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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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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
2008.04.04 14:21

[윤세욱] 니퍼 이야기 -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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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3498 좋아요 486 댓글 0
(2326) 제목 : [오디오 잡설] 니퍼 이야기 - 첫번째 / 윤세욱 - 2003-01-04 18:49:19   

개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개고기는 별로...
이렇게 적고 보니 마치 “여자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별로...” 라고 말하는 것 같아 좀 객쩍습니다.
집사람에게 혼날 일을 자청하네요.^^

인류와 가장 가까운 동물 가운데 하나가 개가 아닐까요.
개라면 유명한 것들이 많이 있지요.
"플랜더스의 개”에 나오는 털복숭이 개 “파트라슈”.
만화 “피넛(Peanuts)”의 주인공 “찰리 브라운”보다 더 잘 알려진 “스누피”.
영화 “마스크”에서 "짐 케리"의 얼굴을 짤짤짤 핥던 "마일로".
기타 우리나라의 유명한 품종 “변견(便犬)” 등등이 있겠는데
오늘 말씀드리고자하는 “니퍼(Nipper)”도 유명한 개 가운데 하나입니다.
니퍼라고 그러면 잘 모르실 분도 있으실 것 같아 부연 설명 드립니다.
레코드 레이블이나 유성기 뚜껑 안의 상표에서 여러분이 가끔 보시던,
축음기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개가 바로 니퍼입니다.

일단 니퍼 사진부터 한 장 올리고 시작하겠습니다.



박순백 박사님께서 널리 광고해 주신 덕분에
윤세욱 이 넘이 오디오에 환장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 이언(二言)이 불용(不用)일 만큼 되었습니다.

요사이 궁기가 끼어서 그런지 먼지 풀풀 날리는 구닥다리 기계에서 나오는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비판적인 분의 말씀을 빌자면 시금털털한 시골 머슴방 냄새 같다는 이 소리가
제겐 구수하고 정감 있으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느낌이 생생해
아무리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고 오히려 음악의 에센스에 몰입하기 훨씬 좋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이기지 못해 여기저기가 상처투성이인 소위 “쌍팔년도” 물건이지만
더께가 덕지덕지 앉아있는 이 고물딱지 기계가 만들어내는 음악의 감동은
요사이 외관과 소리가 번쩍거리기만 하는 기계들보다 훨씬 큽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하릴 없이 인터넷을 싸돌아다니면서
오래된 기계들이나 레코드들을 쳐다보는 게 낙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제일 구미가 당기는 물건이 이 니퍼가 나오는 물건들입니다.

니퍼는 여기저기 출현 빈도가 높습니다.
하드웨어-유성기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레코드판에 이르기까지 전 장르에 걸쳐 이 녀석 그림이 붙어 있고
또 이 상표를 사용하는 회사 역시 한 두개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놈의 개새끼가 눈에 익기는 한데 당최 정리가 안 된단 마시!"라는 분들을 위해,
그리고 니퍼의 족보를 뿌리부터 훑음으로서
단편적으로 돌아다니는 이 개와 관련된 이야기를 종합해보려고 작년 이맘때부터 작정했던 저를 위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날이면 날마다 ‘내 이 녀석이 어디 얼마나 게으름을 피우나 한번 두고 볼껴’라고 작정하고 계시는
심술궂기가 놀부 찜 쪄 잡수실 만한 어느 분을^^ 위해
오늘(부터) 이 니퍼와 그 주변 이야기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1877년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한 이후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것 축음기의 발명과 관련하여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교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은 모두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했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이론(異論)이 만만찮거든요.

기록에 의하면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기 이십년 전인 1857년에
프랑스의 “L.스코”는 이미 메가폰 밑바닥에 얇은 막(膜)을 붙이고 여기에 단단한 털을 단 다음,
숯 검댕이(油煙)를 칠한 종이를 원통에 감아 그 털끝이 종이의 유연에 닿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메가폰을 향하여 말을 하면 얇은 막이 진동하여
털끝이 나사로 회전하는 원통의 유연을 문질러 음성의 파형이 기록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비록 소리의 재생은 불가능했지만 유연을 감은 원통엔 마치 심전도가 그려지듯 소리의 파형이 남게 되었던 겁니다.

이 장치를 반대로 사용하여 파형으로부터 음성을 내는 장치가 여러 가지로 고안되었는데,
1877년에 프랑스의 “샤를 크로(Charles Cros)”는 평반(平盤)에 음성을 녹음하고,
이것에서 음성을 재생하는 장치를 만들어 “팔레오폰(Phaleophone)”이라는 이름을 붙여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제출하였습니다.

아카데미 회원들은 이것을 쓸모없는 발명이라고 간주해 상품화나 특허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는데
만약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제출하는 대신 미국의 특허청에 이 물건을 등록했다면
최초의 축음기 발명자의 영예는 에디슨 대신 크로가 가지게 되었겠지요.

사족으로 국내 대다수 백과사전엔 샤를 크로가 “찰스 크로스”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프랑스 사람이니만큼 발음은 샤를 크로가 맞습니다.

샤를 크로의 사진입니다.




크로는 축음기 뿐만 아니라 칼라 사진과 관련된 발명도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선
꽤 유명한 모양입니다. 크로의 우표도 있습니다.



참! 뱀 다리는 두 쪽입니다. 나머지 다리 한쪽.
크로가 최초로 녹음한 말이 “Merde"입니다.
우리말로 하자면 ”니기미!“ 정도 되겠지요?^^

"세욱아. 국어순화운동 좀 하자"
"앗! 형님...^^"

에디슨은 축음기에 대해 음악을 기록한다기보다는 속기용 사무기기 정도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래서 이 “속기용 사무기기”는 나중 “딕타폰(Dictaphone)"이라는 상표로 등록되어
제품도 나옵니다.

에디슨이 만들었던 딕터폰 사진을 스캔 받아 조만간 올려놓겠습니다.
딕터폰의 사진입니다.



미국 “딕터폰 코퍼레이션(Dictaphone Corporation of U.S.A)”의 제품인데
1889년부터 1929년까지 생산되었습니다.
한가하신 분은 이 딕터폰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십시오.
고유명사(상품명)인데도 불구하고 단어가 있습니다.
요즘의 제록스(Xerox)와 비슷한 셈이지요.

에디슨 틴포일의 사진입니다.
강릉 참소리 박물관에 실물이 있습니다.
강릉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오죽헌 들리실 때 한번 구경 가보십시오.
강추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속해서 자료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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