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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ing USA

Dr.Spark2023.03.05 21:52

저는 경제적으로 능력이 되면 스키를 종류별로 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게 스키를 더 잘 타고, 더 잘 즐기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회전 스키와 대회전 스키는 전혀 다른 스키입니다. 그 회전에 특화된 스키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지요. 또 모글 스키도 그렇습니다. 모글 스키를 살 재정적인 능력이 없으면 회전 스키로 타도 되겠지요. 하지만 모글 스키로 타면 회전 스키로 타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으로 모글을 훨씬 더 잘 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전 스키들은 3D의 사면인 모글 코스에서는 좀 잘 못 타면 쉽게 휘어버리거나 뒷바인딩 아래 부분의 바닥이 들떠서 스키가 고장나 버립니다.(그건 수리도 불가능합니다.) 아깝고도 아쉬운 일이지요. 그래서 능력이 되면 모글에서는 모글 스키로 타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 스키는 특화된 모글 코스에 맞춰 만든 것이고, 그래서 망가지지도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거라야 모글을 더 잘 탈 수 있고, 모글의 재미를 극대화시켜 줍니다. 

그리고 스키 기술이 모자라 월드컵 스키를 다룰 수 없는 사람들은 그걸 선물해 주고 타라고 해도 못 탑니다. 다룰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산 지 얼마 안 되는 월드컵 스키를 중고스키 시장에 내놓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하지만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스키를 타는 건 뭐랄 수 없겠습니다.

스키에 명품이란 것이 있지요. 제겐 좋은 스키가 명품입니다.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좋은 스키가 명품입니다. 소위 럭셔리한 명품으로 불리는 보그너(Bogner)나 인디고(Indigo) 같은 것들을 전 명품으로 생각지 않습니다. 전 보그너 스키를 탈 기회가 있어서 타 봤고, 그걸 스폰서링해 준다고 했는데 안 받았습니다. 이유는 그게 제가 생각하는 명품 스키가 아니더라구요. 그냥 올라운드 스키고, 허리가 너무 굵어서 반응이 느리고 그에 맞춰 천천히 맥빠지게 타야하니 정말 재미없는 노친네용 스키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줘도 타기 싫을 것이 분명하니 괜히 왜 그런 비싸기만하고 제겐(제 스킹엔) 좋지도 않은 스키를 받아 타겠습니까? 그렇게 스폰서링을 받으면 보답하기 위해서 전략적인 홍보는 않더라도 최소한 타주기는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조차도 싫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명품 스키를 좋아합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월드컵 스키를 주로 사용해 왔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와 같은 인공눈에만 의존하는 정설된 사면, 혹은 기온차에 의해 얼어붙는 강설(미국의 동부에서도 추위가 심한 곳과 비슷한) 사면에서 상급자들은 그런 정도의 스키가 아니면 원하는 스킹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빙판을 다이나믹하게 타기도 힘들고요. 약한 스키로 조심조심 타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일단 빙판에서 안 밀리는 스키를 타고자합니다. 그래서 시승회 같은 데 나와있는 여러 스키를 시승해 보면 그런 상황에 맞는 스키는 역시 강력한 스키들입니다. 모두 월드컵 스키들인 것입니다.

대개 그런 스키를 사는 사람들은 그게 자신의 실력에 맞아서 사는 것일 겁니다. 실력에 안 맞으면 컨트롤이 안 되니 탈 수가 없고, 속도가 나고, 또 툭하면 후경으로 빠져서 위험하니 안 타게 됩니다. 그래서 샀다가 바로 스키 중고시장에 내놓게 되는 것이지요. 실력을 갖춘 어떤 사람이 그런 특정의 스키, 비싼 스키를 탄다면 그건 꼭 그래야할 이유가 있어서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스키 매니아들의 실력은 미주나 유럽의 대중 스키어들의 실력과는 천양지차입니다. 정말 비교의 대상이 아닙니다. 뻣뻣하게 서서 회전도 별로 없이 길고도 긴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는 그들 스키 대중들과 비교적 좁은, 짧은 트레일의 강설의 스키장에서 정식으로 강사들에게 강습을 받거나 동호회에 들어가서 동호회 고수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타는 우리 스키어들은 비교의 대상이 아닙니다. 인터스키를 타는 스타일이 서로 다를 뿐, 잘 못 타는 것도 아닙니다. 레이서들이 타는 건 양자가 똑같구요. 

그리고 스키를 더 잘 타고 싶고,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어서 자격증을 따려는 열기가 대단한 우리나라의 예는 외국에서 그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이지요. 인구 대비로 따지면 일본보다도 우리나라가 더 심합니다. 그냥 즐기면 됐지,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떤 목표를 세우고 그걸 이루려는 노력은 그 목표의 달성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훨씬 더 재미있거든요. 강사자격증은 거기 보태지는 덤일 뿐이지요.(물론 필요하다면 그걸로 유료강습을 할 수도 있고, 자원봉사를 할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실력이 KSIA나 장협의 레벨 2만 돼도 양판 월드컵 스키(이게 3종이 있습니다. 월드컵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스키가 진짜 FIS WS 스키이고, 양판용 월드컵 스키가 컨벤셔널 시대의 경기용 스키급으로서 일반 레이서/로컬 선수들이 선택하는 스키입니다. 그리고 요즘 흔한 WC 스키는 로우컬 선수들용조차도 아닌 소위 "양판 경기용/월드컵"입니다.)를 다루는 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그 양판 경기용 스키는 대개 (소위) 데몬용 스키(이게 일본과 한국에만 있습니다.)와 동일하거나 약간 다루기 편한 스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심지어는 같은 스키의 코스메틱만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외국의 유명 강사들의 경우를 보면 그들도 우리 강사들과 같은 레벨의 스키를 사용하고 있는 걸 봅니다. 그리고 그들도 대부분 스폰서가 있습니다. 우리의 경우는 열악한 스키업계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업체에서 수많은 스키어들을 스폰서링하는 흔치 않은 예입니다. 그리고 유명 브랜드의 스키들은 거의 모두 시즌 중의 시승회를 통하여 일반 스키어들이 마음 대로 스키를 시험해 보게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승회에 참가하는 이들은 대개 주말 스키어들이 아닐 겁니다. 실제로 시승회에 내놓은 스키들을 보면 거긴 중급자들을 위한 퍼포먼스 스키는 있지도 않습니다. 특정의 대상, 즉 매니아나 강사 레벨의 스키어들을 위한 스키들만 시승회에 출품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이 실제로 그걸 타보고, 나름의 평가를 하고, 원하는 사람만 그 스키를 최종 선택합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그게 비난받아야할 일은 아니지요.

전 재정적인 능력이 있으면 원하는 스킹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스키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해외 스키 원정을 하면서 제가 안타까워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환경이 안 따라줘서 하지 못 하는 파우더 스킹을 올마운틴 스키나 Fat Ski가 없어서 그걸 제대로 즐기지 못 하는 것입니다. 백컨트리 스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두 가지 스킹을 시즌 내내 원할 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전 빚을 내서라도 그 용도에 맞는 스키를 하나씩 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고생스레 회전용 스키로 파우더 스킹을 하곤 했지요. 그리고 프랑스 스키 여행 중 한 번 제가 부친 짐이 엉뚱한 곳으로 가는 바람에 이틀간 스키를 렌트해서 탄 일이 있습니다. 그 엄청나게 큰 레뒤잘프(Les Deux Alpes) 스키장 다운타운의 스키 렌탈점들을 다 돌아다녀도 제가 원하는 월드컵 레벨의 스키가 없더군요.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들 렌탈점에서 가장 상급 스키를 골라서 타야했습니다. 상급 퍼포먼스(performance) 스키이더군요. 올라운드 스키였고요. 정말 그 이틀간 스키가 재미없어서 혼났습니다.ㅜ.ㅜ 제가 원하는 스킹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스킹이 안 되는 게 아니라 그 스키에 맞춰서 타다보니 제 스타일에 안 맞아 재미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장비로 인해서 스키가 재미 없어진다는 것도 큰 문제란 걸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지요. 

어쨌든 Richard Park 선생님께서 좋은 이슈를 던져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짚고넘어가면 좋겠다 싶은 것이었어요. 전에 우리의 스키장 현실을 이해하지 못 하거나 경험하지 못 한 분들이 그런 의문을 가지고 제게 답을 구하신 적이 있는데, 그 때 이런 답변을 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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