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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2008.11.06 15:07

야생국화차, 구절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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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4243 좋아요 346 댓글 4
오늘 아침, 야생국화차를 마셨습니다. 국화차, 요즘은 국화차가 전에 비해 꽤 많이 보급이 되었기 때문에 언제라도 원하면 그 맛을 볼 수 있지요. 심지어는 티백(tea bag)에 담긴 국화차까지 있어서 맛은 좀 생략(?)하고 간편함을 추구하며 그걸 맛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생의 국화차를 마실 기회는 적습니다. 요즘 나오는 국화차들은 노란국화, 소위 "황국(黃菊)"이거나 산에 야생하는 산국(山菊)이 아니고, 대개 재배한 것이지요.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가을신선’이건 ‘고창국화’건 모두 재배한 것입니다. 그 맛이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게 재배한 것이라는 점에서 약간 아쉬움이 들지요.

가끔 그럴 듯한 야생 국화차를 마셔보고 싶은 생각에 산야에 핀 산국을 채취해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심지어는 집사람과 함께 한강변을 자전거로 달릴 때 방죽 외곽에 피어있는 조그만 노란 꽃송이의 산국을 보면서 그걸 따 오고 싶은 생각이...^^; 하지만 그것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에 해쳐서는 안 된다고 보고 그냥 오곤 합니다.(근데 지난번 라이딩에서 보니까 중년의 남자 두 분이 아주 큰 봉다리를 들고 그 산국을 채취하고 계시더라구요.-_-)  


- 미사리 자전거 도로 옆에 핀 산국 무리들.

하여간 야생국화차는 직접 만들어서 마셔보기 전에는 힘이 들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엔 진짜 야생국화차를 마신 것입니다. 그것도 노란색 산국이 아닌 흰색의 야생국화였습니다. 그게 향이 얼마나 좋던지, 정말 차이가 나더군요.


- 이걸 보세요. 야생국화를 뜨거운 물에 우려낸 것입니다. 아래의 재배된 산국의 모양과 비교하면 정말 차이가 나지요.



앞서의 흰 야생국화는 구절초(九折草)입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야생국화야로서 민간 약재로도 많이 사용되는 것이죠. 여름에서 가을 초엽까지 산에 들에 아름답게 피는 하얀색의 꽃. 지금도 많이 남아있긴 합니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꽃이 한창이었지요.

언뜻 보면 구절초와 똑같이 생긴 꽃이 있는데 그걸 쑥부쟁이라고 합니다. 야생화의 전문가가 아니면 꽃을 자세히 보지 않고는 거의 구별 못 할 정도로 비슷합니다. 그래서 대개들 착각을 하지요. 하지만 잘 보면, 두 식물의 잎이 다릅니다. 구절초 잎은 그 이름 그대로 아홉 개의 손이 나와 있는데, 쑥부쟁이의 잎 그냥 한 개의 조금 긴 잎으로 나와 있을 뿐이지요.

[사진]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차이

이 두 국화과의 식물은 어린 것은 삶아서 나물로 무쳐 먹고, 약재로 많이 쓰며,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처럼 차로도 만들어 마십니다. 하지만 이들을 산야에서 본 사람들은 많아도 그걸 어떤 형태로건 마실 것, 먹을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의 숫자는 적지요.



구절초 차를 마셔 보니 향은 국화와 비슷하지만 좀 더 향이 짙고, 깊으며, 이를 목에서 넘기기 전까지의 뒷맛이 좀 달다고나 할까요?? 하여간 대단히 매력적인 맛입니다. 이 꽃 자체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황국과는 달리 매우 산뜻하면서도 매혹적인 기품을 가지고 있고, 가을의 산야에 부는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그 깊은 향을 잃지 않는 꽃이니 그럴 법도 하지요.

저는 이 차를 마실 때 그럴 듯한 녹차 잔에 마시는 게 아니고, 그걸 머그 워머(mug warmer) 위에 올려둔 머그를 사용하여 마십니다. 사무실에서 운치를 찾아가면서 차를 마시기는 쉬운 일이 아니어서요.^^; 그리고 대개 이런 차는 머그 위에 뚜껑을 덮습니다. 그렇게 하면 찻물이 뚜껑이 없을 때보다 좀 더 높아지고, 찻물이 더 잘 우려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나중에 그 뚜껑을 열면, 그 뚜껑을 덮어놨던 동안 모여있던 향기가 한꺼번에 달려드니(?) 그 향기의 실체에 더 잘 다가갈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대개 국화차를 마시는 분들은 그 날 듯 안 날 듯한 가느다란 향기에 반하는 모양인데, 뭐 그것도 좋겠지만 그 좋은 향을 모아 한꺼번에 맡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위에 예시한 예전에 제가 쓴 글 중에 있는 구절초와 쑥부쟁이 관련 정보를 다시 읽어보니까 우리가 마시는 국화차(산국, 황국 등)는 구절초보다는 쑥부쟁이의 효능과 거의 같군요. 구절초는 한방적인 효과가 더 많고, 쑥부쟁이 역시 그런 효과가 있지만, 훨씬 더 국화차의 효능과 유사하다는 것이지요.

전에 두 야생국화에 관한 사진과 글을 올려놓았지만 일반 국화차에 익숙해진 지금, 구절초차를 마시면서야 그런 걸 알 수 있게 되었다는 거죠.ㅋㅋ

Comment '4'
  • ?
    변남석 2008.11.06 15:58
    [ icanq@dreamwiz.com ]

    야생국화와 산국이 더운물 위에서 자기 모습을 기억해 내니 참 신기하네요 야생국화는 정면인데 산국은 뒤집어진것이 더 많으네요 그림이 김정일이가 국화말린것을 벼개속에 넣어 자 건강을 챙긴다 해서 말린국화를 많이 샀던 일이 생각이나네요.
  • ?
    박순백 2008.11.06 17:21
    [ spark@dreamwiz.com ]

    아, 그러고 보니 얘네들이 형상기억을 더 잘하는 거네.ㅋ 그리고 김정일 관련 얘기를 듣고 그걸 샀다는 얘기가 웃긴다, 남석아.ㅋ 국화차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려면 내가 전에 쓴 국화차 관련 글을 봐.

    http://drspark.connect.kr/cgi-bin/zero/view.php?id=ski_talk&page=1&sn1=&divpage=1&sn=off&ss=on&sc=off&keyword=국화차&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864
  • ?
    이규녕 2008.11.07 10:48
    [ nyoung49@anmail.net ]

    박사님
    국화차 향이 멀리 제가 있는 사무실에도 모락모락 나는 아침입니다.

    만추! 늦가을 정취와 함께 따끈한 국화차 잘 어울리는 계절에 국화차의 향이 향기로워 오늘은 왠지 더욱 상큼한 기분으로 하루를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화 중에도 노란색 국화는 약이라고 하죠?
    그래서 예로부터 화전을 부쳐 먹던 전통국화로 그 향기가 유달리 우리를 즐겁게 하나봅니다.

    왠지
    노오란 국화 앞에 다가서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니 분명 거기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요소가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 발 국제금융 위기로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도 수출도 어렵고 내수 또한 침제 되어 다들 삶이 어렵다하는데,

    오늘아침 국화차의 향기처럼
    우리 몸에 강장제가 되어 온몸의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영양을 도와 체력을 증진은 물론 마음이 맑아져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모두가 행복한 마음으로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 ?
    변남석 2008.11.10 19:25
    [ icanq@dreamwiz.com ]

    흠인쇄해서봐야겠어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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