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예찬(feat. 아이패드 9세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제목은 거창하게 '예찬' 이라고 했지만, 그리 공감을 얻을만한 글이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태블릿을 구매했던 건, 2010년에 출시된 <갤럭시 탭(Tab) 1세대> 였습니다.
구매 명분은 거창했었지만 크기, 무게 등의 이유로 사용 빈도가 빈번하지 않았고 자연스레 애물단지가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년 정도가 지나 갤럭시 탭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구매했던 <아이패드 미니 1세대> 역시 또 다른 애물단지가 되었지만 이후 새로운 태블릿들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도대체 태블릿으로 뭘 해야하는거지?....' 라는생각을 하면서도 쓸모와는 상관없이 몇몇 태블릿을 구매하고, 얼마 못가 팔곤 했습니다. 그 중에는 마치 처음부터 용도가 명확했던 것처럼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통풍구에 매달려 열심히 길 안내를 하고 있는 태블릿도 있습니다. 운전 중간혹 스스로 안내를 멈추기는 하지만 여전히 사용 중인 것을 보면 제게 태블릿은 내비게이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또 윈도우 태블릿에 이어, 에어 5세대에 이어, 아이패드 9세대가 손에 들어왔습니다.
아침 운동을 할까, 말까? 여름 밤 샤워를 할까, 말까?하는 고민처럼 사용 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아이패드가 손에 들어오기도 전에 액정보호지와 케이스를 구매하는 의식을 치루고 '이번에는 잘 사용해 보자'라는 가열찬 다짐으로 그렇게'할까'에서 '하자'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애매합니다. 액정보호지와 케이스를 구매하면서도 스스로 미심쩍었던 것인지 그 와중에도 '태블릿 잘 사용하는 방법'을 검색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인터넷 서핑용 태블릿이 되어가는 중이었습니다.(사실 인터넷 서핑은 태블릿보다 스마트폰이 여러모로 더 좋습니다. ^^;;;)
'이렇게 억지로 쇼핑이나 할 아이패드를 왜?...'라는 처지의 한심한 보다는 여전히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컸던 순간이었습니다. 용처가 불투명했던 그 고민의 과정에서 어떤 계기로 '전자도서관' 앱을 설치하게 되었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뭔가 멋진 결심을 하고 '전자도서관' 앱을 설치했더라면, 그래서 나름의 멋진(?) 이유로 허세(??) 부리 듯 '태블릿 예찬'이라고 포스팅을 하면 좋겠지만, '아이패드르 독서를 열심히 해 보자!' 이런 생각으로 앱을 설치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아마 '태블릿 잘 사용하는 방법' 검색 결과에 나오는 수 많은 글들을 보면서 그 중 '독서'라는 게 있어서 설치했을 것이고, e북을 읽기 위한 추천 앱으로 '교보문고 전자도서관'이 있었기에 설치했던 것 같습니다.
앱을 처음 설치한 날이 7월 23일입니다.
그리고 글을 작성하는 지금 8월 14일. 8권의 책을 읽었고 또 다른 한 권의 책을 막 시작했습니다. 1년이 아닌, 6개월도 아닌 3주만에 8권의 책을 읽은 제가 대단하기도 하고 그렇게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것이 태블릿이라 생각하며 몇번이고 아이패드를 쓰다듬어 주곤 했습니다. 최근 몇년 간 한해 독서 권수가 3권이 넘은 적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조금 더 냉정하게 고백하자면 1권은 읽었을까??? 이런 제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8권이라니요.) 독서력 쎈 분들께 사실 이 정도의 책 읽기가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 여전히 책 읽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3-4백 페이지 분량의 책을 밤 세워 다 읽었버렸다는 등의 그런 수준은 절대 아닙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찾아 욕심 껏 읽어보는 중입니다. 인문학/고전은 아이패드를 또 한번 내동댕이 칠 기회를 만들어 줄 것 같고, 성공이니, 행복이니, 처세술 등에 관한 책은 오래 전부터 멀리하고 있어서 지금은 2020-21년도 소설/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를 찾아 보는 중입니다. 이북(ebook)이지만 책 별로 대출 제한 수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책은 최대 대출 권수가 3권인데 예약 대기만 100이상인 책도 있고, 또 어떤 책은 A 도서관에서는 대기 예약이 길지만, B 도서관에서는 아무도 찾지 않아 쉽게 대출이 가능합니다. 남들이 열라게 긴 줄의 끝에 서서 언제나 먹어 볼 수 있을까 하는 맛집을, 한두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롤러코스터의 대기줄을 훌쩍 넘어버리는 기쁨을 B도서관에서 느끼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 좋다고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언젠간 알게 될 꺼야라는 기대도 없습니다.
열심히 책을 읽고 수능을 볼 것도 아니고, 지식 자랑을 할 것도 아니고, (사실 금방 읽은 페이지도 잘 기억이 나질 않아 몇 페이지를 읽고 다시 돌아와 읽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뭔가 기억으로 남겨 지식을 쌓는 것도 힘들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보는 것보다, 오디오북을 듣는 것보다 쉽지 않은데...'왜 책을 읽는가?'를 떠 올리면서 책을 덮어 버릴까(전자도서관 앱이 필요할까?)하는 생각이 여전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읽어보고 있습니다.
꾸준히 읽는다면, 이렇게 1년 정도 읽어볼 수 있다면, 내년 7월에도 여전히 아이패드를 이용하는 주된 목적이 책 읽기라면, 스스로에게 뭔가 보상을 해 주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북 리더기' 구매도 염두해 두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모든 과정이 '이북 리더기' 구매를 위한 빌드업일 수도 있습니다. ^^) 나이가 더 들어 영화나 오디오북의 속도를 따라가기가 점점 힘들어 질 때를 대비한다는 생각도 합니다. '느려도 내 맘 대로 속도 조절이 가능한 책 읽기가 더 좋지 않겠어?'라 위안하며, 읽기와 졸기를 반복하면서도 전자도서관 앱에 눈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이패드의 스크린 타임(어떤 앱을 얼마나 사용해 볼 수 있는지를 리포트 해주는 기능)을 보니 오늘 하루 전자도서관 앱을 3시간 14분 정도 사용했다고 표기가 됩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18시간 정도라고 하니 하루 평균 2시간 반 이상은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뿌듯합니다. 책을 읽지 않던 제가 이렇게 책을 읽고 있으니, 이 얼마나 훌륭하고, 아름다운 태블릿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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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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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년을 아수스에서 만든 구글 넥서스 2대 7인치 패드를 썼습니다. 당시에는 가격대 성능 비로나 사양으로나 대단히 훌륭한 기종이었죠. 그래픽 하드웨어 가속, 빠른 속도, 긴 사용 시간, 무선 충전까지 되었으니까요. 그것 덕분에 2013년 일본에 크레용팝 공연 보러 갔을 때 태풍으로 전철이 연착하여 비행기를 놓쳤을 때 재 예약도 하고 (일본은 공항에도 PC방 같은 것이 없습니다. 일본 저가 항공사의 예약 사이트는 폰으로 접속하면 작동이 안 되고요.) 여러 가지 정보도 얻는 등 위기를 모면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게 올해 초 드디어 수명을 다해서 망가져 버렸고, 2년 반 전부터는 엘지 유플러스에서 유플러스 TV 2년 약정하면 싸게 제공하는 10인치 태블릿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유심 삽입 가능) 이건 엘지 생산이 아니고 레노보에서 만들었는데, 양 옆에 큰 스테레오 외부스피커가 달려 있는 대신 아랫 부분이 두터운, 탁상용 형상이라 가지고 다니는 데 물편하여 집에서만 씁니다. 전에 넥서스7로 보던 e북을 보기에는 과하게 크고 무겁고 두터워서 연초에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중국제 8인치 태블릿을 하나 삿습니다. 10원대라는 저렴한 가격인데, 표시 사양 대비 성능이 너무 떨어져서 정말 이북 보는 데만 쓰고 있습니다. 넥서스7 후속 구글 테블릿은 안 나오는 게 가장 아쉽습니다. 그만한 물건이 없었는데. 하여간 전 인드로이드파라 아이패드를 사용할 생각은 없고, 연말에 돈 좀 모아 8-10인치 태블릿을 살 생각입니다. 삼성 제품은 안 쓰지만, 국산 중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아 갤탭이 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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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1세대를 써보고는, 잠시만 써보고는 쓸 일이 없어서 집에 뒀다가 나중에 버렸어요. 그 이후에는 아이패드는 구매를 안 했습니다. 나중에 휴대폰을 바꾸면서 KT대리점에서 선물로 갤럭시 탭을 주기에 오랜만에 그런 류의 기기를 손에 잡은 길에 그 사용처를 찾기에 진력해 봤습니다. 쓸 모는 있더군요. 아이폰만 쓴 제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그 대체적인 사용법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잘 알려줄 수 있는 게 그 갤럭시 탭이었습니다.
딱 그것 뿐. 더 이상 갤럭시 탭도 사용치 않았습니다. 지금도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다. M2 AP를 가진 노트북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애플 기기는 사용치 않기 때문에 노트북은 윈도우즈용만 사용하면서도 동영상 처리 기기로만 M2 노트북을 사용하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있는 거죠.^^ 사실 엑시노스의 최신 AP로 만든 노트북이 있으면 그건 바로 살 것 같습니다. 근데 삼성은 왜 그건 안 만드는지... 만든다는 소문만 있고, 애플이 M1으로 2년을 보내며 번성하고 있고 그게 M2가 나왔는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