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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하남시의 진산(鎭山) 검단산 등산

 

 

 

[2021/07/30, 금] 하남시의 애니메이션고등학교 옆 등산로를 통해 검단산(黔丹山, 657m)에 올랐다. 이 산은 이제 네 번째로 찾은 것이다.

 

조선말과 대한제국 시기에 일본과 미국을 유학한 서유견문(西遊見聞)의 저자 유길준의 묘가 있는 등산로로 정상에 오르고, 하산은 산곡초등학교 쪽으로 했다. 9.33km를 3시간 52분간 걷고, 쉬고를 반복했다. 날은 맑았고, 햇살은 쨍했다. 33.2도에서 시작해서 정상에 도달했을 때는 36도.(요즘 등산을 할 때마다 이 온도를 계속 보게 된다.^^ 등산에 적합한 온도가 아니다.) 그리고 목적지인 산곡초등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온도가 37도로 올라갔다.-_- 

 

현재의 광주시가 광주군이 되기 전, 광주목(廣州牧)이었던 시절에도 검단산은 그 지역을 진호(鎭護, 지켜줌)하는 gurdian mountain, 즉 진산(鎭山)이오, 산악신앙의 대상인 숭산(崇山)인 도읍지의 주산(主山)이었다. 그런데 이런 전통은 조선시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朱蒙), 동명성왕의 셋 째 아들인 온조가 백제를 건국하면서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 즉 한성(漢城)을 도읍지로 삼았다. 이 한강변의 도성은 현재의 강동구 성내동에 자리했다. 이 때 이미 검단산은 하남위례성의 진산으로 여겨져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신성한 산이 되었다. 

 

검단(黔丹)은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마을인데, 이는 신(神)이나 왕(王)을 뜻하는 고대어 검(黔)과 마을(谷)을 뜻하는 고대어 단(丹)의 합성어이다. 그것으로 이 산이 가진 상징성이 증명되나 검단산이란 이름은 단순히 고창 선운사를 창건한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은거했었기에 그리 불렀다는 설도 있다.

 

600여 미터 높이의 산이니 그리 높지 않지만 그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고 산세도 특별하여 지금은 광주시와 하남시로 나뉜 옛 광주목의 진산이 된 듯하다. 이 산은 남한산성이 있는 남한산과 이성산성이 있는 이성산, 그리고 용마산과 일자산 등에도 연결되어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 산의 정상에 오르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어우러지는 두물머리 양수리, 다산 정약용의 고향 마재(현 능내리), 그리고 팔당호와 팔당댐을 내려다 볼 수도 있고, 반대편으로는 하남시와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송파, 천호동, 그리고 성내동 등을 볼 수 있다. 날이 맑으면 남산과 북한산도 보인다.

 

같은 산을 네 번째로 오르다 보니 전처럼 유길준 묘나 현충탑의 두 등산로 입구에서 시작해서 원점으로 회귀하는 걸 피하고 싶었다. 전엔 차를 가져왔기에 출발점으로 돌아온 것인데, 이번에도 같은 경우이나 다른 코스로 하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택한 것이 배알미(동) 코스와 산곡초등학교 코스의  둘 중에서 후자이다. 전자는 그곳에서 출발점으로 돌아올 대중교통편이 마땅치 않은 문제가 있다.(배알미동은 팔당댐 바로 옆에 있는 마을이다.) 그에 비해 산곡초등학교 등산로 입구로 내려오면 거기서는 마을버스 2번을 타고 검단산 등산로 입구로 직행하게 된다. 

 

역시 익숙한 길을 가는 즐거움도 있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안 가 본 길을 가는 재미가 더 쏠쏠했다. 정상에서 멀지 않은 능선길에 곰터약수터가 있는 것도 이채로웠다. 그리고 무명인이 통일을 기원하며 돌을 쌓아 만든 통일탑과 장수탑을 거쳐 산곡초등학교 등산로 입구로 내려왔다. 이 새로운 등산로는 매우 잘 정비되어 있었고, 서울 근교의 이름난 산행지인 만큼 쉼터도 많았다.(정말 이 등산로 만큼 벤치를 갖춘 수많은 쉼터는 어디서도 본 일이 없었다.) 

 

산곡(山谷)은 전에 산골로 불리던 마을이다. 지금이야 큰 동네가 되었지만 오래전엔 진짜 산골로 불러 마땅한 큰 산 기슭의 작은 동네였다. 한 때 그곳은 미군기지가 있는 기지촌이기도 했다. 캠프 콜번(Camp Colbern)이란 약 8만 평에 달하는 미사일기지였다. 소문엔 거기 핵이 배치되어 있다고도 했다. 2005년에 이 기지가 폐쇄되고 이듬해에 반환되었다. 대학캠퍼스(중앙대)가 그리로 이전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후 이제까지도 이 땅의 활용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는 듯하다.

 

하산 후 국도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다른 차들에 비해 마을버스의 배차 간격이 매우 떠서 한참을 기다렸고 30분 이상 걸려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검단산을 다섯 번째로 오르게 될 때는 배알미동을 출발점으로 하든 도착점으로 하든 거길 택하게 될 듯하다.

 

2019년 3월에 BTS의 정국과 진이 검단산 정상에 올라 인증사진을 찍은 후 많은 젊은이들이 이 산을 찾고 있다니 좋은 소식이다. 요즘 등산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배우 이시영도 그녀의 채널 "이시영의 땀티"에서 최근 검단산 등산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번 연천 고대산 등산시에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버팔로의 쿠스코 28(리터) 백팩에 대한 만족도가 워낙 높아서 이에 대한 리뷰를 하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가성비 높은 제품이 있다는 게 하루나 한나절 등산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축복이라 여겨질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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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단산 정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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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단산 주차장(노상주차장, 하루 2천 원) 왼편은 유길준묘로, 오른편은 현충탑로. 여기서는 두 개의 등산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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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 보이는 봉우리 중 맨 오른편의 높은 봉우리가 검단산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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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길준묘 등산로 옆의 등산로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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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위치에서 왼편이 유길준묠. 오른편이 현충탑로이다. 그 외에는 왼편 팔당댐 바로 아래 부위의 배알미동 중 아랫매알미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오른편 산곡초등학교 등산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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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남 애니메이션고교 옆이 검단산 등산로 입구(주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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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하산한 코스인 산곡초교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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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서쪽 전망대, 서울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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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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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고속도로와 톨게이트, 그리고 하남시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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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남시 신장, 덕풍동, 미사강변도시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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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쪽 전망대. 팔당댐, 두물머리, 양평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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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당대교, 팔당호, 봉안대교, 마재(다산 정약용의 생가가 있는 곳), 그리고 두물머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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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 멀리 봉우리의 하얀 건물은 예봉산 강우레이더이다. 오른편 끝의 두 봉우리는 왼편이 예빈산 정상인 직녀봉, 그 오른편이 견우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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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검단산에 오른 BTS의 정국과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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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등산 유튜버로 활약하는 배우 이시영의 유튜브 채널 -> https://www.youtube.com/channel/UC7pdzc8gyWIqE15RP0ile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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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고 옆 검단산 등산로의 유길준묘로에서 올라 산곡초교로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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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산곡동에 있었던 미군기지 캠프 콜번. 2005년에 폐쇄되고, 8만 평 부지는 2006년에 반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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