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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용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흑백논리, 통합논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의식, 인종주의가 강한 우리 특성을 생각하면 다른 것은 부정적인 것, 틀린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동의어로 사용하게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단골문화도 우린 인정이라고 좋게 미화를 하지만, 실제로는 이방인에게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외국인에게 바가지 씌우는 관행이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남과 다른 것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관행을 따르기 때문에, 여러 명이 식사를 하면 당연히 먼저 시킨 사람과 다른 메뉴를 시키는 것이고, 반대로 우리나라의 관행은 특히 어른이 시킨 메뉴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 있지요. 다른 것을 시키는 것은 부정적인 행위, 틀린 행위라는 내면적 무의식이 작용하는 셈이지요.

결국 노옴 촘스키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언어가 인간의 내면, 사고를 지배하고, 단어의 용어정의를 어떻게 하느냐하는 권리를 사용하여 인간 사고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의 한 예로 봐야겠지요. 참고로 영어 일본어 사전에서 논리적(logical)이란 단어의 해설에는 영어 영어 사전이나 기타 외국어 단어 사전에는 전혀 없는 "독선적"이라는 표제어가 달려 있지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늘 인용한는 "무슨 무슨 품격"의 출처인 베스트셀러 소설 "국가의 품격"이란 책에도 이라크전을 일으킨 미국은 품격이 없는 나라이고, 논리는 이런 품격없는 나라 미국의 것이므로 배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려 있구요.

합리주의자를 공격하는 언론들이 주로 쓴 말도 너만 옳다는 식, 독선적이라는 것이지요. 그야말로 정답이 논리적, 합리적으로 정해지는 것에 반대하고, 이익지분에 따라, 더 심하면 무조건 더 권위가 있는(과거 운동권 서열, 과거 업적 서열, 심지어 학벌이나 지연 서열) 자신의 주관적 인상평가가 무조건 더 옳은데 받아 주지 않는 다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원이 무엇이냐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일본. 진보이든 보수이든 우리 사회의 주류, 지역유지 등이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주관적인지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그냥 무조건 이게 상식이고, 이게 옳은데 뭘 따지느냐는 식입니다. 우리나라가 수평적 리더쉽과 파로워쉽 즉 수평적 지위에서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규칙이 없는 나라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에 따라 수직적인 서열을 만들어야 편안한 상황이 만들어 지지요. 예를 들어, 학벌, 재산의 유무, 권력의 유무, 인맥의 유무, 성별, 나이순, 고객과 가게주인, 아르바이트생과 가게주인 등등 시시때때로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각양각색의 기준에 따라 서열을 만들고, 그 서열에 따라 항상 갑이 옳다는 문화이니까요. 당연히 서열이 먼저 정해지지 않으면 토론이나 대화는 불가능하건, 최소한 결론을 만들 수 없게 되지요. 즉 수평적 대화나 소통의 문화는 전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갑이 항상 옳다는 것은 하나의 주장이 상대방에 따라, 자신의 갑을 지위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하고, 같은 장소에서도,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자신의 이익에 따라, 심지어 자신의 기분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갑도 당할 수 있는 상황 즉 법원칙, 원리는 배척당하고, 형식적인 법, 추상적인 법조항, 관행만 남아서(하이컨텍스트 사회, 고배경사회, 집단기억으로 구체적으로 말해지지는 않지만, 어기면 비난을 받는 유교로 오인되는 관행을 모르면 대화가 안되거나 해석이 곤란한 문화권을 말합니다.), 사법권 등 추상적 조항의 해석자에게 과도한 재량권이 주어지고, 지배자, 인맥이 있는 자에 유리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차고도 넘치는 사회가 되어 있는 것이지요.

여기서 이너서클의 묵계를 어기고, 원칙, 법리, 변화하지 않는 정답을 얘기하면 당연히 독선적인 자라고, 왜 나하고 같이 나눠 먹으려 하지 않고, 국민에게 나눠주려고 하는냐는 공격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사전은 일본어 사전을 베낀 것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표제어를 보면 A라는 단어는 B라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정작 B라는 단어의 뜻은 A라는 뜻이라고 설명하는 순환설명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과연 우리 한글사전이나 한글이 해석가능한 언어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한글 사전의 수준을 보면, 개념어의 발달은 느리고, 조선시대에 쓰인 흔적인 있는 단어만 남고,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본식 억지 조어인 서양어 번역투 한자만 남아 있으며, 추상적인 상황어만 넘치는 상황이지요. 새로운 조어를 하지 않고, 무조건 기존에 존재하는 단어를 복합시켜서 사용하는 수준이지요.

문명을 끌고 가고, 세상을 끌고 가려면 어휘의 숫자를 더욱 늘려야 하며, 외래어를 대폭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전공분야, 학문의 전문용어를 일본식 조어가 아닌 서양어 원어수준에서 재검토해서 조어를 해야 하구요. 아무리 우리가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하려고 해도, 그 생각을 표현하는 틀이 되는 글자가 제한되어 있다면 문제이겠지요.

우리가 한글맞춤법, 국어문법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 일본이 20세기 초반 미국의 구조주의 문법이론을 받아들여 한자어로 표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문법이 정해져 있다는 큰 틀의 사고이지요. 그래서 언어순화론을 통해 새로운 조어, 새로운 한글의 사용을 막아야 한다고 하구요. 그런데 언어의 특성이 "신생, 성장, 소멸" 아닙니까? 거기에 반해서 조선시대 글자 사용 기록, 그것도 일본에나 존재하는 문헌들에 의존해서 한글 맞춤법을 고정화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노옴 촘스키의 변형생성문법이론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일본식으로 배우는 한글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수많은 영영사전을 비롯해 외국의 원전들이 너무나 많은데 도대체 언제까지 일본인의 사고의 틀에 갇히어서 사고할 것입니까. 교육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뀌어야 하는 것 투성이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녀의 대학입학을 위해 모든 새로운 시도를 포기해야 하는 세상은 말도 안되는 것입니다. 일본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 절대 일본을 이길 수는 없는 것이지요.

Comment '2'
  • ?
    Kinetic09 2016.08.29 10:16

    좋은 글입니다.

    다만 '한글'과 '우리 말'의 구분이 좀 더 잘 되었으면 더 좋았겠습니다. 한글은 글자이지요.

  • ?
    사로 2016.08.30 13:20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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