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트렉스타 막시무스 GTX - 인간공학의 산물
지난 여름에 트렉스타(Treksta) 사에서 나온 막시무스(Maximus) GTX란 고어텍스 등산화를 구입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같은 회사의 레인저(Ranger) GTX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다가 레드페이스나 블랙야크의 등산화가 있는데도) 하나 더 구입한 것이다. 이것도 장비이다 보니 장비데몬의 입장에서는 뭔가 기존에 사용하던 것과 달라보이면 궁금해서 사보는 것이다.
뭐가 달라보였을까? 달라 보이는 게 있었고, 그래서 신어보니 다르긴 달랐다. 그 얘긴 밑에서 천천히 풀어보기로 한다.
- 여기 문안 중에 좀 이상한 게 있죠?^^; 하지만 이 얘길하려는 게 아니므로 이 관련 얘기는 맨 끝에 덧붙이겠습니다.
트렉스타 사는 1988년에 (주)동호실업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이것이 트렉스타의 전신이다.("트렉+스타"는 "TREKking의 STAr"란 의미이다.) 대한민국의 등산용 아웃도어 신발과 의류 생산회사이며, 우리나라에서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하던 시점인 2016년 현재 세계 아웃도어 신발 판매 순위에서 12위를 했었다. 이는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든 것이며 아시아 브랜드 중에서도 1위에 해당한다. 한 마디로 대단한 사계의 전문회사이다.
헨케(Henke), 라이클(Raichle), 잠발란, 로바, 로체스(Roces) 등의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시장을 잡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가 순위권에 들어간 것은 이들이 세계 최초로 경등산화를 개발하여 등산화 업계의 판도를 바꾼 것처럼 개발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송림화점의 등산화들과 1970년대 당시 꿈의 등산화였던 헨케를 한 번 사용했던 나는 장기등반이 아니면 당시의 중등산화보다 경등산화에 속하는 암벽등산화인 (송림화점의) 크레타 슈즈를 신고 하이킹을 하는 경우가 많았었다. 그런데 이제 보면 그게 트렉스타가 만든 경등산화와 큰 차이가 없는 듯했고, 그래서 경등산화가 등장했을 때 그에 친숙했다.
이 제품은 소위 해외의 명품에 비해서는 반값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실제 구입 시에는 이 가격(25만 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내가 구입한 가격은 165,000원이다. 아래가 이 제품에 대한 간략한 정보이다.
위와 같은 설명을 보면 이 모델은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인다. 대개 등산화라면 다들 이 정도의 기능 홍보는 하고 있지 않은가? 고어텍스를 사용하는 중등산화라는 게 나름 괜찮은 느낌을 주고 있고, 자체 개발의 하이퍼그립 아웃솔은 오히려 약점일 수도 있는데 그걸 강조한다.
색상도 흔히 볼 수 있는 네이비, 회색, 갈색의 세 가지이다. 도무지 어디가 특별한지 제품 설명이나 모양을 보면 알 수가 없다. 트렉스타의 제품들은 고급 신발 생산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의 제품인 만큼 그 마무리가 깔끔하고, 나무랄 데가 없다.
이 제품의 특별함은 등산화 실물을 봐야 나타난다. 나처럼 발 모양이 남달리 넙적하여 발의 바깥쪽 외곽선을 따라 통증이 느껴지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어떤 것이 있다. 신발을 신었을 때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의 중앙에서 뒤꿈치에 이르는 가상의 선을 중심으로 발이 좌우로 접혀 아치를 이루는 듯한 기분 안 좋은 느낌을 가진 사람 말이다.(발볼 바깥선과 발바닥에 지속적인 통증이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내가 신는 운동화보다도 항상 5mm 정도가 더 큰 등산화를 구입했었는데, 그것으로도 두 발 중 더 못 생긴 왼발이 편치 않아서 애로를 겪어야 했다. 그래서 예전부터 아래 사진과 같은 알루미늄제의 (인라인) 부츠 익스텐더(extender 혹은 스트레쳐/stretcher)를 이용하여 미리 부츠 외피를 좌우로 늘려놨다가 신는 편법을 사용했던 것이다.
- 두께를 조금 더 주기 위해 종이를 두른 후 테이프로 고정했다.
최근에는 이보다 좀 더 합리적으로 만든 아래와 같은 중국제 플라스틱의 부츠 스트레쳐를 사용하고 있다. 부분적인 압박점을 조금 더 늘려줄 수 있는 제품이다.
- 이건 상기 알루미늄제가 가진 기능에 신발을 앞뒤로 늘릴 수 있는 기능도 가지고 있고, 발볼의 외곽선에 세 개의 구멍이 있어서 거기 작은 확장용 도구(검정색)를 끼워서 부분적으로 미세하게 더 확장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막시무스 GTX는 발볼(last)이 다른 등산화에 비해 넓었다. 270mm 신발에서 대략 104-105mm 정도로 측정되었다.(다른 등산화들은 95-100mm 정도임.)
- 막시무스 GTX는 신발 앞쪽의 Treksta라 쓰인 덧댄 토캡(toe cap) 프로텍터 바로 뒤쪽의 가장 볼이 넓은 곳이 다른 제품들보다 좀 더 넓은 신발이다.
- 발등 왼편에서 신발의 모양이 좀 달라보이지 않는가?
막시무스 GTX가 같은 길이의 신발보다 발볼이 더 넓다보니 나 같이 발볼이 넓어서 고생하는 사람들은 굳이 더 큰 신발을 신지 않아도 된다. 내가 실측(263mm)과는 관계 없이 가장 편하면서도 움직이기 적합한 것이 운동화 270mm인데, 이 제품의 경우는 다른 것처럼 더 큰 신발을 신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문제가 되는 왼발은 딱 맞는데, 기존에 문제가 없던 오른발의 경우는 볼이 약간 크게 느껴지지만 그건 별 문제가 안 된다.)
- 이 신발은 사진에서 보듯이 딱딱한 중등산화이기 때문에 신발 앞부분과 뒤꿈치 부분이 경등산화에 비해 더 말려 올라가 있다. 걷기 편하게 미리 pre contoured 처리를 한 것이다.
- 들창코 막시무스 GTX
- 끈매기를 싫어해서 보아(Boa) 부츠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건 일단 발이 편하니 끈매는 것으로도 용서가 된다.^^;
비로소 275mm를 버리고 운동화 사이즈(270mm)의 등산화를 신으니 뭔가 제대로 된 느낌.
- 이미 확증된 기능을 보여주고 있는 비브람 제품 등에 비해 이 하이퍼그립(HyperGrip) 밑창의 성능이 어떤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립이 부족하다던가하는 불편함은 겪지 않았다.
왜 이 신발이 위에서 지적한 것 같은 특별한 모양인가를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아래 네스트핏 테크날러지(Nestfit Technology)라는 단어와 관련된 기술에 의거해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정사이즈로 주문을 권장한다는 얘기. 바로 이거다. 한국인 2만 명의 족형을 분석해서 입체적인 라스트(신발 골/족형)를 만들고, 거기 가죽을 덧씌워 제작한 등산화인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 신는 신발과 같은 정 사이즈로 주문하라는 것이었다. 사실 이 내용을 나중에 웹에서 찾기 전에 난 신발의 형상을 보고 흥미를 가졌고, 골(last)의 모양까지는 몰랐지만 270mm 신발의 볼 사이즈가 104-105mm에 달하는 걸 보고 이건 선택했던 것이다. 이런 기술을 적용한 것이 인간공학(human engineering/HE or Human Factor Engineering/HFE) 아니겠는가?
- 원래의 깔창이 깔려있는 사진.(현재는 시다스/Sidas 사의 깔창으로 교체했다. 원래 스키화용으로 제작했던 것이다. 스키화용은 아치 부분이 V-cut 처리된 등산화용보다는 좀 딱딱한 것이나 그런 대로 쓸 만했기에 그것으로 교체했다.)
막시무스 GTX의 가죽 소재는 누벅이다. 누벅(Nubuck)이란 New+Buck(skin)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누벅은 피부층이 있는 가죽의 바깥쪽을 샌딩하거나, 문질러줘서 짧은 단백질 섬유를 약간 눕혀 벨벳 같은 표면을 생성하는 톱 그레인(top grain) 소가죽으로서 촉감이 부드럽고 긁혔을 때 쉽게 티가 나며, 물에 닿으면 일시적으로 색이 어두워지지만, 마르면 원래의 색으로 돌아온다.
흔히 '누벅과 스웨이드(세무)는 같은 말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비슷한 것이다. 누벅 소재는 실제로 스웨이드 세무와 동일한 것으로 오해되기도 하지만,엄밀하게 보면 그 둘은 차이점이 있다.
누벅이 쉘(shell) 소재로 사용된 중등산화는 아웃도어 환경에서도 발을 잘 보호해주며 발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고, 편안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누벅 가죽으로 만든 등산화는 사용 후에 이렇게 관리하면 좋다. 부드러운 천이나 브러쉬 등으로 오물을 제거해 준다. 낙엽 부스러기나 진흙, 그리고 모래 등을 제거해 주어야 가죽이 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문지 등으로 등산화 속을 채워 습기로 인해 무너진 신발의 골 형태를 잡은 후 끈으로 조여 둔다. 아니면 외부 형태의 변화가 올 수 있다.(비틀어짐 등) 등산화의 건조는 신문지를 제거한 후에 부츠 워머 등을 사용하여 바람으로 건조함과 동시에 원적외선으로 소독을 해주는 게 냄새를 막는 방법이다. 건조 후에는 등산화를 그늘에 보관해야 하며, 그 때 가죽 전용 발수제를 뿌려주면 좋으나 꼭 그렇게 하지는 않아도 된다.
그 외에도 막시무스 GTX가 사용하는 소재들에는 EVA(Ethylene Vinyl Acetate), 부틸(Butyl) 고무, 고어텍스(Gore Tex) 등이 있다. EVA는 이는 에틸렌(Ethylene)과 비닐 아세테이트(Vinyl Acetate)의 공중합체 수지이다. 일반 PVC와는 달리 가볍고, 부드러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록스 같은 샌들이나 실내화, 슬리퍼에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가공이 쉽고 열을 가하면 쉽게 변형할 수 있다. 부틸 고무는 아웃솔(out sole)에 사용하는데 천연고무의 내구성과 마모성을 보완한 합성고무로 고가의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이다. 이는 미끌림을 방지하는 데 최적의 소재로 알려져 있다.(대개의 등산화 창들이 다 이 소재를 사용한다.) 잘 알려진 고어텍스는 쉘에 합체된 섬유에 접착된 얇은 다공성의 불소수지 멤브레인 코팅(membrne coating)을 통해 플라스틱 막으로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olytetrafluoroethylene, PTFE)을 변형해 강력한 다공성 물질을 구성하여 습기는 배출하고, 물기의 침투를 막는 소재이다.
등산 중에 돌부리를 강하게 차는 수가 있는데 역시 중등산화는 이럴 때 안전함이 느껴진다. 경등산화만 해도 세게 채일 때는 발가락이 얼얼해지는 경우가 있지만 중등산화는 그런 일이 없어 안심감을 느낄 수 있다. 항상 신발은 발이 편해야 하는데 막시무스 GTX가 발볼 넓은 한국인들을 위한 부츠라 생각된다.
* 그리고 상기한 신발 스트레쳐는 평소에 그걸 발이 아픈 등산화에 넣어 적당히 확장을 시켜 신발 채로 보관해 두고 있다가 등산하면 되지만 등산화 자체를 튜닝하고 싶다면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즉, 등산화를 스트레쳐로 적당히 스트레칭시킨 상태에서 공업용 힛건(heat gun/열풍기)을 이용해서 영구적인 변형을 시키는 것이다. 이 때 스트레쳐는 가급적 최소한의 스트레칭을 한 상태에서 아주 미약한 열을 오래 쬐는 방식으로 해야 신발의 접착력이 약해지거나 신발의 소재들이 눌거나, 타거나하지 않는다. --> 이건 정말 조금씩 늘려야하고, 힛건을 가급적 멀리서 쬐어야만 한다. 주의하실 것.
사족: 맨 위에 있는 Treksta의 캐치 프레이즈 중 두 번째 문장은 이상한 거 같은데...^^;
"We contribute to promote human health and life extension."이거 contribute to 다음엔 명사나 ~ing가 나와야 한다고 중학교 때 배운 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이건 "We contribute to the promotion of human health and life extension."로 써야 할 거 같은데... 이제 트렉스타가 작은 회사도 아니고... 아니면 "to promoting human..."로 써야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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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스타 제품들, 상당히 괜찮습니다. 그 제품(중 끈 매는 것)을 전에 쓰면서도 다른 등산화들을 샀던 것은 보아(Boa) 다이얼이 있는 것들이어서죠. 근데 이 제품은 일단 발에 맞는 것이고, 보아 제품은 없어서 할 수 없이 끈 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산 것입니다. 근데 역시 보아 제품이 편하더라고요. 끈 매는 건 귀찮은 일입니다.^^;
챗GPT 좋죠.^^ 챗GPT는 promoting쪽을 선호하네요.^^
그리고 "life extension"은 이제 "Long time no see"처럼 관용화된 말이라 맞는 말이고, 그냥 써도 괜찮은데, 챗GPT는 그걸 클리어하게 풀어쓰네요. 그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익숙한 브랜드지만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까진 미치지 못했었는데...리뷰를 보니 다시 관심이 생깁니다.
쇼핑몰에서 검색해 보니 트레킹화도 있네요~~
그리고 ChatGPT에게 문법적 오류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
contribute to ~ ing
look forward to ~ ing...
기억나네요. ㅎㅎㅎ
질문:
Can you correct the grammatical errors in this sentence "We contribute to promote human health and life extension"?
답변:
Certainly! Here's one way to correct the grammatical errors in the sentence:
"We contribute to promoting human health and extending human life."
In this revised sentence, I changed "promote" to "promoting" to make it a present participle verb that functions as the object of the preposition "to." I also changed "life extension" to "extending human life" to make it a more clear and concise phra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