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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21 좋아요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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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Old School] 카테고리의 글을 가끔 쓰다보니 생각이 난 겁니다. 제가 12/27에 글 하나를 캡춰해 둔 게 있더라고요. 스위스의 스키화 헨케(헹케)에 관한 것이었죠. 아래와 같은 게시물이었습니다. 

 

"헨케 스키 부츠. 헨케는 1955년에 세계최초의 버클을 가진 스키화를 소개함으로써 스키 세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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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클 부츠의 발명과 관련해서는 이 링크를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원래 버클 발명가는 한스 마틴이란 사람이었고, 그가 헨케 사에 특허권을 넘긴 것입니다. --> https://www.skiinghistory.org/history/buckle-boot-invention-1955
 

근데 제가 이 게시물을 캡춰할 당시에 저 사진의 원본을 저장해 두지 않았기에 그걸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올린 분의 이름이 Tai Y Lim인 거에요. 글은 영어로 쓰여졌는데 한국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이름을 가지고 찾아가봤죠. 그래서 여러 개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글 하나를 보고 감동했습니다. 바로 아래의 게시물이었습니다. 

 

이 글에 첨부된 사진은 눈에 익은 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1988년에 찍었다는 이 사진은 미남 두 분이 앞에 앉아있고, 뒤에 천마산스키장(1982년 오픈)의 초창기에 스키장 전면에 깔아놓은 영국제 플라스틱 슬로프가 보였습니다. 여름스키 슬로프인 거죠. 현재 베어스타운에 깔려있는 현대식 피스랩(PISLAB)과는 다른 형태의 슬로프였습니다. 현재의 피스랩은 마찰계수가 적은 불소가 포함된 플라스틱 솔 같은 걸 작은 블럭으로 만들고 이걸 계속 연결하여 슬로프에 까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예전 천마산의 영제 슬로프는 밑에 강철판이 메쉬처럼 만들어져 있고 그게 굵은 플라스틱 솔 같은 걸 고정하고 있는 형태였습니다. 

 

하여간 스타힐리조트(전 천마산스키장)를 사랑하는 제겐 뭔가 추억을 부르는 그런 사진이기에 내용을 읽어보게 되었죠.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은 것인데 세련된 영어로 쓰여있었습니다.

 

제가 번역을 해봤는데요.
"스승 - 1988년 여름, 나(오른쪽)는 스트레스를 받고 혼란스러운 젊은 친구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더 이상 학교와는 상관 없기를 원했습니다. 대학에 가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어떤 계획도 없었습니다. 스키 코치이자 인생 멘토인 홍 선생님(왼쪽)을 방문하기 위해 천마산스키장(현재는 국내에선 '스타힐리조트'로 불린다)을 찾았습니다. 여름 스키도 타고 밤새 술도 마시고 인생 얘기도 나눴지요. 그는 19살 된 나를 마치 자신의 또래(peer)인 것처럼 존중해 줬습니다. 저는 그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산에서 보낸 이틀은 저에게 충분한 자신감과 에너지를 주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 해 말, 그는 나에게 스키 강사로서의 첫 번째 전문직을 주었습니다. 홍 선생님, 감사합니다. 당신은 지금의 제가 있도록 큰 역할을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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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선생님은 2017년에 새 직장(Boston Planning and Development Agency)에서 근무를 시작하셨네요. 2016년엔 전 직장 Blue Hills Ski Area에서 Sr. Development Finance Manager로 일하셨고요. 그러니 현재는 미국에 살고 계신 것입니다. 아직도 열심히 스키를 타고 계시고요. 2000년에 결혼을 위해 귀국하신 이후에 한국에 못 오셨다는데, 본문의 1988년 당시는 권영두 선생님이 천마산스키학교의 교장으로 그리고 홍혁기 선생님이 부교장으로 계시던 시절입니다. 이젠 서울올림픽의 해로 기억되는 먼 옛날이 되었습니다만... 

 

그래서 저도 댓글을 남겼지요. 아래와 같이... 근데 그 글에 본문의 멘토이신 바로 그 홍혁기 선생님이 바로 댓글을 달아주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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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헨케 사의 스키 부츠 광고는 1968-69 시즌에 가장 많은 월드컵을 딴 부츠라고 광고하고 있죠. 광고에는 저 선수 이름이 안 나오지만 이 선수의 이름은 칼 쉬란쯔(Karl Schranz)이고 오스트리아의 월드컵 선수이며, 당시 오스트리아 국내에서는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선수입니다. 사포로 동계올림픽('72)에서 프로 선수로 낙인이 찍혀서 당시 IOC 위원장인 에이버리 브런디지( Avery Brundage)에 의해 강제귀국 조치를 당한 선수이기도 하죠. 그는 크나이슬(Kneissl) 스키에 마커 바인딩을 사용했었는데, 그의 부츠가 헨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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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이 회사가 문을 닫아버렸기에 헨케 부츠는 eBay 등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헨케는 원래 아주 유명한 등산화회사였고, 제가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고 등산부원으로 활동한 고교생 시절로부터 대학시절까지 헨케는 최고의 등산화였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사람이 안 보는 데서는 벗어서 들고 간다는 농담을 할 만큼 비싼 좋은 등산화였었지요.^^
 

그러다 그들이 최초의 버클 달린 스키화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한 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키화를 생산하던 가장 큰 스키화 회사이기도  했습니다.(60년대에 하루에 1,200켤레의 스키화를 만들었지요.)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장클로드문     skidori  
Comment '1'
  • ?
    장클로드문 2022.01.18 00:56

    혁기 선생이 그분의 멘토였구만요...용평 갈 때마다 참 잘하고 예의가 바른 스키지도자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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