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간의 영국 음식 체험기...영국음식은 과연 맛이 없는가?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지만, 제가 회사일로 스코틀랜드에 온 지 벌써 7개월이 넘어갑니다.
스코틀랜드에 오기 전에 이미 영국 요리는 맛이 없다못해, 심지어 표준화된 맛의 대명사인 맥도널드와 스타벅스마저 영국에서는 맛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만, 별다른 양념없이 단순히 찌고, 굽고, 튀기는 요리인 이곳 요리가 다행히도 제 입맛에는 제대로 맞습니다.
영국 음식을 이해하려면 이 나라의 몇 가지 특징을 이해할 부분이 있는데, 이 곳은 기본적으로 일조가 적어 과일이나 야채가 많지는 않지만, 대신 넓은 초원에서 자라는 소, 닭, 돼지 등 1차 축산품과 치즈/버터 등의 품질이 매우 좋고, 대구, 연어 등 자연산 생선과 자연산 버섯, 그리고 감자 당근등의 뿌리 곡물/야채의 맛도 한국보다 맛있는 것 같습니다.
커피가 상당히 대중화된 요즘에도 영국은 기본적으로 차를 마시지만, 여기에 꼭 우유를 타서 부드럽게 마시는 문화입니다. 그래서인지, 영국의 커피는 진하지 않은데, 그 대표적인 맛이 히드로 공항에서부터 만날 수 있는 COSTA 커피입니다. 조금 강한 커피를 찾고자 하시면, 스스로 이탈리아 출신임을 강조하는 CAFE NERO의 커피를 찾으시면 됩니다. 이곳에서도 커피를 주문할 때는 꼭 '우유를 넣지 말아달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곳 사람들은 커피건 차건 기본옵션은 신선한 우유를 넣어 마시는 것입니다.
유럽의 아침은 빵/버터 위주의 대륙식(컨티넨탈)과, 컨티넨탈 메뉴에 소시지, 계란, 베이크드 빈, 구운 토마토 등이 추가된 영국식 아침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컨티넨탈식 혹은 미국의 시리얼, 오믈렛 위주의 아침에 비해서, 영국의 아침은 훨씬 맛있고 균형잡힌 식단인 것 같습니다. 영국내 어느 호텔에 가더라도 아침은 아래 메뉴 중 하나라도 빠지진 않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영국식 메뉴에 블랙푸딩과 스코티쉬 스콘 등이 추가 됩니다.
점심은 대부분 샌드위치, 커리, 파스타 등을 주로 먹고, 각종 야채들을 푹 삶아 만든 스프 등을 간단히 먹습니다. 사진은 회사내 식당에서 이것 저것 제가 요구하는 대로 대충 쑤셔 만들어 준 샌드위치입니다. 샌드위치의 원조국이라 그런지, 플레인해보이는 빵이 씹을수록 맛이 나고, 햄, 치즈 등의 기본 맛이 있어서인지 보기엔 정말 투박한데 7개월 내내 먹어도 물리질 않습니다. 아무런 소스가 없습니다만, 무슨 소스를 넣는다면 재료의 본 맛이 훼손될 것 같은 담백한 맛입니다.
감자구이도 점심메뉴로 많이 먹는 메뉴 중 하나인데, 감자 자체만으로도 고소합니다만, 여기에 버터나 치즈를 얹으면 끝내주는 맛이 나옵니다. 사워크림도 얹긴 하는데, 영국에서는 사워크림이 그리 파퓰러한 옵션은 아닌 듯..
영국의 저녁은 스테이크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 방목되어 초원의 풀만 먹고 자라서 인지, 마블링은 없습니다만, 고소하고 느끼하지 않으면서 씹는 맛이 제대로입니다. 어느 음식점을 가더라도 스테이크의 품질은 거의 비슷하고, 가격도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외의 저녁 메뉴로는 사슴, 토끼, 양, 연어, 닭간 등의 단백질을 주로 먹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등심 스테이크이고, 이곳의 미디움로는 미국이나 한국의 미디움 정도인 듯..
스코틀랜드의 저녁 메뉴는 조금 더 터프합니다. 여기에 에일 맥주를 곁들이면 진정코 수컷스러운 브레이브하트 스코틀랜드의 음식이 됩니다.
이태리, 스페인, 프랑스등의 요리와 비교하면 그 가짓수나 화려함이 비교되긴 합니다만, 영국 음식의 특징은, 서민층이나 상류층이 먹는 음식이 크게 다르지 않고, 재료의 맛을 잘 살린 (아마 토마토, 향신료, 와인 등의 소스 재료가 풍부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을 듯) 요리법이 특징이고 매력인 것 같습니다. 영국, 특히 스코틀랜드의 음식은 강원도의 음식과 같은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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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없다라기 보단, 오히려 매우 맛있습니다^^ 스코티쉬는 그 경우 당연히 프랑스 응원합니다. 심지어, 버버리도 잘 안 입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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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계 미국인과 영국-이탈리아 축구 보는데
사정없이^^ 이탈리아 응원하더란...
참 신기하더란...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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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했어요.
스코틀랜드로 가셨군요? 제수씨도 같이 가셨나요?
무지 부러워요.ㅠㅠㅠㅠ에딘버러에 계시면, 엊그제 끝난 라이더컵이 열린 글렌이글도 가 보시고
TT Race가 열리는 Isle of Man도 가 보세요. 사진도 많이 찍어 보여줘요.2~3년 계시나요?
빈대붙으러 갈 수 있으면 무지 좋겠단...ㅠㅠ음식은 그 곳 사람들 발음 만큼이나 터프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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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계시죠? 전 글라스고우입니다. 에딘버러보다는 터프한 동네죠.^^
라이더컵은 지난주 하이랜드 가는 길에 봐서 들러볼까 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초만에 포기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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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브레이브 하트 찍었다던 하일랜드.
질문...
하일랜드는 스털링, 퍼스 위쪽을 통칭하는 거예요,
아니면 진짜 네스호 위의 꼭대기 쪽을 말하는 거예요?
여튼, 사진 많이 찍어서 자주 좀 올려주세요.
그 동네 무지 가고 싶어하는 1인.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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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도 아시고 스코틀랜드에 대해서 잘 아시는군요... 퍼스 근처만 가도 터프한 하이랜드 분위기가 확연합니다.. 실제로 퍼스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나오는 위스키 디스틸러리가 모여있는 지역의 위스키를 하이랜드산이라고 하는것을 보면, 그 즈음 부터 하이랜드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
영국 음식, 제 입맛에도 딱 맞을 듯.
물론 저의 경우, 스테이크는 겨자 소스는 하나 추가하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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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역사의 스테이크용 겨자소스 브랜드가 있는 것을 보니 여기 애들도 겨자와 같이 먹긴 하는 것 같긴 합니다. 물론, 식당에서는 버섯 소스 등 몇 가지 직접 만든 소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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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몇몇 나라 가보지 못했습니다만은 누군가 저에게 정말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스코틀랜드를 꼽을만큼 그리운 나라입니다. 눈오기 직전의 꾸무럭한 날씨나 비가 부슬 부슬 오다 말다 하는 청승맞은 날씨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스코틀랜드와 에딘버러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인데요 (글래스고우는 지나가기만 해봤습니다) 음식 사진이 주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을 보니 또 울컥합니다 (절대 스코틀랜드 여행에서 만났던 연예인 같은 두 일본 여성 생각 때문만은 아닙니다 ^^).
이제는 가족과 함께 저곳에 가보고 싶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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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딘버러 페스티벌, 환상 그 지체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비올 때, 시내에서 바보 자켓산거 지금도 입고 있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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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음식이 소문 만큼 맛이 없진 않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그런데 정말로 영국과 프랑스 축구 경기를 하면 스코틀랜드에서는 프랑스 응원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