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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2018.04.10 19:38

백선엽 장군과 친일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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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화) Porsche Workshop에 갔을 때 쓴 글.

 


일이 있어서 분당에 왔습니다. 10시에 도착했으나 지금까지 일이 진행되고 있어서 전 휴게실에서 웹 서핑도 하고, 글을 쓰는 등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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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Last Chance란 네이버 밴드에서 얼마 전에 본 게시물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그 본문에 있는 링크까지 들어가 봤습니다. 그리고 그 게시물과 관련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한 인물에 관한 제 생각을 댓글로 정리해보기도 했습니다.(아래가 댓글의 내용입니다. 쓰고 손 본 게 아니어서 내용이 거칠고 오탈자도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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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과 백선엽 장군

 

위의 본문 내용과 관련하여 그 중 한 사람에 관한 글을 다 읽어봤습니다. 바로 백선엽 장군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잘 아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 댓글에 앞서서 저는 친일한 분이 주위에 단 한 분도 안 계시며, 친일 부역자에 대한 특별한 편견도 없는 사람입니다.


우선 저 친일인명사전의 엄청나게 자세한 저술 태도에 깜짝 놀랐습니다.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많은 연구를 거쳐서 작성한 자료이더군요. 그리고 이 자료들 역시 공평무사하게 쓰여졌고, 편견 없이 쓰여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서 나중에 페북 댓글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이렇게요.^^. "아, 제가 살짝 착각을 했군요. 제가 본문에서 친일인명사전이 공평무사하고, 편견 없이 작성되었다고 썼는데, 이제보니 제가 본 건 위키피디아의 백선엽 관련 글입니다.^^; 참고: https://goo.gl/R8izkV 제가 아직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백선엽 장군 관련 내용은 못 읽어봤습니다. 한 번 봐야겠네요.)

 

baik-sunyup_8287.PNG


연배로 보아서도 잘 아실 수 있겠지만 백 장군은 저와 30년 이상의 나이 차가 있으므로 그분은 저의 전세대입니다.


제가 그분을 본 것은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이고, 개인적으로 말씀을 나눠본 적도 몇 번 있는 분이며, 그분의 조카인 성악가 백남옥 교수(동생 백인엽 장군의 딸)도 가까이에서 지켜본 바 있습니다.


친일 사전의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그분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그분이 정말 존경할 만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인격이나 지적인 면, 다양한 실전 경험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그분은 타의 모범이 될 만한 분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위의 친일인명사전에 실린 그 분의 경력을 보니 그의 친일 행적을 제외하고는 그분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20배는 더 훌륭했던 것 같고, 거긴 제가 모르는 직책, 직위가 끝도 없이 많더군요. 그분의 입을 통해서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 한 것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아직도 그분에 대한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주 훌륭한 분입니다.


단, 그분의 친일 행적은 정말 유감스럽더군요. 그런 일 때문에 정말 존경받아 마땅한 그분의 행적들이 다 묻히는 듯하여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분은 한국인의 사표가 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가진 분이었을 텐데 말입니다.ㅜ.ㅜ 


그리고 생각해 봅니다. 내가 만약 그분이 산 암울한 시대를 살았다면 난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백선엽 장군이 만약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는 친일의 기회(?)조차 얻지 못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남다른 인물이다 보니, 그리고 꿈을 가진 사람이다 보니 자신의 꿈을 좇아갔고, 그 과정에서 그는 운명의 길에 들어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 운명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므로 모든 결과는 그에게 책임이 있지만, 당시의 그가 다른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겠는가 생각해 보면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 한 가지 오점을 남기게 된 책임은 온전히 자신에게 있습니다만, 그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대상황이 안타깝습니다. 그 이전 세대들이 보다 굳건한 국가 기반을 마련해 주었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인 바, 그 모든 책임을 그 혼자 져야만 한다는 것에 대한 작은 유감이 있는 것입니다.


제가 결코 그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가 만든 여러 희생자 중 하나가 그라는 것입니다. 혹 행간을 잘못 파악할 수 있는 분이 있을까하여 덧붙입니다. 그가 친일 부역을 한 건 당연히 큰 잘못입니다. 그리고 그건 꼭 사과를 해야만 했을 일이고, 그렇게 하지 않은 건 그분의 실수입니다.
그의 친일 부역에 비하여 그가 우리 대한민국에 기여한 바는 실로 큽니다. 한국전쟁 시에 세운 그의 공으로 우리는 현재 안온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그런 공이 친일 행적 하나로 인하여 다 가려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은 꽤나 중립적으로 작성된 정보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칭찬해 주고 싶은 역작입니다. 


‘내가 그 시대를 살았다면...’ 이런 생각을 다시 해봅니다. 그러면서 당시에 머리가 좋았거나 재주가 남달랐던 수많은 사람들이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친일을 하여 저 수치스러운 목록에 포함된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제가 저런 시대를 살았다면 저도 저 사전에 이름을 올렸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런 시대를 살면서 나라를 걱정하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선택을 차버리고 독립운동에 나선 모든 분들은 참으로 위대한 삶을 산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으로 자신을 불행 속에 빠뜨리고, 그와 더불어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까지 어렵게 만들 것을 알면서도 그걸 선택한 그분들의 깊은 고뇌에 대하여 감정이입합니다. 제 가슴이 아프고, 또 머리가 아파옵니다.


제가 페이스북 친구로만 아는 허원(Won Huh) 선생의 조부가 더 위대하게 여겨지고, 그 자손들의 조부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긍지가 어떠할까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젠 우리 다음 세대들이 보다 나은 세상에게 살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리하여 다시는 “백선엽의 비극”이 되풀이 되는 일이 없게 되기를...

 

아래는 친일인명사전 관련 위키피디아 링크

https://ko.m.wikipedia.org/wiki/%EB%AF%BC%EC%A1%B1%EB%AC%B8%EC%A0%9C%EC%97%B0%EA%B5%AC%EC%86%8C%EC%9D%98_%EC%B9%9C%EC%9D%BC%EC%9D%B8%EB%AA%85%EC%82%AC%EC%A0%84_%EC%88%98%EB%A1%9D%EC%9E%90_%EB%AA%85%EB%8B%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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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 점검을 받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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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포르쉐 서비스(workshop)의 뒷마당엔 세상 모든 남자들의 꿈이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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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이 누구일까? 저런 멋진 치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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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빨간색도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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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실에서 과자와 커피를 주는 건 알았지만, 탄산음료도 주는 건 이번에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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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라, 안 마실 수 없지. 그것도 코카콜라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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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에 점심 시간이 되자 식권을 준다. 돼지 고기가 있는 메뉴 한 가지만 빼고 접시에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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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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