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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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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4) 제목 : [오디오 잡설] 니퍼 이야기 - 세 번째(에밀 베를리너 맛뵈기) / 윤세욱 - 2003-02-09 16:45:42   

축음기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과 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알렉산더 벨의 사촌인 치체스터 벨과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렸던 섬너 테인터까지 포함되어야합니다-사이에서
축음기의 성능과 기록매체의 개량에 대한 대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워싱턴에 살고 있던 “에밀 베를리너”가 포노그래프의 녹음과 재생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독일 하노버 태생의 이민자인 에밀 베를리너는 국졸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면에 대한 활약과 기여가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축음기의 개량뿐만 아니라 여성이나 어린이 등의 소외된 계층의 권익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한편
생우유 대신 파스퇴르 식으로 처리된 우유를 마셔 유아 사망률을 낮추자는 운동도 벌였고,
설마 하실 분도 계실 것 같은데, 심지언 헬리콥터를 만들어 내기까지 했습니다.
알렉산더 벨이 전화기를 발명하긴 했지만 만약 베를리너의 “탄소 마이크”가 없었다면
전화기의 실용화는 한참 뒤의 일이 되었을 겁니다.
물론 헬리콥터에 대해선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설계도가 있긴 합니다만
유체역학적 물리 이론에 근거한, 움직일 수 있는- 또 실제로 움직였던 헬리콥터를 만든 것은
에밀 베를리너가 최초입니다.

이번 니퍼 이야기를 쓰기 위해 약 오십여 개의 사이트와 이삼백 페이지의 HTML을 참고하고 있는데
자료를 수집하면 할수록 베를리너는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은 넓고 인물은 많습니다.
창발심이 생기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베를리너의 생애에 대해 한번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물론 그게 언제쯤이 될 것인가는 박순백 박사님께서 잘 아시겠지요.^^

"형님. 부지런히 살라고 저 달달 볶지 마십시오.^^ 알고 보면 저도 무척 불쌍한 놈입니다요.^^”
"허어! 네가 불쌍해? 세상에 불쌍한 놈 다 죽었나보다! 네가 불쌍하게......”
"으흐흐흐^^”

완벽한 물건이라면 개량이 필요 없겠지요. 예를 들자면 제가 그렇습니다.
계속 죄송합니다. 어제 저녁 먹었던 월남국수가 약간...

에디슨과 벨이 죽자고 개량했던 이 왁스실린더는 몇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첫째는 내구성입니다.
애초 틴포일이 왁스 실린더로 개량되어야 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내구성 때문이었습니다.
몇 번 돌리면 음구가 팍 닳아버려 소리가 안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틴포일 자체가 상대적으로 단단한 주석박에 녹음을 하는 것이니 만큼
음구(音溝)가 애초부터 작을 수밖에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었지만요.

모든 방면에 대한 탐구심이 왕성했던 베를리너는 에디슨의 포노그라프와 벨의 그라포폰을 열심히 연구해서
각 기기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합니다.
그리고 왁스실린더 역시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뭐 직관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지요. 밀랍으로 만든 게 다이아몬드바늘로 긁어대면 얼마나 버티겠습니까.
높고 낮고 하던 태백산맥이 바늘이 몇 번 훑고 지나가면 졸지에 개마고원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왁스실린더에 녹음된 소리골의 모습에 대한 것입니다.
에디슨의 포노그라프와 벨의 그라포폰(이야기가 앞서 갔습니다. 알렉산더 벨도 축음기를 만들고
소리가 보인다는 뜻으로 그라포폰(Graphophone)이라고 이름 했습니다)의 음구 기록 방식을
"힐 엔 데일(Hill and dale)" 일명 ”버티컬 커팅(vertical cutting)“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소리의 진동이 음구에 상하(수직)로 기록되는 스타일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음파의 모양이 산맥처럼 높낮이 형태-우리가 오실로스코프에서 보는 모습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힐(산마루) 앤 데일(골짜기)”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음구(音溝)가 위아래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음구를 추적하는 바늘이
소리골의 깊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올라서는 순간 관성에 의해 튀어나와 버리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따라서 이것 때문에 음구 크기의 제약을 받습니다.
요즘의 용어로 말씀드리자면 “다이나믹 레인지”가 작게 되어 큰 소리를 녹음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전기적 증폭 방식이 아직 발명되지 않은 그 당시로선 소리의 크기가 성능의 일부분이 되었음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에디슨과 벨이 축음기를 개량한 주안점 가운데 하나가 이 부분이었지만,
그래서 소위 “피드 스크루(feed screw)"라는 장비를 바늘 뒤에 붙여서 음구를 지속적으로 트레이스 할 수 있도록 해주었지만
음구가 닳을 때마다 조정해주어야 할 뿐만 아니라 조정 자체가 손쉽지 않았고,
조정을 해주어도 음구에서 바늘이 탈출하는 현상은 물리학 교과서를 새로 쓰지 않는 이상 계속 존재했기 때문에
결국 피드 스크루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아예 없애려면-전혀 다른 방식의 음구 제작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베를리너는 음성 파형이 소리골의 좌우에 기록되도록 함으로써 음구가 언제나 똑 같은 깊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
"피드 스크루여 안녕’을 고(告)하는 한편 음구에 대한 압력을 줄여 음구의 마모도를 줄이는 부수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시중에서 입수할 수 있는 자료의 대부분은 베를리너의 업적에 대해
실린더에 녹음하는-그래서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에디슨 식 축음기 대신 디스크에 녹음하여 생산성을 높인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만
축음기에 대한 베를리너의 기여는 실제론 다른 곳에 있습니다.
상당수의 자료엔 좌우(지그재그) 녹음 및 디스크 기록 방식의 원조가 베를리너라고 되어 있는데
넓적한 쟁반 모양의 디스크 타입 전축 판의 원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일렉산더 벨 진영의 섬너 테인터입니다.(나중에 자료 사진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엄밀하게 말씀드리자면 베를리너가 에디슨식 포노그래프를 개량한 것 가운데 독창적인 부분은
버티컬 커팅 방식 대신 지그재그식 음성 기록 방식의 장점을 인식하여 이 스타일 음구 제작 방식을 채택한 점과
내구성 재료로 디스크를 만든 것 및 전기도금에 의한 스탬퍼를 제작하여
대량의 디스크를 만들 수 있도록 한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이 가운데 대량 생산 기법을 개발해 음반 값을 떨어뜨린 것이야말로
그 당시 거의 유일한 대중용 엔터테인먼트 산업이었던 음반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던 가장 큰 동인입니다.
물론 디스크 방식이라는 기본 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스템퍼를 통한 대량 생산이 가능했겠지만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초기의 실린더 방식 녹음이 대량 생산에 부적합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초기의 녹음은 이런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6개의 혼 앞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면 실린더에 소리골이 파입니다.
녹음된 실린더를 들어내고 새 실린더를 끼운 후 가수가 다시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니까 노래 한번에 판(?) 여섯 장이 나오는 셈인데,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처럼 백만 장을 팔려면 노래를 자그마치 “십육만 육천육백육십육” 번을 부른 후 그
래도 삼절 가운데 이절까지 한 번 더 불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핫(HOT)! 너거떨은 좋은 시대에 태어난 걸 다행으로 여겨라.
백 년만 일찍 나왔으면 느덜 성대는 절단 났다”

나중 에디슨 진영에서도 몰딩 방식에 의한 실린더의 대량 생산 기법이 개발되었었다는 것도 부연해 말씀드립니다.
금속으로 틀을 만들고 주물을 제작하듯 왁스 국물을 부어 넣어
실린더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만
“동숙의 노래; 때는 늦으리”. 에디슨과 벨은 축음기 시장에서 만큼은 베를리너 때문에 쫄딱 망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에디슨이 베를리너에게 진 것은 대량 생산을 못해서가 아니라
실린더 식이 갖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케팅초기에 기선을 제압당한 후 시장을 뒤집어엎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지요.

재미있는 것은 소리는 에디슨 스타일 것이 훨씬 좋습니다.
뭐 좋다고 그래봐야 양철지붕위에서 고양이 발톱 깎는 것 같은 스크래치노이즈 투성이에다가
다이내믹레인지와 대역(폭)도 형편없이 좁아서 요즘 기준으로 봤을 땐 워크맨 소리보다 못하겠지만
그래도 에디슨의 포노그라프는 틴포일 이래 음질(?) 만큼은 그라모폰과 쨉이 안되었습니다.
증거를 “들려”드려야하는데...

최초로 디스크 스타일 및 지그재그 방식 음성기록 방법을 고안해 냈음에도 불구하고
힐엔데일(버티컬 커팅) 방식 왁스 실린더로 제품을 만들어내어
축음기 시장에서 결국 망하고만 섬너 테인터 및 알렉산더 벨과 관련된 이야기 및 왁스 실린더(나중엔 납관 실린더도 나옵니다만) 에디슨 스타일 포노그래프(벨의 그라포폰 포함)와
베를리너 스타일 그라모폰의 이야기는 이번 글 하나론 터무니없이 부족하오니
"언제가” 될지는 모르되 “언젠간” 만들어질 저의 홈페이지
가칭 “촌놈의 소리 세상-부제(副題) 스왕자. 그 전설의 이빨꾼”을 참조해 주십시오.
흐흐흐.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습니다.^^

-베를리너 이야기는 내일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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