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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은 지방 자치단체장 선거로 모처럼 주중에 쉬는 날!
김준수 선생님, 시인 정덕수님과 함께 흑단 오카리나의 대명사인 ‘마름’「Mareum」을 방문하였다.
휴일인데도 우리의 취재를 도와주시기 위해 일부러 직원들이 나오셨다고 한다.

우리의 목적은 흑단 오카리나의 생산과정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었다.
흙으로 빚은 오카리나는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지만 나무로 만든 오카리나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일반 나무가 아닌 흑단. 나무 중에서 단단하고 고급스럽다는 흑단이라는 나무로 만든 오카리나라서 더욱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처음 수입해 온 원형 상태라고 한다.
나무가 워낙 단단해서 일반 톱으로 자르면 톱이 부러질 정도란다.
체인톱으로 잘라야만 제대로 자를수 있다고 한다.
원주민들도 도끼로 자른 상태 그대로 가지고 나와 수출을 한다고 한다.
나무를 채취하고 18년을 숙성(?) 시킨 나무란다



1차 제재를 한 상태의 목재.
제재를 하고 그대로 방치해 두면 나무의 결에 따라 크랙이 간다고 한다.
크랙 방지를 위해 비닐랩으로 감싸둔 것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비닐랩을 벗기고 찰칵~!
나무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듯 하다.



흑단으로 만든 상품 중 대표적인 악기가 클라리넷이다..
사전 지식없이 클라리넷을 살펴봤다면 거의 대부분이 플라스틱종류의 악기로 착각할 정도다.
너무 매끄럽고 섬세해서 가끔은 플라스틱이라는 오해를 받는 나무인 것이다.
마침 김준수 선생님에게 흑단으로 만든 클라리넷 대신 리코더가 있어 자리에 함께 했다.



데이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깍아준다는 엄청나게 큰 기계, CNC 데이터를 입력하여 두고 이 기계를 작동시키면 자동으로 입력 된 데이터 대로 형태를 가공하게 된다.
마름의 장준호 사장과 이재근 실장, 그 외 네 분의 디자이너들의 피나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꿈을 이룬 몽상가와 같은 형태일 수도 있을 법한) 제대로 된 오카리나를 제작하겠다는 열정이 완성단계의 데이타를 만들어 내기까지 수많은 시간동안 수정하고 또 만들고를 반복하다 보니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
포기를 해도 몇번은 포기를 했을텐데 · · · 대단한 집념이 아닐까 싶다.



1차 기계가 깎아주면 나머지는 수작업으로 해야 한단다.

작업실로 이동.
기계가 대량생산을 해내지 못한다고 한다. 하루에 2개 밖에 만들수 없단다.



섬세한 사포로 곱게 단장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촬영을 할 줄 알았으면 얼굴 맛사지라도 하고 올껄요~’하시는 마름의 인재 중의 한 분, 공예 디자인너!
마름 직원들의 프로필을 보면 웬만한 사람들은 명함을 내밀 수가 없을 정도다.
젊은 사장님을 비롯하여 모든 분들이 대단한 실력으로 똘똘 뭉친 가족같은 분위기의 회사다.



세심한 손길로 거친 부분을 사포로 다듬는다.



1차 사포질이 끝나고 위아래가 잘 맞는지 맞춰본다.



매끄럽게 된 것을 확인하면 목걸이를 걸 수 있는 고리를 끼워넣는다.
사다리꼴 모양으로 되어 있어 빠지지 않는다.
고리 하나하나에도 디자이더의 감각이 들어 있다.



정말 완벽하게 잘 맞는다



함께 동행한 시인 정덕수님도 카메라에 담는데 열심이시다.
카메라에 담는 순간은 시인이 아닌 목수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런지 · · ·
나무에 대한 상식이 대단하신 분이다.
바람소리를 위해 진심으로 애써주시는 바람소리의 보물같은 존재이시다.



또 다시, 사포질 · · ·
나무의 질도 살리고, 결도 살리기 위해 사포질을 특히 많이 하게 된단다.
기계도 대량생산하기 힘들지만 수작업을 해야 하는 과정도 섬세해서 대량생산이 어렵단다.



사포로 마무리 한 다음, 위 아래를 붙이고 고무줄로 단단히 묶어 두어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잘 붙지 않아 사이가 벌어질 수도 있단다.



사포질이 끝나면 「Mareum」이라는 마름의 라벨을 붙인다.
라벨에도 디자인 회사다운 섬세함이 보인다.



좀 더 뚜렸한 모양으로 잡아봤다.



락카샌드를 1차 칠한 후 건조시키는 과정이다.
처음 봤을 땐 여러개의 솟대를 세워 놓은 듯 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여러가지 형상을 상상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샌드락카 후에 다시 사포로 다듬어 주어야 한다고 한다.
여러개 중 색이 다른 하나가 사포까지 끝낸 상태로 다음 진행을 대기하고 있다.



마지막 단계인 락카 · · ·
환풍기를 꼭 틀어 놓고 해야만 하는 작업 · · · 카메라 렌즈에 도장용 락카가 묻으면 곤란 하다며 빠른 촬영을 하라신다.



모든 과정을 끝내고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줄 주인을 기다리는 완성품들이다.
모양도 모양이지만 소리가 맑다..
나무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가링으로 만든 오카리나도 자리를 함께 했다.
흑단 오카리나도 멀리서 보니 플라스틱처럼 보인다.



흑단 오카리나가 탄생 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수없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나누신 두 분이다.
김준수 선생의 연주를 아주 흐뭇한 눈빛으로 바라 보고 계시는 장준호 사장 · · ·, 김준수 선생의 악기에 대한 조언을 아무런 거부감이나 반발없이 100% 수용하시면서 꾸준히 좋은 악기를 만들고자 하신 분이다.
흑단 오카리나는 두분의 작품이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번 동행에서 흑단의 성질에 대해 잘 알수 있었다.
다른 나무의 오카리나는 많이 찾아볼 수 있어도 흑단으로 제작한 오카리나를 찾기 힘들었던 이유도 · · ·
이번 일본 수출도 흑단의 매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렇게 공력을 많이 들여 나온 악기를 바람소리에서 선물로 받았으니 · · · 우린 더욱 소중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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