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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과 동두천에 걸친 왕방산, 포천의 진산(鎭山)

 

2022/08/3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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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방산(王方山, 737m)은 대개 동두천의 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이 산은 포천과 동두천에 걸쳐있다. 오르기에 어렵지 않은 산(중급 정도?)으로서 대개 봄과 가을 등산이 추천되는 산이다. 봄꽃과 가을 단풍이 좋기 때문이란다.(근데 그렇지 않은 우리 산이 있던가?) 왕방산은 포천의 진산(鎭山)으로 진산은 도읍지나 각 고을에서 그곳을 진호(鎭護)하는 주산(主山)으로 정하여 제사하던 산을 의미한다. 포천 주변에서는 가장 중요한 산이다. 

 

전 왕방산 정상석.jpg

신라 헌강왕 시절(872년) 이 산에 머무는 도선국사를 왕이 찾아와(한자로 "王訪") 격려했다고 한다. 그래서 절 이름을 왕방사(王訪寺)로, 산 이름을 왕방산(王訪山)으로 붙였다는 것이다. 또다른 설은 왕위에서 물러난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왕자의 난에 대해 듣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왕방사에 며칠 동안 머물렀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왕방사는 17세기에 중창하며 왕산사(王山寺)로 개칭했고, 1947년에 복원할 때 이름을 보덕사(普德寺)로 다시 바꿔 현재에 이른다. 

 

어쨌건 이 산은 왕이 방문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현재의 이름은 전과 같되 한자 표기가 달라졌다. 전엔 왕방산 정상에 "왕이 방문한 산"의 의미로 "王訪山"으로 표기된 정상석이 있었다. 그런데 포천시지명위원회가 2009년 8월 19일에 이걸 "王方山"으로 확정 발표하였다. "王方山, 王訪山, 旺方山"의 세 가지로 표기되던 혼란을 바로 잡기 위함이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그리고 김정호의 대동지지, 포천읍지인 견성지 등에 기록된 것이 "王方山"이었기 때문이란다. 물론 지금 왕방산 정상석엔 "王方山"으로 적혀있고, 그 이유도 비의 측면에 기록해 놨다.(왼편의 사진은 예전의 정상석이다.) 

 

왕방산에서 가까운 동두천의 소요산 기슭에 태조의 행궁이 있었고, 태종과 세조도 양주를 찾아 사냥을 즐겼다고 한다. 동두천 칠봉산의 각 봉우리들은 세조가 사냥하며 이 산을 오른 걸 기념하여 다양한 이름이 붙여져있기도 하다. 세조가 왕방산에 오른 것도 영조 때 편찬한 여지도서(輿地圖書)에 기록되어 있다. 하기사 조선의 양주목은 현재의 양주, 남양주, 의정부, 동두천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이었으며, 한양 도성과 맞붙어 있는 곳이라 군사훈련과 사냥을 겸한 강무(講武)를 이 지역에서 행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설이 있는 다른 얘기다. "旺方山"이란 다른 표기는 ( 옆에  ()자를 붙인 "자를 사용했는데이건 일제의 만행이라 광복 후에 다시 "자로 돌려놓은 것이라 한다서울의 인왕산(仁旺山->仁王山) 같은 경우아고 하는데... 이런 얘기가 산림청지에도 실린  있다고 하나 웹상의 다른 정보에서는 근거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건 현재는 "왕이 방문"하여 생겨났다는 이름의 한자 표기는 달라졌다 의미로 보아서는 당연히 "王訪"이어야하는데... 그래야 의미가 쉽게 통하지 않겠는가?

 

왕방산은 서울에서 의정부, 포천을 지나 철원, 김화로 이어지는 43번 도로가의 산으로서 천보산맥의 한 봉우리이다. 이 주위엔 천보산과 칠봉산이 있으며, 천보산맥은 천보산 기슭의 회암사가 바라보이는 회암령을 거쳐 해룡산(661m), 왕방산(737m), 국사봉(754m), 소요산(587m), 종현산(589m)까지 이어진다. 동두천시는 산악자전거에 관대한 지자체로 유명한데, 주위의 산들을 등산로를 겸한 MTB코스로 활용하며 국제MTB대회나 50km 국제트레일대회의 코스로도 활용하고 있다. 

 

또한 등산객들의 도전심을 함양시키기 위해 소위 "동두천 6산 종주" 코스를 마련해 놓았다. 여기 포함된 산들은 칠봉산(518m), 해룡산(660.7m), 왕방산(737.2m), 국사봉(754.0m), 소요산(587m), 마차산(588m)이다. 이것은 소위 수도권의 트렌디한 "불수사도북 종주"에 영향받은 바 크다.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등 서울 강북의 5대 산을 연계 산행하는 것이 이 종주이며, 거리는 45km, 소요시간이 무려 20시간을 웃돈다. 동두천 6산 종주도 45~50km에 달하는 길이이고, 시간은 불수사도북보다 좀 더 걸린다. 한계에 도전하는 종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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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등산한 날은 하필 비가 많이 와서 시야가 매우 나빴다. 왕방산은 중간에 전망대도 있고, 조망이 트이는 곳이 많으며, 정상 부근에서의 조망도 기대할 만하지만 비로 인해 그걸 즐길 수 없었던 것이 유감이다. 난 포천과 동두천의 경계인 오지재고개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중간에 대진대학교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났는데, 조카 (박)동근이가 그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기에 많이 반가웠다. 

 

한참을 걸어 왕방산 정상에 이르고, 거기서 점심을 먹은 후에 국사봉까지 갔다. 등산 도중 만난 분들이 왕방산에서 내려오며 국사봉까지 간다는 내 말에 "아니 이 비에 어떻게 국사봉까지?"하며 의아해 했다. 그것도 마르티스 강아지 줄리와 함께 가는 걸 보면서...(줄리는 등산로 입구에서 조금만 걷고 비가 심하게 오는 바람에 돌탑 부근에서 배낭 안에 들어갔다.) 난 우비를 입어야했는데 배낭은 줄리 때문에 레인커버를 씌울 수 없어서 우비로 덮었다. 우비가 판쵸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앞섶은 하단만 지퍼를 채우고, 상부는 제대로 여밀 수가 없었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날씨가 좋았다면 거기서 가까운 팔각정인 왕방정에 가서 경치도 보고, 점심도 먹었을 듯하다. 

 

국사봉으로 가는데 비가 좀 그치는 듯하다가도 또 내리곤 했다. 왕방산 정상에서 국사봉까지는 능선길을 따라 가면 되지만 비도 왔고, 중간에 등산로를 분간할 수 없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러다가 수위봉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길을 못 찾아 임도로 내려왔다. 국사봉 정상에 이르기 전에 비가 완전히 그치고 해가 났다. 참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정상에 이르기 전에 비가 그쳤더라면 좋았을 것이나 그건 사람이 원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니...^^ 그리고 "역시나" 기상대의 예보는 이 날도 맞지 않았다. 믿지 말고 참고만 할 뿐이나 그래도 좀 아쉽긴 하다. 그리고 임도를 좀 걷다가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발견하고 능선으로 올라가 국사봉까지 갔다. 국사봉 정상은 미군부대가 들어서 있어서 옆길로 우회해야 한다. 거기서 수위봉고개(새목고개, 수위재)로 내려와 긴 임도(MTB 코스)를 통해 다시 오지재고개로 돌아왔다. 

 

왕방산 등산 코스는 몇 개가 있다. 

 

오지재고개 코스: 오지재고개 → 돌탑봉우리 → 헬기장 → 왕방산 정상(1시간 30분)

수위봉고개(새목고개) 소요산 방향 코스: 수위봉고개 → 수위봉 → 고사목지대 → 칼바위갈림길 → 의상대 3시간)

수위봉고개 국사봉 방향 코스: 수위봉고개 → 콘크리트도로 → 국사봉(헬기장) → 왕방산 정상(3시간)

 

정상에 오르면 서북쪽으로 동두천시와 소요산(587m)이 보이고 동쪽 아래로는 포천동과 선단동을 비롯하여 그 뒤로 국망봉(國望峰, 1,168m)과 운악산((雲岳山). 935m)이 병풍을 친듯이 보인다. 하산은 서북쪽 국사봉(754m)으로 이어진 능선길을 따라 심곡저수지로 내려간다. 산행 시간은 4시간 20분 정도.

 

대중교통

 

50번 : 동두천터미널,롯데마트 → 대진대학교 (1시간 간격)

60-3번 : 동두천터미널,롯데마트 → 오지재고개/경기도립노인전문병원 (1시간 간격)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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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재이다. 왼편 고개를 넘어가면 포천시의 소흘읍이 나온다. 이쪽은 동두천에 속한다. 왼편의 구름다리는 왼편의 왕방산과 오른편의 해룡산을 이어주는 자전거 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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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방산 입구에서 길을 건너면 해룡산 입구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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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m 직진후에 우회전을 하지 않고, 왼편으로 가면 임도가 나온다. 그 임도는 동두천 방향의 수위재 쪽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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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보아도 좋은 이런 편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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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탄강하면 철원인데, 그게 포천까지 내려오니 포천시에서 이런 대회를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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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온 왕방산 입구에서 20m 전진 후 우회전을 하여 올라오면 해룡산에서 구름다리를 지나 달려오는 자전거를 만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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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방산의 진짜 입구는 이렇게 우회전해서 조금 더 올라가면 왼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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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인 산에는 애완동물을 동반할 수 없기에 다른 산에 갈 때만 우리 줄리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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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조타 아조아를 밑에 한자로 표기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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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은 휴대폰의 트랭글(Tranggle) 앱을 깔아 처음으로 시험해 보았다. 나름의 장점은 있었는데 그간에 사용해 온 가민 스포츠 워치에 길들어있어서 이 앱을 계속 사용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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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방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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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의 소나무. 등산인들이 명품송으로 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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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는 바람에 비옷 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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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낭에 들어가 있던 줄리도 비가 약간 뜸해져서 배낭을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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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아래서 점심을 먹었다. 서브웨이에서 사 온 치즈 스테이크 샌드위치이다. 몬스터는 서브웨이 옆 편의점에서 사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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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꽃은 많지 않았는데 이 "자주조희풀" 꽃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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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앞서 가던 줄리가 내가 오는지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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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봉 정상에서 보는 경치. 멀리 보이는 건 철원 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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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봉 정상의 헬리콥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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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봉 우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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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봉 정상에서 수위봉고개로 가는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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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봉에 주둔한 부대는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의 분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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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위봉으로 향하는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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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로 향하는 길목이라 그런가 이파리가 황색으로 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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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위재의 안내도. 동두천에 가깝다 보니 소요산 등이 안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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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의 입구이다. 8.2km를 가면 오지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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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다가 중간의 쉼터에서 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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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카질 한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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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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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방산 정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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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재 가까운 곳에 있는 지형지물. "바위로써" -> "바위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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