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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실패 하더라도 앞으로 나가야 한다. 실패가 쌓여 그 실패를 딛고 일어서서 앞으로 전진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야 한다(의열단장 정채산(김원봉))",  2016. 9. 18, https://www.facebook.com/kkiim525/posts/10208816336700104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실패내성이론(learned failure tolerance)이라고 하지요. 계속해서 실패를 경험하면 내성이 쌓여서 의례 실패할 것이라고 좌절하며, 절대로 저항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일데 강점기, 이승만, 박정희 독재, 그 이후 권위주의 정부 시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에 학습된 것이지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일본식 처세술이 바로 싸움닭 키우기, 황태자 키우기입니다. 삼성가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을 키운 방식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즉, 살면서 실패를 경험하면 실패내성이 학습되므로, 노련한 노계 싸움닭을 데려와 키우는 싸움닭 후계자와 싸우게 하면서, 노계가 이길 것 처럼 보이면 개입해서 지게 만드는 것을 반복해서, 후계자가 싸우는 방법만 익히고 실패는 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싸움닭 키우기 이론의 단점은 바로 일본의 실패, 삼성 이재용의 실패사례에서 보듯 진정한 실력자와의 싸움판에 나가서 실제로 한 번 지면 극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심리학에선 실패내성이 아니라 건설적인 실패내성(constructive failure tolerance)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건설적인 실패내성이란 특정 유형의 사람이 가진 특징으로 실패를 하면 오기를 내서 더 덤벼들고, 더 열심히, 끊임없이 덤비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사람 유형은 경험을 많이 할수록, 실패를 경험할수록 오히려 약이 되지요. 다만, 실패경험을 가진 사람이므로 대기만성형의 인물일 수밖에 없고, 이들은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일수록 절대적인 다수의 사회경험 즉 실패 자체를 많이 경험할 수 없으므로 진가를 발휘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건설적인 실패내성을 가진 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 조직, 그룹, 회사가 드물기 때문에 영원히 진가를 발휘하지 못 하고 사라질 경우도 많다고 봐야겠지요. 이건 교육으로 키워질 수 없는 인재인데, 패자부활전이 없고, 학벌, 지연, 인맥 등으로 진입장벽이 쳐져 있는 권위주의 사회의 특징상 고시제도와 같이 제한 경쟁 후 신분보장과 고사 이외 인재양성, 인재진입 기회가 없는 비경쟁사회의 특권보장의 장막 속에서 설 자리가 없는 것이지요. 이것이 권위주의적 인물 중심으로 운영되는 비합리주의의 극치인 동북아 4개국의 공통적인 문제이지요.

물론 인지행동심리학이나, 인지행동교육학에서는 1:1 교습을 통해서 항상 아이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고, 그 아이의 실력보다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제시하여 도전시킴으로써 가급적 좌절을 가져오는 실패내성이 학습되지 않도록 하면서, 실패하더라도 오기를 내서 재도전을 할 수 있도록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고, 케어하는 주변의 가족들의 지원, 칭찬 등등으로 건설적 실패내성이 쌓이도록 한다는 교육목표를 만들어내기도 했지요.

창업지원에 있어서도 결국 싸움닭 키우기 식의 재벌3-4세 육성 프로젝트에 온갖 국회입법지원과 언론지원이 타당한 것인지, 끊임없는 패자부활전과 단계별 지원, 내수시장 육성을 통한 시장에서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지원을 받게하는 것이 옳은지 실험이 필요해 보입니다.

Commen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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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Spark 2016.09.18 18:23

    삼성의 후계자 교육 방식이 그런 거였군요.^^

    근데 다양한 방식들이 그 나름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또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

    그걸 어떻게 조화롭게 받아들여 적용할 것인가는 여전히 문제로군요.

    그래서 이런 문제는 자주 화두에 올려야할 것 같습니다.

  • ?
    사로 2016.09.19 01:04
    결국 심리학, 교육학의 발전이 중요한데, 우린 이걸 학문으로 제대로 발전시키는 나라가 아니라 그냥 외국에서 이론이 소개되면 그냥 십년을 뒤쳐져 가면서 국내에 이론으로 받아들이는 수입학문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새로운 이론이 확립되더라도 국내에서 그 이론을 전공한 학자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패러다임이 변화하여 구체제가 되어버린 이론을 단지 그것을 주장하는 학자가 주류이고 힘이 있다는 이유로 새로운 이론을 비하하고 저항하는 힘이 더세게 작용하는 것이 문제지요.

    이런 저런 실험을 거쳐 누구나 실패해도 오기를 부려서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 셈이지요. 다만 저는 여기에 한국 어머니의 모성애, 즉 무조건적 지지와 사랑, 사형수 아들조차도 자식으로 사랑하는 지지가 굉장히 큰 힌트가 되라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우리 어머님들이 자기 자식과 타인을 구별해서 차별적인 모성애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지만요,
  • ?
    여름엔골프 2016.09.19 10:17

    최선생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만, 사족을 달겠읍니다.
    "삼성 이재용의 실패사례에서 보듯 진정한 실력자와의 싸움판에 나가서 실제로 한 번 지면 극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동의할 수 가 없읍니다. 실패사례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요 ?

    글로벌 기업에 30년간 몸담고 있으면서 삼성측과 30년 넘게  업무관계를 지속해 왔지만,  삼성은 쉽게 폄하할 수 있는 회사는 아니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

  • profile
    일월여신|한상률 2016.09.19 12:38

    삼성 등 대기업의 족벌 세습 경영은 중국의 황제나 비슷한 존재 같습니다. 삼성은 상장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창립 일가라도 실제 권력은 보유 주식 수를 넘지 못합니다. 다른 대기업도 창립일가의 보유 주식은 얼마 안 되지요. 그래도 그룹을 지배하는 이유는 황제는 황제로 모시면서 실제 권력을 가지고 휘두르는 사장, 부회장, 이사 등 직함을 지닌 경영진들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정 경영을 잘못하면 주주총회에서 힘 모아 잘라 버리면 그만인 게 총수인데 대주주, 경영진이 뭐 두려울 게 있겠습니까. 잘못하면 자기 탓이 아니고, 잘 하면 총수와 자신 모두 이익을 보니까 위험 무릅쓰고 굳이 총수 자리에 앉을 이유가 없는 겁니다. 창립 일가나 가신 격인 경영진 모두 그걸 잘 알고 있고, 서로 이용하며 해먹는 것 뿐이죠.

     

    덧붙여 우리 나라 대기업, 재벌들이 강한 이유는 회사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구성 인재가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혼인과 지연, 학연으로 법조-정치-재계가 견고하게 결합되어 있어서 온갖 특혜와 편법을 통해 문제점이 많은데도 굴러갈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실 경영으로 돈 모자라면 "공적 자금"이란 이름으로 국민 세금으로 메워주는데 기업이 왜 망해겠습니까?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밥먹듯이 어겨도 노동자만 손해배상소송으로 수억을 물어내라 하고 감옥에 가지, 기업주는 아무 일 없거나 잘 해야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있다는 게 한 예입니다.   

     

    창립자가 그런 게 싫으면 상장하지 말고 그냥 비공개 가족 그룹으로 유지하면 됩니다. 조립식 블록으로 잘 알려진 레고 그룹처럼요. 레고는 설립자의 손자가 3대째 회장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실제 경영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으며 그룹 운영은 전문경영인이 하고 있고 각 지역 법인들도 전문경영인이 맡고 있어서 회장 일가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지는 못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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