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09-30 세 살 어린애의 모습을 보며...
집에 있는 대형 스피커(탄노이 웨스트민스터) 위에 집사람이 올려놓은 사진을 보며 감회에 젖어 그걸 사무실로 들고 왔다. 그리고 그 사진을 400DPI의 크기로 스캔했다. 당시만 해도 아날로그 사진만 있던 시절이라 그 사진은 프린트된 것이었고, 그래서 스캔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원본 사진의 뒷면을 보니 코닥칼라 페이퍼에 코닥칼라 두산현상소에서 인화를 한 것이다.
- 사진의 표시를 보면 1987년 9월에 찍은 것이나 현상 및 인화는 10월에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사진은 1984년생의 아들놈 현근이의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보면서 감개무량한 것은 현근이의 둘 째 딸아이가 이제 당시의 제 아빠 나이와 비슷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 이건 원래의 사진을 스캔한 후에 구도를 좀 바꿔 크롭한 사진이다. 카메라에 의해 설정된 날짜 표시가 원래는 이 사진의 잘라져 버린 오른쪽 부분 아래쪽에 있던 것이다.
아래가 이제 곧 세 살이 되는 현근이의 딸 예린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 자전거 라이딩에서 돌아와 찍은 사진이다. 세월이 흘러 위의 꼬마는 아빠가 되고, 그의 딸이 우리 집에 와서 놀다 간다.
이제 한 세대를 훌쩍 건너 뛴 것이다. 세월은 지나고 보면 빠르지만, 그 과정에서는 그렇지 않다. 삶이란 게 녹녹한 것이 아니다 보니 과거가 그리우나 되돌아가라면 그러고 싶지 않은 게 그것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 '과거로 간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낫긴 힘들 것'이라는 자신의 한계에 대한 인정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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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를 훌쩍 건너 뛰었다고 하니 저도 기억이 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2년전 지인이 볼티모어에 있어 방문차 갔다가 바로 그 옆에 있는 워싱턴 D.C. 에 가서 그 유명한 링컨상 앞 계단에서 아들 녀석이 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정확히 대학 2학년이 되던 해 8월에 똑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고 아들 녀석도 대학 2학년 8월에 아버지랑 똑같은 장소에서 (그것도 흔히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사진을 찍는 것을 보면서 한 세대가 돌았다는 느낌을 받고 기분이 오묘했던 생각이 납니다.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갑니다. 조금만 있으면 박현근 군의 자녀들의 나이가 제가 현근군을 처음 만났을 때의 나이가 되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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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근씨는 꽃미남이네요.ㅎ
예린이의 얼굴에서 박사님과 고박사님이 보이는건 저만 그런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