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惡緣)도 인연(因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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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惡緣)도 인연(因緣)이다.
다시 일요일, 신자인 고성애 집사를 명성교회에 데려다 주고 난 카페 블랑(Cafe Blanc)에 왔다. 교회 부근에서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연(緣)에 대해 생각해 본다.
페친 소순식 선생의 포스팅에서 발견한 말이다. "인연의 반대말은 '상처'일 게다." 그 구절을 발견하고 든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인연이 아니면 상처. 맞는 말."이란 댓글을 남겼다. 인연엔 양연(良緣)과 악연(惡緣)이 있다. 각기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의 의미이다. 당연히 악연은 상처를 가져온다. 하지만 소 선생은 그걸 "인연의 반대말은 상처"라고 표현했다. 인연인 줄 알고 만난 사람이 상처를 주었기에 그리 표현한 것이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인연 아닌 모든 것이 다 상처가 되었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내게도 인연, 그것도 양연으로 알았던 관계가 결국은 악연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있었다. 차라리 인연으로 연결되지 않았더라면 서로에게 더 좋았을 그런... 참으로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난 김영삼 전 태통령의 팬이 아니다. 그분이 국수를 좋아했고,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에서 점심으로 국수를 대접했다는 얘길 듣고 흔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 정도가 고작. 그리고 나중에 내가 좋아하는 양재동의 안동국시가 그분과 연결된 스토리(청와대 국수 전문 주방장이 그 업체를 차렸다는...)를 가지고 있는 걸 알고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정도.
근데 김 전 대통령의 "악연도 인연이다. 그 인연의 끈도 놓지 않고 지키고 있으면 언젠가는 그로부터 도움을 받을 날이 있다."는 말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정치를 하다보면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 그러다보니 그분은 수많은 인연을 만났고, 그중에 숱한 양연과 악연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를 위해(?) 그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이리라.
악연으로 생각된 인연임에도 그걸 끊지 않고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나 김 전 대통령이 그런 생각을 견지하고 있었다는 건 그분의 통이 크다는 걸 알게 한다. 역시 큰 일을 한 사람이라 하해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그조차도 정치색이 깃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가끔 양연으로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김 전 대통령의 말을 되새기며 사는 박종서 선생 같은 인격을 가진 페친도 있다.^^)
인연이 아니면 상처가 될 수 있지만 그 상처를 아물게할 일이 생겨 양연이 되면 좋겠다. 악연도 인연이니 그 끈을 놓치 않았을 때 그게... 그리고 한 가지, 그 인연이 악연이 되도록 한 게 나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다. 왜냐하면 그런 경우 내 작은 실수로 인해 친분관계가 악화되고 그래서 인간관계가 끊기고 결국 악연이 된 적도 있었기에...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전생, 현생, 내생, 삼생의 인연"이라고 한다. 그러니 옷깃만 스쳐도 인생 80세로 생각하면 80x3=240년의 인연이라는 것이다. 옷깃만 스쳐도 그렇다는데 깊은 인간관계로 맺어지는 사람들의 인연은?? 그러니 인연을 하찮게 생각하면 안 될 것이다.
이선희 "인연": https://youtu.be/HY_ICHywuqY
* 오늘도 용산구 청파동의 갤러리/카페 마다가스카르에 와있다. 집사람의 "Since 2019" 전시회를 보러 오시겠다고 한 분들이 많아서... 특히 내 대학선배인 원로배우 한지일 형도 오기로 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 소순식 선생과 나도 오랜 인연, 양연.
사진은 소 선생이 10월 유럽 여행 중에 찍은 한 컷. 아주 멋진, 스타일리쉬한 사진이다. — 함께 있는 사람: 소순식
- 스킨스쿠버 분야의 전문가 박종서 선생. 지난 10여년 매년 개최된 사랑나눔스키캠프에 시간과 기부금을 내고 멘토로 참여하여 차상위 계층의 청소년들에게 스키를 가르치기도 한 착한 분. — 함께 있는 사람: 박종서
- 원로 영화배우/영화 제작자 한지일(본명 한정환) 형. 10/13 오후에 갤러리/카페 마다가스카르(용산구 청파동)에서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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