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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2015.08.07 17:08

새로운 개짓, 5DS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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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389 좋아요 0 댓글 3

지난 3개월 동안 3대의 카메라를 샀다. 하난 그냥 똑딱이, 하난 하이엔드 똑딱이, 그리고 마지막 하난 플래그쉽은 아니지만 풀 사이즈 CCD에 5천만 화소가 넘는 성능을 가진 것이다. 오래 전에 시작된 내 개짓(gadget)거리는 지금까지 계속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고교시절 나의 꿈은 일안리플렉스(SLR) 카메라를 가지는 것이었다. 당시는 레인지 파인더식 카메라의 시대였는데, 난 겨우 올림푸스 펜(Olympus Pen)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SLR 카메라가 나타나 내 심경을 어지럽혔다. 당시에 나온 아사히 펜탁스 스포트매틱 SLR 카메라가 그 원흉이었다. 대학에서는 사진학 개론과 포토 저널리즘을 필수 전공 과목으로 이수해야했다. 내가 다닌 신문방송학과(현 언론정보학과)에서는 보도와 광고 때문에 사진도 열심히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좋은 카메라가 필요했다. 사진 과제물을 낼 때는 할 수 없이 어머니 친구가 경영하는 사진관의 카메라를 빌려 사진을 찍어야했다.

 

그 후에 내가 사회에 나오기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꿈의 카메라라는 면에서 내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1980년도에 그보다 훨씬 좋은 SLR 카메라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학졸업생의 대기업 월급이 25만 원 정도하던 시절에 무려 55만 원짜리 Nikon F2AS를 구입한 것이다.(나중에 외장 모터드라이브도 구입했다.) 그 후에 F3(+모터드라이브) 카메라를 사기도 했고, FM, FE 등의 서브 카메라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 A(nalogue)SLR의 시대를 니콘광으로 보내고, DSLR의 시대에는 캐논으로 변절(?)하여 2004년에 EOS 1D Mark II를 구입했다.

 

이 820만 화소의 1D Mark II 이후, 2008년 9월에 출시된 풀사이즈 CCD에 2,010만 화소를 가진 Canon EOS 5D Mark II를 구입한 것이다. 근데 개짓(gadge)거리를 좋아하여 새 카메라 바꿈질을 무지하게 하는 내가 이 한 가지 카메라는 참 오래도 썼다. 2015년 8월 초에 이르기까지 그걸 써 왔으니 말이다. 그 중간에 5D Mark III가 출시되었지만 별구미가 당기지 않았기에 한 개의 DSLR을 그처럼 오래 쓴 것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난 5D Mark IV가 나오길 고대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그건 출시되지 않았다. 캐논 팬의 입장에서는 그게 매우 아쉬운 일이다.

 

 

DSC03734.JPG

 

위의 카메라 사진을 보면 렌즈와 후드가 무척이나 낡았다. 하긴 이것들은 내가 2004년에 4월에 한국 출시된 Canon EOS 1D Mark II를 구입할 때 함께 구입한 것이니 이 정도로 낡을 만하다. 하긴 뭐 5D Mark II도 바닥 쪽은 아래 사진처럼 칠이 많이 벗겨졌을 정도로 낡았다.

 

 

IMG_6082.JPG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면 렌즈는 낡았는데 카메라 바디는 아직 멀쩡해 보인다. 그게 멀쩡해 보이는 이유가 있다.

 

 

DSC03739.JPG

 

DSC03737.JPG

 

검정 바탕에 Canon이라는 흰색 로고에 눈이 팔려서 잘 안 보이는 곳에 비밀이 있다.^^ 흐려서 잘 안 보이는 그곳 오른쪽에...

 

 

DSC03736.JPG 

 

 

바로 2015년 6월에 출시된 Canon EOS 5Ds이다. 이게 낡은 렌즈와 후드를 장착해서 바디마저도 시원찮게 보였을 뿐이다.^^ Mark IV를 기다리다 못 해 그 대신(?) 나온 5Ds를 구입한 것이다. 5D 계열이니 당연히 풀사이즈 CCD이고, 무려 5,060만 화소를 가진 괴물 카메라이다. 그리고 이 카메라는 내 돈을 주고 샀지만, 이건 내 것이 아닌 집사람 고성애의 것이다.-_-

 

실은 5D Mark II도 실소유주는 집사람이었다. 그 카메라는 내가 더 많이 썼지만, 고고학을 전공한 집사람도 사진 찍을 일이 많아서 그 카메라를 필요로 했었고, 먼저 그 카메라를 사자고 한 것이 집사람이었다. 그래서 그건 집사람의 것이 된 것이다.(그러고 보니 그 카메라는 집사람 주머니를 털어서 산 것이라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었구나.-_-)

 

그런데 집사람은 뒤늦게 사진에 더 빠져 버렸다. 그리고 이젠 더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싶어했다. 곧 사진전을 연다는 조선일보사진교실의 일원으로 전시회에 아래 세 개의 사진을 출품하기로 했다.

 

 

buseto_trim_tone.jpg

- Dr. Kosa / Buseto, Italy. 2010

 

Kyelim.jpg

- Dr. Kosa / Guilin, China. 2015 : 이 사진은 나와 함께 중국 계림에 갔을 때 같은 자리에서 집사람이 5D Mark II로 찍은 것이다. 하지만 내 사진은 Sony RX100 Mark IV로 찍은 것이었다. 나중에 우리 두 사람의 같은 풍경 사진을 비교하니 역시 DSLR의 사진은 은은하면서도 디테일을 살렸는데, 소니 하이엔드 똑딱이의 사진은 채도가 높고, 콘트라스트가 강해서 쨍하니 촌스러웠다.ㅜ.ㅜ

 

 

amal671346-78.jpg

- Dr. Kosa / Amalfi, Italy. 2010

 

 

새 DSLR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고민이 있었다. 5Ds가 두 가지 버전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5Ds와 5Ds R인데 후자는 더 선명한 세부 묘사를 위해 로우 패스 필터 기능을 억제한 것이다. 그리함으로써 해상력과 색 재현에 초점을 맞추고, 위색과 모아레 현상을 감소시킴으로써 고유의 해상도를 최대한 발휘하도록 설계된 특화 모델이다. 결국 그런 특성을 살릴 수 있는 건 풍경 위주의 사진 촬영이므로 그런 촬영 비중이 전체의 1/5이 안 되는 집사람으로서는 5Ds가 답이라 전문가 두 사람의 의견을 청취한 후에 전자로 선택한 것이다.

 

5Ds. 당분간 이것이 내 개짓거리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결국 나의 새로운 꿈이었던 라이카(Leica) Q는 날아갔다.-_- 실용성을 생각할 때 라이카 Q는 무리였다. 하긴 그 카메라를 실용 목적으로 살 사람도 없겠거니와...

 

 

c1.png

 

 

관련 글: "카메라 넥 스트랩, 해외직구를 하려다 보니..."   http://www.drspark.net/index.php?mid=jia_warehouse&document_srl=2329593

 

Comment '3'
  • ?
    조민 2015.08.07 17:58

    이건 외삼촌이 쓰시고, 외숙모께는 좀 더 작지만 성능은 더 낫거나 비슷한 A7R II 를 추천합니다. 

  • profile
    Dr.Spark 2015.08.09 18:44
    그럴 수 없는 게, 우리 집에 캐논 렌즈가 많아.^^
  • profile

    아래는 택배를 받았을 때 기념으로 찍어 놓은 것.

     

    5ds3727.JPG

    - 카메라가 든 택배 박스를 여는 순간의 감개무량함은 개짓 매니아들이면 다 아실 듯.^^

     

    5ds3728.JPG

    - 변심이 어디있나??? 그렇게 만져 보고 싶은 물건이 왔는데?

     

    5ds3729.JPG

    - 사용 설명서를 열심히 읽어야지. 전엔 그랬는데, 이젠 좀 안다고 이걸 잘 안 읽는다. 그러다 보면 꼭 필요한데도 놓치는 기능이 있기 마련.

     

    5ds3730.JPG

    - 왼편 뽁뽁이 비닐에 싸인 것이 카메라다. 바디만 산 것이라...

     

    5ds3731.JPG

    - 위는 5D Mark II. 카메라의 사이즈는 거의 비슷하다.

     

    0H1A0001.JPG

    - 전등 불 하나 켜있는 별로 좋지 않은 조명에서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카메라를 눌러봤다. 셔터가 작동하는 소리나 감각이 Mark II와는 전혀 다르다. 상큼하다.

     

    Untitled-1.jpg

    - 5,060만 화소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  800x533 픽셀로 크롭해 낸 것.

     

    나중에 내가 본격적인 사진들을 많이 찍어 성능을 확인해 볼 참이다. 이미 08/07(금) 저녁에 집사람이 이수역 메가박스 건물의 아트나인/Eatnine에서 "위로공단" VIP 시사회장에 가서 플래쉬 없이 사진을 찍어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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