의 상징색)보다 나았던 듯하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굳이 길에서 객사하고 싶지는 않다. 제임스 딘이 포르쉐 550 스파이더를 타다 죽은 일을 로맨틱(?)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건은 포르쉐의 스포츠카들이 포드 머스탱이나 GM 콜벳 등이 설치는 머쓸카(muscle cars) 천국, 미국에서 마케팅 상의 성공을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죽음이 로맨틱할 수는 없다. 운전은 안전하게 하는 게 잘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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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지의 사진. 포르쉐 박스터 2.7. 컨버터블이어서 좋았던 차. 하지만 911을 사지 않은 걸 이 차를 타는 동안 계속 후회했었다.^^ 저 엄지척 포즈. 내가 극혐하는 포즈인데, 신동아 지의 사진기자분이 꼭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하셔서 할 수 없이...ㅜ.ㅜ


https://m.cafe.daum.net/mogulski/CEYt/18291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산과호수     문종현  
Comment '2'
  • ?
    문종현 2023.02.10 18:40

    고급스포츠카 몰고 방방거리면서 이리저리 곡예운전 하는 차는 결코 1도 멋져보이지 않지만,

    매너운전 하는 고급스포츠카는 차도 멋저보이고 운전자도 멋저보이더라구요.ㅎ

  • profile
    Dr.Spark 2023.02.10 18:58
    그렇죠. 곡예운전은 양아치들이 하는 거고, 제대로 운전 배운 사람들은 그런 짓 안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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