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계신 묘역의 사진들을 사촌형이...
참 난 불효다.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 특별히 효도랄 만한 일을 한 게 없다.
원래 살아생전에 효도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효도를 했던 것 같다. 물론 부족한 게 많았던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카톡을 통해 아래 사진들을 사촌형으로부터 받으니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불효라는...
박 씨 가문에서 돌아가신 아버님을 위해 세워준 공적비가 있는 우리 밀성공파 박 씨 묘역의 일부. 현재 미사지구로 개발되고 있는 고향 황산에서 이포보 쪽으로 옮겨간 묘역이다. 지난 시제에 다녀온 곳인데, 당시엔 종중회관과 몇 개의 묘가 옮겨지고 있었고, 황산의 전체 묘역에 있던 묘들이 계속 옮겨지는 중이었다. 이 공적비도 다 해체된 채로 새 묘역 한 켠에 놓여있었다.
시제 이후에 거길 안 가 보면 왠지 후회될 듯하여, 두 번이나 그곳을 찾아가 보려고 노력했었다. 근데 웃기는 건 여주 대신면의 그 묘역에 한 번 가 봤으니 나중에 쉽게 찾아올 수 있으리라고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 대신면의 묘역 지척에까지 가서도 찾지 못 하고 왔다는 것이다.ㅜ.ㅜ 집사람과 이포보에 차를 세우고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길 다 둘러봤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더 웃기는 일은 그 다음이다. 여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로 그곳에 갔었다. 계전2리라는 얘길 듣고 거기 가서 찾았는데도 못 찾았다. 사촌형이 내가 그곳에 가서 묘역을 찾던 두 번 다 내 전화를 받고 그곳이 어디있는가를 알려주려고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못 찾은 것이다.
사촌형이 지난 토요일에 묘역에 가는 길에 사진을 찍고, 그곳의 주소를 내게 알려주었다. 그간 많은 것들이 정비되어 있었다.
이젠 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했으니 기억에만 의존해서 멍청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내비게이션을 동원해서 제대로 밀성공파 묘역을 찾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한 편 마음이 찝찝하고, 그래도 사촌형의 이런 전갈을 받기 전에 그곳을 두 번이나 찾아가려고 노력했다는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삼는다.
- 종중회관이 있는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면 이런 17대 조상님을 비롯한 상위 여러 기를 위한 묘역이 있고, 우리 가까운 일가들을 위한 쫄병들(?)의 묘역은 그곳에서 조금 더 뒤로 돌아간 위쪽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
집안 분들이 묘역에 가서 정비 상황을 둘러볼 때 사촌형이 찍은 사진들이다. 이젠 나도 집안의 연장자 중 하나라 저런 자리에도 가 봐야 하는데...-_-
곧 이 묘역도 전처럼 푸른 잔디로 뒤덮이겠지. 하지만 이렇게 반듯하게 정렬된 묘역은 맘에 들지 않는다. 수백 년에 걸쳐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있었던 예전 황산의 아름다운 묘역이 기억에 선하다. 하지만 이젠 돌이킬 수 없는 나날들이다.
다시 한 번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까지 대동하고 이곳에 가봐야겠다. 차로 가면 멀지도 않은 여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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