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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가평에 갈 일이 생겼다. 가평 군청에 가서 뭘 처리해야했기에 집사람과 함께 갔다. 줄리(마르티스)를 집에 혼자 둘 수 없어서 요즘 계속 그렇게 했던 것처럼 백팩에 넣어 지고 나갔다.^^ 10년 6개월을 산 녀석이라 이제 노견에 속한다. 하지만 아직은 쌩쌩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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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녀석의 경차를 타고 갔다. 아들은 주로 산타페(SUV)를 탔는데 서울 시내에서 돌아다닐 땐 경차(기아 모닝)가 편하다며 그것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근데 차에 블랙박스가 달려있지 않았다. 왠지 그걸 떼어 글로브 박스 안에 뒀기에 전화로 물어보니 잘 작동하는 것이란다. 그래서 그걸 다시 부착했더니 아무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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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에 있는 것은 내가 잠시 부착한 오즈모 액션 캠. 차창에 쉽게 고정할 수 있는 고프로 호환 액세서리를 사용한다. 위 오른쪽은 다시 장착한 블랙박스. 

 

가평으로 가는 길에 중간 지점 정도인 남양주의 화도에서 처형을 픽업했다. 거기서 가평까지 가는데 그곳은 여러 번 가봤음에도 불구하고 갈 때마다 '꽤 멀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가평은 몇 차례 자전거를 타기 위해 가고, 두 번은 남이섬 부근의 바지에서 물놀이를 하기 위해 가고,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서 가고, 또 화악산 등산을 위해 가는 등 10여 차례는 갔던 곳인데도... 집에서 대략 90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왕복 180km 정도인데도 그게 왜 그리 멀게 생각되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강원도 등 더 먼 곳을 갈 때는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이게 자주 가는 양평이나 남양주, 혹은 퇴촌 등의 근교와는 달리 어정쩡하게 멀어서 그런 느낌이 드는 듯하다. 

 

초여름 같은 날씨이고, 꽤 맑은 날이어서 가는 길은 즐거웠다. 웬 아카시아 꽃들이 그리도 많은지... 올핸 유독 아카시아 꽃이 많이 보이는 걸 보면 전엔 이 시기에 별로 돌아다니지 않았던 듯하다. 역시 가평으로 가는 길은 푸르름 일색이다. 가평 군청과 그 부근 가람엔지니어링이란 회사에 들러 일 처리를 하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에 점심시간이 되어 시골밥상이란 식당에 들렀는데 닭갈비와 막국수를 하는 집이었지만 집사람이 요즘 몸이 편치 않다 보니 닭갈비나 고기 같은 건 당기지 않는다고 하여 다양한 봄 채소와 청국장, 그리고 생선구이(조기)의 시골밥상을 선택했다. 조기만 빼고는 밥을 청국장, 고추장과 함께 봄 채소들과 비빔밥을 해서 먹는 것이었다.(난 이런 건 질색인데, 원래 그 괜찮다는 전주 비빔밥도 별로다.^^;) 집사람은 그 메뉴가 아주 좋았다는데 우리 두 사람이 이렇게 취향이 다른데도 꽤 오래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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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덕소에 들렀다. 집사람이 그곳의 피노키오정형외과의원에 들러 수면제로 멜라토닌 처방을 받고, 고장난 무릎을 위한 물리치료를 받았다. 집사람이 오랜 입원생활(3개월)에 지쳐서 잠도 잘 못 자고 하여 며칠 전 퇴원을 하면서 수면제 처방을 받아 약을 구매한 일이 있다. 근데 그 수면제는 중독 성향이 있다고 하여 다시 안전한 멜라토닌 처방을 받은 것이다. 이젠 송파(문정동)의 한 한의원과 재활 피트니스센터에 다니기로 했는데 덕소 피노키오에는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여 진전상황을 체크하고, 약을 처방받아야한단다. 

 

오랜만에 음악을 들으려고 CD를 챙기다보니 모짜르트 Greatest Hits는 1991년에 염진섭 선생(전 야후코리아 사장)이 선물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내가 클래시컬 위주의 음악 감상을 하다보니 91.01.06에 염 선생을 만났을 때 항상 사려깊은 그가 이 CD를 준비했다가 건네준 것 같다. 참 고마운 일이다. 염 선생과는 지금도 불치병 아동들의 치료를 돕기 위한 지혜재단(이사장 염진섭)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그 인연은 1987년 말에 시작된, 이젠 꽤 긴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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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진섭 선생의 사인 

 

클래시컬의 팝(pop)인 모짜르트의 음악과 잘 어울리는 앰프는 진공관 앰프이다. 사진의 영국제 오디오노트 앰프는 원래 1995년에 키트로 나온 부속들을 미국에서 수입하여 한 회사에서 조립하고, 그걸 이베이를 통해 판매한 것이다. 저 CD는 91년에 구입한 것인데 그 비슷한 시기에 나온 300B 앰프인 것이다. 진공관 앰프를 좋아하는 오디오파일들이 "달달한 소리를 내주는 앰프"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 300B 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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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 시스템도 사용하면서 가끔 청소를 해줘야하는데 대개는 이렇게 먼지를 뒤집어 쓰게 만드는 게 오디오파일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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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개의 진공관들과 투박한 네 개의 트랜스로 만들어진 오디오 노트 키트 원. 하지만 이 기계는 이런 투박함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소리를 내준다.

전에 한국의 유명한 진공관 장인에게 이 기계를 점검 받으려고 갔었다. 근데 그분이 "오디오토트가 진공관 전문회사이긴하지만 이 기계의 회로에서는 배선 하나를 달리하면 더 나은 소리를 낼 수 있을 듯하다."고 하여 그분의 말씀 대로 고쳐달라고 했다. 배선을 달리하면서 테스팅을 했는데 정말 미세한 소리의 변화가 막귀인 내게도 느껴졌다. 그런 경험을 통해 "진정한 황금귀를 가진 진공관의 명인"과 한 시대를 살아감을 행복하게 느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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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계에 얽힌 사연이 동판에 새겨져있다. 미국 안젤라 인스트루먼트 사의 조셉 에스밀라 씨가 2008년 6월에 키트를 조립하고, 회로 와이어링을 했으며 성능 검증을 마쳤다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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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오디오노트 300B 앰프는 파워 앰프이다. 프리 앰프로는 미국제 클라인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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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커는 3-Way의 플로어형 스피커 AR(Acoustic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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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시스템의 일부인 PC-Fi용 24/192kHz DDC(Bann Audio)와 아포지 일렉트로닉스의 192kHz DAC이다. 이 시스템에 부착된 19TB의 무손실 음원을 기막힌 음향으로 연주해 준다. 

 

이럭저럭 시간을 보내는데 왠지 컨디션이 안 좋다. 긴 거리를 운전하면서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차창을 열고 달리면서 대화를 했더니 목이 컬컬하다. 목이 약간 부은 듯한 느낌도 있는 것이 왠지 기분이 안 좋았다. 지난 달에 코비드 오미크론에 걸렸다 나은 일이 있는데 왠지 그 때의 증상 비슷하게 목이 아프고 기침이 좀 나면서 몸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사람이 당장 코로나 자가검진 키트를 하다가 테스트를 해 보란다. 그러잖아도 자기는 지금 환자인데 코로나까지 걸리면 큰 일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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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머를 켜고, 각 15분씩 자가 검진 세트의 테스트 결과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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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트를 해 보니 다행히 음성이다. 

 

검진 키트를 구입하면서 몸살감기약과 인후통약을 사왔다. 지난 번 오미크론 증상이 있을 때도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처방이 아니라 대충 이런 약을 처방받았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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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고 나니 금방 효과가 나온다. 대개 약을 안 먹고 살다보니 모처럼 약을 먹으면 그 효과를 빠르게 보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저녁 7시 5분에 가깝기에 TV를 켰다. 손녀 예린이가 나오는 MBC 일일드라마 "비밀의 집"을 봤다. 항상 챙겨보는 것은 아니지만 볼 때마다 예린이가 나온다. 아역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드라마인 셈이다. 어떤 드라마는 몇 회에 한 번 정도 등장하고 말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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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목소리가 또랑또랑한 예린이. 좀 수줍어하는 구석이 있는 언니 예솔이와는 달리 항상 말이 많고, 자기주장이 강한 애다. 다행히 인사성이 밝아서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게 착하게 잘 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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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런저련 일로 하루를 파란만장하게 보낸 날이다. 골치아픈 일로 가평군청에 갔던 것인데 의외로 일이 쉽게 풀려서 기분이 좋았다. 집사람이 흡족해 하면서 "하나님이 제 편이라니까요?"란 얘길했다. 무신론자인 나도 집사람이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되길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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