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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의 리즈 시절과 영화 한 편, 그리고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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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의 리즈 시절과 영화 한 편, 그리고 설악산

 

한국고전영화채널(YouTube)의 프로필 사진은 정윤희가 1979년에 출연한 영화 "도시의 사냥꾼"의 한 장면에서 잘라낸 것이다. 우리나라에 영화 쟝르가 생긴 이래 수많은 명배우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이 채널을 운영하는 한국영상자료원(KOFA)이 정윤희의 얼굴을 프로필 사진으로 등장시킨 이유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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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의 유튜브 채널 "한국고전영화"의 프로필 사진은 정윤희의 사진이다. 그녀의 얼굴이 한국 영화를 대표한다. 이 모습은 이경태 감독의 1979년작 “도시의 사냥꾼”에 나오는 것이다.
 

요즘은 영광의 나날들(Glory Days)이란 의미로 "리즈 시절(Leeds Days)"이란 표현을 한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박지성 선수와 함께 했던 알란 스미스(A. Smith) 선수가 잘 나가던 시절이 리즈 유나이티트 에프씨(Leeds United FC)에서 뛰던 시절이었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21세의 꽃다운 나이였던 1975년에 영화 "욕망"으로 정식 데뷔한 정윤희의 리즈 시절은 1979년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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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박지성과 함께 뛴 알란 스미스는 전성기를 살짝 지나있었다. 그의 리즈 시절은 "리즈 유나이티드 FC"에서 뛰던 시절이었다. Leeds Days는 올바른 영어 표현이 아니다 DCInside 등에서 coining된 단어이다. 올바른 표현은 glory days, salad days, prime times, best days, heyday 등이다. 알란 스미스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리즈 시절"이다.

 

정윤희의 리즈 시절 - https://www.youtube.com/shorts/8ZpoHPVq9_o?feature=share 

 

정윤희가 25세였던 그 해에만 정윤희는 무려 6편의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았을 정도로 잘 나갔다. 그 다음해인 1980년에 제19회 대종상은 물론, 그 다음해의 제20회 대종상의 여우주연상까지도 독식할 만큼  그녀는 연기력까지 겸비한 대단한 배우이기도 했다. 아쉽게도 그녀는 1984년까지 겨우 10년의 배우생활을 마치고 은막(銀幕)을 떠났다. 만인이 아쉬워한 이유는 더 이상 그녀의 미모를 실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군 이래 최고의 미인"이란 수식어가 있다. 각종 대중매체들이 정윤희를 지목하여 아낌 없이 이런 수식어를 사용했다. 정윤희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인정하는 게 그녀의 미모이지만, 그녀가 은막을 떠난 후에 태어난 세대들이 그녀의 얼굴을 본다고 해도 그걸 인정할까? 그녀가 활동을 시작한 게 거의 반세기 전인데, 그 때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과 지금의 기준이 같을 수가 없다. 요즘엔 블랙핑크의 제니나 에스파의 카리나, 혹은 헬로 비너스의 권나라나 애프터스쿨의 나나 정도가 돼야 요즘애들 성에 차는 미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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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고의 미인" 과장인가? 아니다
 

그...런...데... 요즘애들이 정윤희의 얼굴을 보면서 지금 아이돌로 나서도 잘 나가는 다른 애들 싹 다 잡아먹을 미모라는 걸 인정하고 만다. 말하자면 정윤희의 미모는 댄스가수 김완선이나 박남정처럼 시대를 앞서 갔을 뿐만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기에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설마 요즘애들까지 그런 얘길하겠어?'라고 생각하는 노땅들이 있다면 아래 링크의 영화 1981년작 "사랑하는 사람아"의 리뷰 아래 달린 댓글을 참고하기 바란다.

 

[영화 리뷰] 사랑하는 사람아 - https://www.youtube.com/watch?v=01rg6zFTSMk

 

올린 지 1년만에 85만 회나 클릭된 위 영화의 리뷰 아래 달린 댓글의 수는 700여 개인데 거의 대부분이 그녀의 미모에 관한 것이다.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의 연령대는 워낙 다양한데 애들부터 노인까지이다. 그런데 모두가 같은 얘기다. "최고로 예쁘고, 성형 없이도 예쁠 수가 있다는 걸 알게 했고, 아시아 최고의 미인이며, 지금 아이돌로 나서도 초절정 미녀라 요즘 애들 갈아마시겠다."는 거다. 

 

근데 왜 내가 갑자기 정윤희 얘길하는가 이상해 할 분들이 계시겠기에 그걸 설명하자면... 지난번 요들 "아름다운 베르네 산골"에 관한 글을 산과 등산 전문 매체인 "루트파인더스( http://www.routefinders.co.kr/ )"에 실은 데 이어 두 번째로 쓴 글이 그녀에 관한 글이라는 것이다. '산에 관한 매체인데 정윤희라니?' 뜬금 없지만 그건 정윤희와 신성일이 설악산을 배경으로 찍은 한 장의 사진이 던져준 의문을 풀어가는 지난(至難)한 과정에 나도 참여한 것을 말한다. 이미 답은 나왔지만 그 답과 관련된 보다 깨알 같은 정보들, 즉, 이제는 시간이 흘러 잊혀지고 있는 얘기들, 절대 잊혀지면 안 될 산과 관련된 역사가 어떤 형태로라도 기록으로 남길 바라기에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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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같은 한 장의 사진" 1979년에 내설악 화전민 마을(자양전, 재량골)에서 찍은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신성일 배우와 정윤희가 손을 잡고 설악을 배경으로 서 있다.
 

그 "꿈결 같은 정경"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 찍힌 곳은 내설악의 한계리 일대에 있었던 화전민 마을이다. 한계령(寒溪嶺) 바로 아래 있는 자양전(紫陽田)이다. 내 젊은 날 등산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그 바로 위의 한계령은 하고많은 고개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령(嶺)이기도 하다. 정윤희는 정식 데뷔 년도(1975년)에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설악산을 꼽았다. 그리고 4년 후 그녀는 설악산에서 열흘 간 영화 한 편을 찍었다. "가을비 우산 속에"(1979)가 그 영화이다. 노땅들은 그 제목만 들어도 안다. 그게 당시의 인기가수(가수왕) 최헌의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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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가을비 우산 속에"(1979)
 

그렇다 그 영화는 당시의 영화판에서 그랬듯이 대히트한 노래가 나오면 거기 편승해서 만들어지는 영화였던 것이다. 그러니 시시껍절한 영화이겠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놀랄 만한 숫자의 관객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16만 명에서 좀 빠지는 정도의 대히트를 한 영화였다. 이유는 단 두 가지였다. 정윤희와 설악산이 함께 하는 영화였기 때문이었다. 청소년입장불가의 영화인데도 그랬다. 

 

당시 남녀노소가 다 좋아한 배우인 정윤희가 나오는 영화는 거의 모두 히트를 했고, 이 영화도 그 대열에 끼었을 뿐이다. 당시는 6.25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60년대를 지나 우리의 살림이 좀 피던 시절이다. 그래서 강원도가 "관광강원"을 내세우며 관광도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던 때이다. 지금이야 맘만 먹으면 자가용으로 휑하니 한나절 만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설악산이지만 당시엔 그렇지 않았다. 먹고 살기 바쁜 판에 언감생심(焉敢生心) 그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완행버스로는 8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고, 값비싼 요금의 직행버스로도 다섯 시간 이상이 걸리는 먼 곳이 설악산이었다. 

 

이 영화는 전쟁으로 헐벗은 나라의 산림녹화 사업조차 끝나지 않은 시절, 설악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공해로 찌든 지금은 사라진 청정 설악의 지금보다 나무들이 덜 자라 오히려 그 산세가 훤히 드러나는 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사라진 화전민촌과 그 시절의 아름다운 내설악을 속속들이 보여주며, 내설악 서북주릉을 바라보는 안산 기슭에 세워진 서구식 산장, 동부산장의 리즈 시절도 보여준다. 이 산장은 이제 폐허가 되어 옛 모습을 찾을 길이 없다.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도 이젠 폐쇄되고, 출입금지 지역이 되어 고향의 봄을 연상케하는, 영화 장면들로 박제된 풍경을 더이상 볼 수 없다. 심지어 설악을 배경으로 한 화전민촌의 너른 들마저 산림녹화의 일환으로 식재된 나무들에 가려 "꿈결 같은 한 장의 사진"이 찍힌 자릴 찾을 수가 없다. 

 

그런 많은 사연들을 담아 ["정윤희와 설악산...“에서 좀 더 나아간 얘기들]이란 무려 원고지 70매에 달하는 장문의 글을 썼다. 아직 이 글이 루트파인더스에 게재되지 않았기에 링크를 소개할 수 없으나 그 글이 올라가는 대로 여기에 링크를 추가토록 하겠다. 

 

산은 내 마음 속 두 번째의 고향이다. 요즘 난 고향 부근에서 아직도 거길 떠났던 이방인으로서 거길 기웃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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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칼럼이 이제 게재되었네요. 그 링크입니다.

 

루트파인더스에 실린 칼럼: https://www.routefinder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89&fbclid=IwY2xjawEUSaxleHRuA2FlbQIxMAABHTI_Op_e0BsGuf1T6EQAd97hWFyLqXjmvADcfyZ3Yby2Ri7Yu8V_ev76yg_aem_ltXlQ4uG4a6J7AcGpcqf5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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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놈이 이긴다."
별 재주 없는 나는 남들 그만 둘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
아니면 남들과의 경쟁을 피해 남들이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했다.
그게 내가 살아온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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