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얘기
2015.06.15 14:23

화석정의 일부를...

profile
조회 수 659 좋아요 0 댓글 1

난 파주의 화석정을 좋아한다. 그것은 율곡 이이의 5대조가 세웠고, 임진란 시 선조가 임진나루를 거쳐 의주로 몽진할 때 건너간 강가에서 올려다보이는 정자이다. 현재의 정자는 박정희 정권 시에 고증에 따라 복원한 것이다. 그러니 건물로서의 화석정은 기껏해야 그 역사가 몇 십 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뭐 그게 대수인가? 그 건물에 깃든 정신이 더 중요한 것인데... 어차피 세월이 아주 길게 지나가면 초기의 실물 화석정이 지어진 시기나 그게 복원된 시기나 관계 없이 오래 전의 역사적인 건물로 인식될 것이니...

 

화석정이 복원될 때 버려진, 단청이 다 썩고 삭아버린 쪼가리 둘이 초당의 한 구석에 있다. 어쩌다 고개를 들어 그걸 볼 때, 난 율곡 이이가 8세에 지은 시, "화석정"을 떠올리곤 한다.

 

 

 

 

아래는 터져있는 초당 천장 한 구석의 화석정의 흔적들 두 개.

 

 

hwasokjjung_4805.JPG

 

hwasokjjung_4803.JPG

 

 

hwasokjjung_4804.JPG

 

 

지연이와 함께 갔던 그 화석정의 기억도...

 

 

 

花石亭

 

 

숲속 정자에 가을이 깊으니,
시인의 시상은 끝이 없구나.
먼 물줄기는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도다.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 내고,
강은 만리의 바람을 머금었도다.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고?
소리가 저녁 구름 속에 끊어지도다

 

林亭秋已晩
騷客意無窮
遠水連天碧
霜楓向日紅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塞鴻何處去
聲斷暮雲中

 

이걸 누가 8세 소년이 지은 시라하겠는가?

 

조선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천재였다고 불리는 그 답게 멋진 시이다.

 

Comment '1'
  • ?
    최경준 2015.06.16 15:14

    몇 주 전에 화석정을 가보니 화석정 보수공사가 진행중 이었습니다.

     

    인근에 율곡이이상상공원, 율곡습지공원이 있어서 답사차 갔었는데요

    화석정에서 볼수있는 임진강의 굽이치는 경치는 참으로 한 폭의 그림 이었습니다.

     

    주변에 율곡이이수목원 조성 공사도 진행 중이더군요.

     

    쓰고보니 박사님 본문의 내용과는 성격이 틀린 생뚱맞은 댓글이 됐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2719 잡담 2019년 한글날 - 나의 각오 file 박순백 2019.10.10 266 0
2718 잡담 (박)예린이의 영화촬영장 방문과 파주 프로방스촌 앞 베로키오 카페 file 박순백 2019.10.10 295 0
2717 문화 오픈유어스토리지 사진전 - 2 file 박순백 2019.10.02 220 0
2716 문화 오픈유어스토리지 사진전 - 1 file 박순백 2019.10.02 270 0
2715 문화 [동영상 스케치] 2019 한성백제문화제 - 2019/09/27(금)~29(일) / 올림픽공원 file 박순백 2019.10.01 179 0
2714 잡담 2019 한성백제문화제 - 2019/09/27(금)~29(일) / 올림픽공원 file 박순백 2019.09.27 180 0
2713 잡담 더 나은 피부를 위하여 file 박순백 2019.09.25 277 1
2712 잡담 (박)예린이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TV CF file 박순백 2019.09.22 540 0
2711 단상 2019년 추석 - 여름의 끝에서 맞은 이른 추석(09/13) file 박순백 2019.09.22 152 0
2710 잡담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참석 - 영화제엔 처음 가봤다.-_- file 박순백 2019.09.22 651 0
2709 잡담 스타벅스와 하워드 슐츠 - 진보주의의 네트워킹 회사 file 박순백 2019.09.18 237 2
2708 잡담 카페 1963 - 아침고요수목원으로 가는 길의 언덕배기에서 만난 깔끔한 카페 file 박순백 2019.07.10 3381 0
2707 잡담 아침고요수목원(The Garden of Morning Calm), 두 번째 방문과 동영상 후기 file 박순백 2019.07.10 615 0
2706 잡담 주변을 찍다. file 박순백 2019.07.10 310 1
2705 잡담 비신자와 리앤코 소프트 칫솔 file 박순백 2019.07.07 280 0
2704 잡담 아침고요수목원과 언덕 위의 카페 "모아이" file 박순백 2019.07.03 350 0
2703 잡담 마다가스카르 카페와 글로벌 패밀리즘의 사진작가 신미식 file 박순백 2019.07.03 256 0
2702 잡담 인생이 바뀌는데 왜 이런 책을 안 보지? 5 file 박순백 2019.06.19 1161 2
2701 잡담 장봉도의 낙조(落照) file 박순백 2019.06.19 438 0
2700 사는 얘기 너 다시 등산할래? file 박순백 2019.06.08 619 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43 Next
/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