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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06.07.21 20:20

흑단 야그

조회 수 4508 좋아요 554 댓글 15
흑단이라는 나무가 고급나무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흑단이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우리 나라도 서구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서양 가구 위주로
집안 배치가 이뤄지는 통에 나무 하나에도 수입목에 익숙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원인은  
먼저 수입 나무 수입 가구에 익숙해진 것이고
하나는 우리 전통 나무가 고갈 및 보호되어 시중 유통이 안되고 있다는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그럴 겁니다.

우리 주변에 흔히 쓰는 가구는 그게 무늬목인든 비닐이든
다 수입나무로 이뤄져 있습니다.

보통 월넛, 메이플, 체리, 부빙가
티크, 마호가니, 구스, 장미목, 흑단, 자단 등등 대부분이 다 수입목입니다.

물론 고급 나무로 만든 가구는 그 기품이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아트 퍼니쳐라고 해서 원목 가구는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10만불 20만불 짜리 장식장이 흔하죠.

하지만 흑단으로 만든 가구는 가격은 비싸지만 눈에는 안 찹니다.

우리 꺼로는 먹감나무라고 있습니다.

황색이나 유백색을 띈 나무에 검정색 얼룩 무늬가 있는 나무이지요.
이 검정색만 오려서 장식장을 장식하기도 하고
그 무늬와 색깔 그대로 좌우 대칭으로 나눠 장을 짜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렸을때 먹은 단감은 한입 베어 물면 그 속이 검정색으로
얼룩져 있는 걸 보셨을 겁니다. 그 검정색이 진할 수록 감이 달았죠.

요즘은 이 감이 안 보입니다. 왜냐면 그 먹감은 꼭지 부분으로 갈수록
떫은 맛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서 좀 사는 집 애들은 그 부분은 안 먹고 버렸습니다. 박사님같은..^^)
그것 때문에 전체가 다 단맛이 나는 요즘 최신 개량감으로 나무가 다 바껴서 그렇습니다.

이 검정색 감이 바로 먹감이였고 이 오랜된 감나무를 베어 내면
속이 검은 얼룩무늬가 있는 먹감나무는 가구재로 최상급 가구재입니다.

70년대 젓가락 수출로 엄청 베어지기도 했고
요즘은 골프채 우드 헤드 최고급재로 팔리기도 합니다.

돈 주고도 못 구하는 나무가 바로 이 먹감나무입니다.

먹감에 비하면 흑단은 흔한 나무입니다.
돈만 주면 무늬 색상 다 골라서 얼마든지 살수가 있습니다.

요즘 우리 전통 나무가 진짜 구하기 힘듭니다.
느티나무 즉 규목도 색상 무늬 따지면 돈 주고도 못 구합니다.

우리가 가끔 스테이크, 피자, 스파게티, 월남국수 먹으면 맛있지만
날마다 먹고 살으라 하면 힘들겁니다.

마찬가지로 가구도 우리 나무로 만든 가구는 눈에 매우 익숙하면서
친근감이 흐릅니다, 오랬동안 보고 있어도 질리지가 않쵸.
하지만 서구 가구는 물론 싸구려 가구인 탓도 있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지겨워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어집니다.

전에 우리 조선 가구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팔려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해서 이태원 장안평 등지에 이런 고가구 상점이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날카로운 세계적인 안목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싼 가격 때문에 팔려 나갔습니다.

물론 대부분 복제품 즉 짝퉁들이였지요.

요즘 우리 나라에도 중국가구들이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물론 당연히 짝퉁입니다. 차라리 억지로 안틱 흉내를 안내면
더 높은 가격을 쳐 줄수도 있지만 굳이 고가구처럼 보일려고
화학약품으로 색을 바래고 일부러 흠집을 내서 가구의 가치를
더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우리 나라 고재 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헌 한옥 초가집을 띁을 때 나오는 나무로 만들었다고
선전하며 테이블 등이 팔리고 있으나 순 구라입니다.

지하철이나 대형건물 만들때 박는 나무 파일을 양잿물이나
화공약품 처리하여 오랜된 고재같이 보이게끔 한 담 파는 것들입니다
이런 일부러 하는 짝퉁들은 그 가치가 더 현저히 떨어집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싸고 좋은 것은 없습니다.
파는 사람들이 전문가이지 사는 사람이 전문가가 아닙니다.

진짜 골동품이나
작품성이 인정되는 작품이나 좋은 나무로 만들어진 가구는
그 가격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절대 싸고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중국의 인건비가 싸서 이런 복제가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겁니다.

중국은 예전부터 나무가 부족한 나라로
나무로 만든 가구는 가격이 매우 비쌉니다.

우리나라가 집을 지을때 통나무 기둥을 쓸때 중국은 나무가 부족하여
판대기를 붙여서 기둥을 만들어 집을 지었습니다.
해서 벽돌이 발달했고 도자기가 발달한 겁니다.

한중일 삼국 중 나무가 발달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대부분 그릇도 나무로 만들어 썼고 오랬동안 보존하기 위해
표면에 옺칠을 했습니다.

이 옺칠이 서구에 유명해져 지금 JAPAN이라는 국호는 옺칠이라는
단어에서 나온 겁니다.

여튼 중국은 쪽수관계로 항상 자원이 부족했습니다.

흉로가 게르만을 치자 게르만이 이동하여 로마가 멸망했듯이
중국의 삼대 원류족인 화족이 서쪽에서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나무가 없어져
사막화되자 동진하고 그 여파로 동쪽에 사는 동이족이 한반도로 넘어와
우리 나라 민족 근원이 형성되기도 할 정도로
중국은 예전부터 나무로 만든 건 아주 귀했습니다.

이런 가구들이 그렇게 싼 가격에 우리 나라로 올 수가 없지요.

그리고 이런 중국 가구나 일본 가구는 자꾸 보고 있으면 눈이 생경합니다.
이상하게 정감이 안 가는, 색깔이나 디자인이 따로 노는 듯한 그런
거리감을 줍니다.

물론 이런거라도 있으면 다 좋다는 수준을 넘으면 말이죠^^

흑단 그렇게 비싼 나무가 아닙니다.

겨우 도마 정도 만들 때 쓰는 나무이지요.

  
Comment '15'
  • ?
    이진우 2006.07.21 20:39
    [ cnvanr@empal.com ]

    제가 아는 최고의 나무는 대궐 기둥으로만 사용했다는 춘향목입니다.
    봄 향기나는 나무라는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이름도 이쁘고 해서 기억을 합니다.
    그런데 옻칠이란 단어를 한영사전에서 찾아보니, japan이라는 단어가 정말 옷칠하다는 동사와 옻칠한 이라는 형용사로 사용되는 단어네요. 중국은 도자기를 차이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뭐 없는지 모르겠네요.
  • ?
    조무형 2006.07.21 20:51
    [ chomoohyung@hanmail.net ]

    차이나는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나라의 진에서 나온 말이며

    춘향목은 봄 향기 나라는 나무도 아니고 춘향이가 바람 핀 나무도 아닙니다.
    태백산 자락인 봉화 울진 태백등지에서 나는 품질 좋은 홍송을 경북 봉화군 춘향면 기차역인 춘향역에서
    반출하여 그 역이름에서 유래한 집 기둥 대들보등 건축자재로 유명한 소나무입니다.

    두환이 형만 좋아하지 마시고 자기 고향에 대한 자긍심 뿐 아니라 지식도 키워야....
  • ?
    정구정 2006.07.21 21:16
    [ airainn@dreamwiz.com ]

    음, 골프 치는 사람들이 큰 맘 먹고 장만한 퍼시몬 헤드라고 뿌듯해 하는 게 바로 먹감나무였군요. @_@
    역시 조무형 선생님 글에서는 배우는 게 많네요. 해 떠 있을 때 지식, 달 떠 있을 때 지식.


    일반명사 china하고는 좀 다른 경우지만 예전엔 한국사람을 지칭할 때 속어로 Moonie라고 한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무니, 통일교도를 가리키는 말인데 어원은 잘들 아시다시피 문선명 교주입니다. -.-

    대한민국이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지 전혀 아는 바도 없고 관심도 없던 시절 그나마 통일교는 제법 알려졌기 때문에라는...
  • ?
    유종국 2006.07.21 21:48
    [ figarojk@dreamwiz.com ]

    나무의 특징을 살려서 제품을 잘 만드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는것 중에 하나가 탁구 라켓인데요 여러분 께서도 잘 알고 계시는
    김택수 나 유승민 선수가 사용하고 있는 라켓(두선수 이름의 라켓 도 있음)은
    일본 특산품 이라고 하는히노끼목(木) 으로 만든 제품인데 가격이 좀 비싸더군요
    우리나라도 가구 뿐만이 아니고 부가 가치가 높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 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이진우 2006.07.21 22:31
    [ cnvanr@empal.com ]

    춘향목에 대해서 인터넷을 뒤지니,"옛날에, 경북 봉화 춘향면에서 좋은 소나무를 모아 전국으로 보냈는데, 이곳에 집결된 소나무를 '춘향목'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라고 나오네요. 동네 이름을 따서 지은것이지,조거사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봄향기와는 무관한 나무네요. 참고로 저는 두환이 형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무니는, 코리아라는 음이 없으니, 제가 생각하는 그런건 아닙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코리아가 고려에서 나온 음이니, 별다른 영어적인 의미가 없을
    수 밖에 없네요.
  • ?
    조무형 2006.07.21 22:37
    [ chomoohyung@hanmail.net ]

    춘향목은 춘양목의 오타 임을 바로 잡습니다.
  • ?
    김용빈 2006.07.22 00:06
    [ ybkim108@gmail.com.nospam ]

    [유종국 선생님] 개인적으로 탁구에 관심이 많아서 탁구 얘기만 나오면
    눈이 확 떠지는데 드디어 유승민 선수도 본인의 이름을 딴 라켓이 나왔군
    요. 개인적으로 Butterfly 제품을 좋아하고 사용중이라 Butterfly 의
    Kim Taek Soo 모델이 가장 고가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고 유
    승민군도 최근까지도 버터플라이사 홈페이지에는 Kim Taek Soo 모델
    을 사용한다고 나왔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자기 모델을 가졌군요 (혹
    버터플라이가 아닐지도...)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
    고형모 2006.07.22 00:35
    [ xx24k@hanmail.net ]

    버터플라이에서 판매하는 히노끼 통판 Kim Taek Soo 모델은 실제 김택수 코치나 유승민 선수가 사용하는 모델보다 등급이 낮은 것입니다. 일년에 한번 혹은 몇년에 한번 김택수 선수가 실제 사용하는 등급의 라켓이 서너개쯤 흘러나올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버터플라이 코리아의 홈피에 공지조차 하지 않고 쉬쉬하면서 고수들의 입도선매로 구하기조차 어렵지요. 가격은 30~40만원을 넘깁니다.
    시판하는 김택수모델 라켓에 비해 특판 김택수 라켓은 볼이 임팩트될 때 라켓에서 오는 울림이 적고 나무의 탄력과 반발력, 볼이 묻히는 느낌이 훨씬 뛰어나다고 합니다. 펜홀더 라켓을 사용하는 탁구인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라켓인 셈인데, 김용빈 선생님도 펜홀더 그립이신가 봅니다.
    참, 같은 김택수급 라켓도 물건 들어오는 날 잘 골라서 사면 좋은것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날자 맞추기가 어려워서 문제이긴 합니다만...^^
  • ?
    나원규 2006.07.22 00:50
    [ afagom@gmail.콤 ]

    엇, 고교수님 탁구에도 조예가 깊으신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그냥 4만원짜리 키소히노키 목판(싸구려죠)에 3만원짜리 국산 하이텐션 라바 붙여 쓰고 있는데 흐흐, 히노키 아닌 놈하고 비교하면 차이가 좀 나죠. 히노키와 사이프러스의 차이가 카본부츠와 트레이닝 부츠 차이하고 같다 라고 하면, 아, 그 비교가 참 잘 맞는것 같은데요. 흐흐.
  • ?
    차재문 2006.07.22 11:16
    [ cjmcjm1@hanmail.net ]

    조무형 선생님 때문에 많은 정보를 얻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 ?
    윤일중 2006.07.22 12:40
    [ def@chollian.net ]

    "흑단이 싼 나무다." 라는 말은 "포르쉐가 싼 스포츠카이다." 라는 것과 비슷한 의미이군요.
  • ?
    김용빈 2006.07.22 15:21
    [ ybkim108@gmail.com.nospam ]

    [고형모 교수님] 교수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저도 펜홀더를 씁니다. 그 옛날
    80년대 탁구장 세대라서요. 하지만 쉐익핸드의 장점이 많은 것을 알기에 이제 탁구
    를 시작하는 아들녀석에게는 쉐익핸드를 쥐게 했습니다. 저도 아들도 버터플라이
    를 쓰지요. ^^ 미국에서 일반 소매점에서 펜홀더를 사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직
    접 회사에 오더를 해도 일본에서부터 실려오더군요 (싸구려 소비자용 제외).

    시판용 김택수 모델도 목탁만 (저희는 이렇게 불렀었습니다 ^^) 이곳에서는 23만원
    쯤 합니다. 실제 김 선수가 쓰는 모델이 두배가 안되니 살만한데요? ^^
  • ?
    김용빈 2006.07.22 15:26
    [ ybkim108@gmail.com.nospam ]

    버터플라이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유남규 선수는 싸이프레스 나무를 김택수 선수는
    히노끼 나무 라켓을 사용하는군요. 제가 사용하는 것도 싸이프레스인데 아주 마음
    에 들어하고 있는 중입니다. 히노끼목으로 만든 것을 써보면 또 달라지겠지요? ^^
  • ?
    박순백 2006.07.22 16:45
    [ spark@dreamwiz.com ]

    [윤일중 선생님]이 쓰시는 간략한 댓글들을 보면서 가끔 느끼는 것.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미학.^^
  • ?
    권세진 2006.07.22 17:26
    [ kesjin@nate.com ]

    춘양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사는 동네가 봉화랑 가깝습니다..
    춘양이라는 동네이름으로는 봄춘자와 양지바르다 할때 양자인데...
    이동네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 겨울에 무쟈게 춥습니다..
    겨울에 뉴스 보시면 자주 이름이 나옵니다...
    추운걸로 기록깼다고... ㅡㅡ;;
    하여간 마을은 소담스럽게 좋은데...
    날씨가 대략난감입니다....
    겨울에 알레스카 체험하러 놀러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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