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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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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21.01.21 17:22

또 다시, 로마.... ^^

조회 수 1022 좋아요 1 댓글 7

며칠간 갑자기 내원환자가 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코로나로 병원 나오기도 무서운 모양입니다.

한가해진 틈을 타, 몇자 적어 봅니다.

또 로마입니다.^^

 

 

 

1,

후기 르네상스, 만토바에 줄리오 로마노(1499-1546)”라는 화가가 있었습니다.

라파엘로 수제자였으며 당대 최고인 미켈란젤로를 빰치는 붓솜씨의 소지자였답니다.

주군 만토바공작 페데리코 곤차가2의 침실을 꾸밀 요량으로

여러 가지 체위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걸 본 라이몬디(Marcantonio Raimondi)”라는 판화조각가가 

이걸 책으로 만들면 돈 좀 벌겠다 싶어서 판화책으로 펴냅니다.

16개의 체위 그림책 “I Modi(체위)"이죠.

https://en.wikipedia.org/wiki/I_Modi

 

한술 더 떠, 당대 문학사에 대표적으로 삐딱한 독설평론가로 이름 날리던

피에트로 아레티노(1492-1556)”라는 자가, 각 체위마다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과 인물들의 성행위를 묘사한다며

소넷 형식의 시를 써 넣어 주었죠. 딱 이태리판 "음란서생"입니다.

 

이른바 “Sonetti Lussuriosi(음란한 소넷)”이죠.

https://www.liberliber.it/mediateca/libri/a/aretino/sonetti_lussuriosi/html/sonetti.htm

대놓고 올려드리기는 민망해서 이탈리아어 주소를 알려드리니 

궁금하시면 직접 찾아 구글번역기 돌려보시길...^^

 

후에 교회의 금서목록으로 선정되어서 다 불태워집니다.

하지만 아직 그 그림책 일부가 대영박물관을 비롯한 두어 박물관에 남아서

그 원조 포르노의 내용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2,

 aretino.jpg

피에트로 아레티노1492-1556)

 

포르노를 문학의 한 장르로 개척한 아레초 출신의 위인(?)입니다.

 

피에트로 아레티노가 없었다면, D.H.로렌스도, 오스카 와일드도, 헨리 밀러도,

에마누엘 부인도, 돈 환도 없었을지 모르죠.

 

동시대 예술과 정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현대 외설 문학을 설립한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 극작가, 시인, 풍자 작가, 공갈범

(Italian author, playwright, poet, satirist and blackmailer,

who wielded influence on contemporary art and politics.)

제 의견이 아니라 국문(영문)위키백과 에 나온 피에트로 아레티노” 앞머리 표현입니다.

 

아레티노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성씨가 아니고

본인이 작명을 한 아레초 출신 "피에트로"라는 의미였죠.

하지만 피에트로 라는 흔한 이름을 가진 아레초 출신 인물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당시 이런 이름을 짓는다면, 자신의 선조 중에는 별로 내세울만한 인물이 없는

'그래 그냥 난 아레초 촌놈이야' 라는 뜻이 되겠죠.

그런 평범한 가문출신에도 불구하고

당대 문화계에 최고의 권력과 위세를 떨치던 인사였습니다.

이를테면 진ㅈ권, 혹은 유ㅅ민, 김ㅇ준... 같은...

 

좌우간 그의 일생을 보면 파란만장합니다.

 

 

 

3,

지난 글에서 소개한 광장분수가 유명한 로마 나보나 광장의 남서방향의 골목 구석에는

작가를 알 수 없는 파스퀴노라는 조그만 고대 그리스 조각상이 서 있죠.

Pasquino.jpg

 

조각을 받치고 있는 좌대는 르네상스 이후로 지금까지도

교회와 귀족,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 게시판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1521년 12월, 강력한 교황 레오 10死後,

하드리아노 6세를 교황으로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수개월째 계속되자

아레티노는 파스퀴노에 다음과 같은 대자보를 붙입니다.

 

콘클라베가 이렇게 길어지는 건 하나도 이상치 않다.

언놈은 오입쟁이에 사생아가 몇 명이나 있고, 언놈은 부정축재 재산이 얼마가 되고,

언놈은 발루아나 합스부르크 간첩이고, 언놈은 나중에 나라를 팔아먹을 놈이니,

교황이 빨리 선출되기도 어려울 거야...“

 

그리곤 후환이 두려웠는지 잽싸게 로마를 떠나서, 당대 최고 환락의 도시인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근처 어딘가에 저택을 구하여 그곳 유명인사 들과 교류합니다.

그의 독설이 얼마나 심했는지, 역시 돈을 싸들고 좋은 평을 부탁하는

베네치아 최고 권력층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답니다.

 

 

하드리아노 6세가 교황 즉위 1년만에 지병으로 선종을 하고

지난 콘클라베에서 자신이 밀었던 메디치 가문의 사생아 클레멘스7세가 교황이 되자

다시 로마로 리턴, 로마의 정치가, 성직자들을 공갈로 삥 뜯어 먹고 사는

예전의 생활로 돌아옵니다.

 

당시 최고의 조각가, 최고의 화가 정점에 서있던 미켈란젤로에게

그리다가 맘에 안들어 버릴 그림 있으면 몇 점만 달라고 부탁했는데 거절을 당하자

마침 미켈란젤로가 그리고 있던 시스티나 "최후의 심판"에 대한 악평과 악훈수를

끊임없이 해댑니다.

견디다 못한 미켈란젤로가 최후의 심판프레스코 속에

오래전 고성애 박사님께서 소개한 적 있는 살가죽 벗기어지는 형벌로 순교한

자기 살가죽 들고 있는 성 바르톨로뮤의 모델로 아레티노를 삼아 보답한 듯 합니다.

성자의 이미지에 그의 얼굴을 차용한 미켈란젤로의 속뜻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금을 통한 아레티노의 평판을 참조한다면

언감생신 그런 성인과 비교 되었다는 것이 그에겐 영광이었을거라는 생각입니다.

 

St.Bartolomew.jpg

 

 

 

 

로마 나보나 광장 분수들을 돌아보고 나올때, 

광장 골목에 있는 파스퀴노 조각과 대자보도 읽어 보시고,

시스티나 성당엘 가시면 천장의 천지창조 뿐 아니라

서쪽벽 "최후의 심판" 귀퉁이에 있는

성 바르톨로뮤의 얼굴도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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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그말리온  
Comment '7'
  • ?
    유신철 2021.01.22 11:37

    오디오 얘기도 아니고 음악 이야기도 아닌데 

    습관적으로 윤선생님 방에 글을 올립니다.

     

    참! 집이사는 완료 했습니다만

    (변변치 못한 기계 들이지만) 제 오디오 룸은 아직도 작업 중입니다.

     

    5인이상 모이지 못하게 하는 코로나 방역단계도 그렇고

    집들이 는 설 명절 연휴 지나서 방역단계가 완화 되면

    그때 하겠습니다.

  • ?
    이승섭 2021.01.28 19:14

    역시 박학다식 하신 유신철 선생님

     

    우리의 삶을 풍요롭고 여유롭게 하십니다

  • ?
    조용훈 2021.02.01 17:23

    깨알 같은 소개 감사합니다.

    동서고금 사람 사는 모습이란 다 똑같나 봅니다.

     

    다시 로마에 가게 된다면

    시간을 가지고

    유신철 선생님께서 소개하신 곳들을

    찬찬히 둘러보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는 날이 곧 오겠죠?

     

  • ?
    유신철 2021.02.01 18:15

    집들이는 2월 말경 할 예정입니다.

     

    조용훈 선생님은 당연히 오실테고

    혹시 시간이되시면 이승섭 선생님도 오셔서 조언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몇년전 첫 이탈리아 여행을 갈때 최규헌 선생이 읽어 보라고 한

    전 이탈리아 대사 박영석 님의 월간조선 연재를 모은

    "이탈리아, 이탈리아"라는 여행기를 찬찬히 읽어 보고 갔습니다.

    동서양의 역사흐름의 통찰력이 뛰어나고, 회화 조각역사에 해박하고,

    문학적 표현에서 위트가 넘치지만 과하지 않고,

    일국대사이기에 방문지 관리들의 배려 등으로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구석구석 디테일을 잘 설명한 책입니다.

     

    물론 여행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탈리아 여행기를 통틀어

    150년 전, 그랜드 투어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 못지 않은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태리 여행 예정이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을 합니다.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otherLst.asp?lstRep=%B1%E8%BF%B5%BC%AE&lstRep2=W11823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99712713

  • ?
    이승섭 2021.02.05 14:43

    오랫만에 오디오 잡설에 와보니 유신철 박사님께서 집들이에 저를 초청하셨군요.

     

    황송해서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쓰시는 글에 인생의 조미료 같다는 생각에 항상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90년대 중반에 이탈리아를 열흘 정도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이탈리아의 고속도로를 질주?

     

    해보고 아직까지 깊은 감명을 받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독일의 아우토반이 이탈리아의 고속도로를 따라한 것이 더군요

     

    그날따라 월드컵 예선전보러간다고  스테이크집 사장이 문을 아예 닫는 바람에 이탈리아에서 최고로 맛있다는 스테이크집 소고기는 못먹어 봤습니다. 길건너편 2번째로 맛있다는 집에 갔는데 제평생 먹어본 소고기중 제일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숙원사항중에 하나가 멋진 여인네와 이탈리아에 다시가서 그 때 못먹어봤던 최고로 맛있다는 소고기 먹어보는게 제 희망사항입니다. ㅠㅠ

  • ?
    유신철 2021.09.11 09:44

    어떤 미술사책에서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서

    피에트로 아레티노가 들고 있는 성 바르톨로뮤 살가죽의 얼굴이

    미켈란젤로의 얼굴이라는게 정설이라는 글을 읽고

    그림을 자세히 관찰을 하니 제눈에도 그렇게 보입니다.

    그림을 더 자세히 관찰을 하다보니

    그림속의 "피에트로 아레티노"의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있는 걸 발견하였습니다.

     

    그러면그렇지....

    자신을 비판하거나 겁박을 하던 교황이나 추기경의 얼굴을

    자신의 그림속 악인들로 묘사하던 깡다구 좋은 미켈란젤로가 

    아레티노의 공갈협박을 무서워했을리가 만무입니다.

     

    미켈란젤로는 "피에트로 아레티노"를

    그림속 자신(성 바르톨로뮤)의 피부깝떼기를 벗긴 사형집행인으로

    표현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본글 속의 내용을 정정하는 댓글로 붙입니다.

  • ?
    피그말리온 2022.01.25 22:37

    시오노 나나미를 떠올리게 하는, 흥미진진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이야기입니다. 미술사 수업이 이렇게 이루어진다면 강의실이 미어터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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