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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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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
2010.12.17 04:34

나뭇가지들 지붕에 앉다

조회 수 980 좋아요 95 댓글 0
며칠 전 강풍에 뒷집 마당의 시더가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것 자체야 “None of my business."이니 ”I don't care."입니다만
녀석 넘어진 방향이 하필이면 저희 집 지붕 쪽이라
정신적 물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더구나 억울한 것은 이런 피해를 미리 예상하고
뒷집 주인에게 빨리 나무를 처치해 달라고 여러 번 채근을 했었다는 것.

xx의 xx가 어물거리는 통에
돈은 돈대로 깨져 속은 속대로 상해,
몸은 몸대로 피곤하고 짜증은 짜증대로 납니다.
하지만 할 수 있습니까.
사람 안 다친 것만 해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저, 이렇게 아량도 넓고 품성도 훌륭한데.........

“속이 넓어? 니 속이 넓으면 모기가 맹금류다.”
“형님....... -_-”

어쨌든 넘어졌으니 구경이나 하십시오.

넘어지기 전의 사진을 찾아봤지만 쓸 만 한 건 하나도 없고
엉뚱한 너구리 일가만 나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써리의 길포드라는 곳인데,
길포드는 버나비의 “메트로 타운” 몰이 생기기 전까진
밴쿠버에서 가장 큰 쇼핑 센타가 위치한 번화가입니다.
그런데도 기본적으로 광역 밴쿠버 특히 써리에 숲이 많고,
제 사는 곳이 공원 옆구리인데다가 공원 크기가 여의도 몇 배나 되어
온갖 야생동물이 녀석들 세상처럼 날뛰고 있습니다.

한국말로 치자면 승냥이가 될 코요테, 너구리가 길 가에 횡행하고
저녁마다 스컹크가 제 뒷마당을 헤집고 다닙니다.
로빈, 딱따구리, 독수리, 까마귀 등등 온갖 짭새에
심지언 모기, 파리, 지렁이까지(뭔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그러니 나무도 엄청 많이 있습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하다더니 그 많은 사진에 나무 찍은 건 별로 없군요.
하여튼 상황이 그렇더라는 말입니다.

제 침실에서 바라 본 문제의 뒷집입니다.
펜스에 너구리 일가가 지나가는 것 보이시지요?
사진 오른편에 보이는 길다란 게 얼마 전 쓰러진 시더.
그리고 무성한 수풀처럼 보이는 것은 여름철 허밍버드가 쉬었다가는 사과나무입니다.





지난겨울 12월 쯤, 이 녀석이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었습니다.
나무가 약해서-절반 쯤 죽어서 뿌리가 약해졌고 겨울바람에 한쪽으로 기운 걸 커피 마시다가 발견한 겁니다.
사진 찍은 날짜와 시간이 보이시죠?





그래서 뒷집 주인장을 불러 나무를 빨리 자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근데 이 녀석이 의무를 해태.
결국 이렇게 아작나게 넘어져서,





지붕에 얌전하게 올라앉았습니다.




나무 높이는 약 50피트(5층 건물 높이) 무게는 3톤이 넘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제 뒷마당의 스프루스가 넘어지는 나무를 마치 다단계 스프링처럼 받쳐줘서
펜스 하나가 박살나고 지붕에 구멍이 뚫리는 정도로 끝났습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 정도 크기의 나무가 쓰러지면 지붕이 다 깨지고
심하면 아래층까지 부서진다고 하더군요.
더구나 넘어진 각도 지붕의 물매와 각도가 정확하게 일치되어
충격을 면으로 받아 냈다는 것도 피해를 줄이는데 많이 일조를 했습니다.

이런 크레인이 와서 일단 들어 올리고





나무 아래를 뚝뚝 썰어낸 다음








사진처럼 번쩍 들어 앞마당에 옮겨 놓고 잘게 썰어 놓더니 “일 끝났다!”고 총알처럼 내뺐습니다.





근데 크레인이 무거워서 드라이브웨이 콘크리트가 4군데나 또 아작이 났습니다.





골치 아픈 일이 끝도 없어요.

하여튼 상황은 이렇게 벌어져서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근데 하물며 3톤짜리 나무가 사뿐사뿐 쓰러져도 이 모양 이 꼴인데
1,200톤 그것도 일반 상선의 총톤수로 따지면 3배가 더 나갈 배수톤수 1,200톤 대형 전투함에 어뢰 맞은 자국이 저렇게 깨끗합니까.
신형 어뢰는 폭약 대신 면도날이 충진된 모양이군요.

저, 목포 태생이고 당숙은 해경 정장에 아버지는 해군이셨습니다.
해군 출신이신 분은 868함 808함을 잘 아실 겁니다.
저, 어렸을 때 그 배에서 무전기에 대고 노래도 부르고 그랬습니다.
배라고 그러면 서울사람 남산 친하듯 그렇게 익숙합니다.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 사람들이 믿어주죠.
하기야 가훈이 정직이라니 인정을 해야 하겠습니다만............
근데, 그런 사람을 뽑아주거나 지금도 감싸고 도는 사람도 가훈이 정직 내지는 읽었던 책이 "조화로운 삶"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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