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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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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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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비 우산 속에(1979)“에 출연한 정윤희. 영화에서 첫 부임하게 된 학교를 사전 방문하고 나서는 중이다.(로케이션 장소는 현재의 인제군 원통초등학교이다.)
 

이번에 배우 정윤희와 관련된 글을 쓰면서 그녀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하나 깨달은 게 있다. 

 

‘아, 난 여자 보는 눈이 애당초 없었던 거로구나!’

 

이유는 내가 젊은 시절에도 정윤희의 미모에 대한 수많은 찬사들이 있었는데 난 그런 얘기를 듣고도 별 감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난 헤디 라마르(1914-2000) 같은 여배우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1949년작 영화 “삼손과 데릴라”에 주인공으로 나왔다. 어린 시절 그 영화를 보면서 난 정작 그녀보다는 그녀의 언니역으로 나온 배우를 좋아했다. 앤젤라 랜스베리가 그 사람이다. ”제시카의 추리극장“의 그 배우이다. 어린애의 눈엔 그 동그란 느낌의 친근한 얼굴이 훨씬 더 예쁘게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커가면서 여성의 섹시함에 눈뜨게 되니 헤디 라마르가 그 언니역의 앤젤라 랜스베리에 비해 상대가 안 될 만큼 더 예쁘다고 느끼게 됐다. 게다가 헤디 라마르는 얼굴과 몸매만 예쁜 사람이 아니다. 그녀는 천재였다. 그녀의 젊은 시절에 20세기 말에나 가야 상용화될 무선 기술인 CDMA,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이 머릿속에 있었고, 그걸 이론으로 확립한 과학자였다. 그녀는 그런 기술에 대한 특허까지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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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삼손과 데릴라”의 여주인공 헤디 라마르. 블루투스와 와이파이의 이론을 정립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헤디 라마르의 재발견처럼 최근 정윤희의 1979년작 “가을비 우산 속에”와 관련된 글을 쓰느라 영화를 보면서 그녀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아니 이렇게 예뻤던 거야??? 왜 전엔 몰랐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는 했다. 난 어린시절에 이미 하늘에서 강림한 천사를 봤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에도 난 강동에 살았는데, 그 땐 내가 사는 천호동이 경기도 곡교리였다가 서울 성동구로 바뀌었었다. 당연히 이 동네는 동쪽으로 난 한강다리인 광진교를 건넌 곳에 있는 촌동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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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우산 속에“에서의 정윤희(좌)와 문정숙(우) 배우. 이 장면은 안산 기슭의 설악산장(실제로는 ‘동부산장’) 앞뜰에서 멀리 설악산 가리봉을 배경으로 촬영한 장면이다. 배경에서는 지금과는 달리 나무 많이 자라지 않아서 보다 산세가 뚜렷하게 암봉을 드러내고 있다.
 

그 때까지는 내게 가장 예쁜 여성이 어머니였다. 여름방학이 되면 경기도 황산(지금의 미사신도시)의 친척집에 놀러갔는데, 갈 적엔 일주일 후에 돌아온다고 호기롭게 떠났다. 그런데 겨우 하루가 지났는데 엄마가 보고 싶었다. 꾹 참고 일주일을 버텨보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이틀 째부터는 엄마가 보고 싶어서 마음이 울적해졌다. 놀러나가기도 싫어서 큰 댁에만 있었다. 어머님과 비슷한 연세의 큰댁 형수님이 “도련님 왜 그러세요?”하고 물으셨으나 난 아무런 답을 안 했다. 말하기가 쑥스러워서였다. 근데 형수님의 다음 질문을 들은 후에 더 울적해졌는데 형수님이 진실을 파악하고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것이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죠? 호호...” 근데 그 얘기를 듣고 난 속내를 들킨 것에 당황했고, 갑자기 엄마가 더 보고 싶어져서 울음을 터뜨렸다. 결국 그날은 늦었기에 이틀 째 밤을 잔 후에 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예쁜 사람 곁으로...

 

그 사람이 앞서 말한 “이 땅에 강림한 천사”였던가? 근데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 그 천사는 내가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현재의 잠실 아파트가 시작되는 성내천 옆에 갔을 때 내려왔다. 당시 성내천변은 지금처럼 높은 둑이 아니라 넓은 들판 끝에 불쑥 솟아난 풀로 뒤덮인 둑이 있는 형태였다. 그 들판은 녹색의 풀이 가득한 꽤 넓은 초원이었다.(분명 당시의 어린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 그게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인 건 아닌 것 같은 게 거기가 가끔 몽골 초원이나 중국의 들판을 상징하는 국산 영화를 찍을 때의 로케이션 장소로 사용되었던 때문이다. 친구들과 영화 촬영 장면을 보고 있었는데, 거기 출연한 주인공 여배우가 촬영을 끝내고 쉬러 들어오며 우리들을 쳐다봤다. 그리곤 살짝 웃음을 지어보였다.(촬영장에 구경 나온 초딩애들이 귀여워서 보낸 웃음이었을 것이다.) 그 웃음을 보면서 난 혼이 나가 버렸다. 그 젊은 여배우의 이름은 “김지미”였다. 천사의 강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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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란 별명으로 불리던 배우 김지미. 서구적인 풍모의 얼굴 작은 미인으로 당연히 성형이 없던 시절의 자연 미인이었다. 서구적인 미인이라 했으나 의외로 사극에 출연했을 때에도 그 빛나는 미모는 여전했고, 또 그에 잘 어울렸다.
 

정윤희는 김지미처럼 첫 눈에 훅 가는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최소한 내게는 그랬다. 서양 미인을 대표하는 헤디 라마르와 우리나라(혹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미인 김지미란 양대 눈꺼플에 가려 정윤희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정말 뒤늦게 그녀에 대한 재발견을 하게 된 것이다. 앤젤라 랜스베리를 버리고 헤디 라마르를 택한 것처럼... 아래 유튜브 영상을 만든 사람이 정윤희에게 고백한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난 뒤늦게 그녀의 미모에 눈떴다.

 

https://youtube.com/shorts/A7Wk4RYFcXI?si=VvTSP_MvHSnaLZ-l

 

사실 난 젊은 시절엔 도덕군자 같은 성품을 가지고 있어서 인사성 밝은 착한 젊은이로 불렸다. 그리고 백치미 같은 것은 질색이었던 사람이고, 도덕적으로 어긋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매우 싫어하는 유교남이었다. 당시 정윤희는 적당히(?) 예쁘긴한데 출연하는 영화에서 툭하면 벗고(토속적이면서도 약간 도색적인 영화나 호스티스 영화에도 많이 출연했음.), 영화 속의 그녀에게서는 약간 백치미가 보였던 것이었다.(그걸 연기라고 생각지 않고, 그게 천성인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걸 보고 그녀가 백치미를 가졌다고 파악한 걸 보면 그녀가 꽤 연기를 잘 한 것인데...) 그리고 그녀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을 nailing down한 것은 그녀가 연예계를 떠날 때 벌어진 일이 유부남과의 간통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덕남에게 정윤희는 그저그런 여자로 뇌리에 박혔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나는 정윤희에 대한 영상에 달린 한 유튜브 댓글을 보면서 정윤희를 대변하는, 그녀를 옹호하는 대댓글을 달았다. 말하자면 “정윤희를 위한 변명”이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그 댓글을 캡쳐하여 사진으로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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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욱 @user-et1dw9so9b

2개월 전(수정됨)

 

“저렇게 청순하고 이쁜 여배우가 애딸린 유부남과 불륜간통으로 유치장 가는 치욕을 겪었으니 참 안쓰럽고 불행한 여배우였다~

 

@SoonPackPark

1초 전

 

”그건 우리 입장이고 본인이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간 것에 대해 뭐랄 순 없을 듯합니다. 그 시절의 법은 지금은 폐지된 그런 악법이고, 결국 그 한 남자를 보고 결혼했으니 나름 순애보. 한가인, 연정훈처럼 후자를 국민도둑으로 불러주는 것 같은 아량으로, 그 비호감 건설사 회장을 럭키 가이로 불러주는 아량으로 넘겼으면 합니다.^^;“

 

심지어는 정윤희가 결혼한 상대를 보며 그녀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녀가 뭐가 부족해서 머리 벗겨진 비호감의 중늙은이와 결혼했느냐는 것이다. 당시 유부남이었던, 그리고 진짜 재벌(?)도 아닌 중앙건설의 조규영 회장과 결혼한 걸 두고 나온 말이다. 그녀가 돈에 팔려간 거란 악성 루머를 퍼뜨린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결혼 당시엔 이미 이혼한 돌싱과 결혼한 것이고, 진짜 재벌도 아닌 사람에게 갔으니 돈에 팔려간 것도 아니며, 그녀는 그해의 연수입이 연예계를 통틀어 10위권내에 들었을 정도로 많이 벌었으니 돈이 없어서 그와 결혼한 건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1984년 결혼 당시 정윤희는 30세였고, 조 회장은 38세였으니 후자에게 중늙은이란 표현은 좀 지나치다. 남자가 연상인 그 정도의 나이 차이는 비교적 흔한 편이다. 다시 말해서 그건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결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결혼 후에 다시 연예계로 돌아오지 않고 평범한 일상을 보낼 정도로 만족했으니 그런 사람에게 왜 돌을 던져야하겠는가? 

 

정윤희 본인으로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을 것 같으나 그녀는 도를 통한 사람처럼 입을 다물고 은거 중이다. 우리 속세의 수다쟁이들이 뭐라든 상관치 않고 있다. 오죽 답답하면 아무 상관 없는 내가 그녀를 위해 이런 두 번째의 변명을 하고 싶었을까?

 

* 제가 [특별 기고]한 정윤희와 설악산에 관한 글이 “루트파인더스” 웹진에 올라갔습니다.

 

https://www.routefinder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89&fbclid=IwY2xjawEUSaxleHRuA2FlbQIxMAABHTI_Op_e0BsGuf1T6EQAd97hWFyLqXjmvADcfyZ3Yby2Ri7Yu8V_ev76yg_aem_ltXlQ4uG4a6J7AcGpcqf5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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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차를 정비하러 왔다. 에어컨 컴프레셔를 교체하고, 엔진 오일을 교체하는 데 무려 3시간이 걸린다고 하여 스타벅스에 왔다. 오늘은 여분의 카메라를 들고 오지 않아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에 이 사진에 모니터(?)가 안 보인다.^^ 블루투스 키보드, 스마트폰 거치대, 샤오미 보조 배터리, 그리고 크로스(Cross) 금장 볼펜과 영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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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에어컨 컴프레셔 교체 등에 두세 시간 걸린다하니 이곳 스타벅스의 자리를 그만큼 차지하고 있어야 하고 또 점심 먹을 시간도 지난지라 빵이 포함된 16,000원짜리 메뉴를 선택했다. 자몽 허니 블랙티, 유자 민트 티, 그리고 생크림 카스텔라의 한 세트이다. 두 티의 맛이 대단히 좋았다. 이 세 가지, 두 음료와 빵을 홀짝대고 뜯어먹어가면서 “정윤희를 위한 변명”을 대신 써 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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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놈이 이긴다."
별 재주 없는 나는 남들 그만 둘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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