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순창의 금산여관도 한 번 가봐야...
금산여관(金山旅館)과 관련된 알쓸신잡
전 순창을 두어 번 지나간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그곳을 방문한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신미식 작가님의 금산여관 숙박 관련 글을 보면서 시간이 정지된 듯한 형태의 그 여관 모습이 멋져서 검색을 해보니 이 여관이 8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무척 유명한 집이더군요. 이 집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신 작가님의 금산여관 사진들은 아주 정감있는 것이라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두 가지가 흥미로웠습니다. 하나는 거기 얼토당토 않은 인디언 모터싸이클의 광고판이 하나 놓여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 방문 위에 걸린 금산헌(禽山軒)이라는 현판(懸板)이었습니다. 순창군 순화리의 금산 아래 있는 집(軒)이니 딱 “금산헌”이란 당호가 걸맞습니다.
그런데... 금산이란 이름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흔한 이름인데, 순창의 금산 역시 그 지역의 진산(鎭山)으로 알려진 명산입니다. 진산은 그 고을을 진호(鎭護)하는, 즉 난리가 나면 이를 진압하고, 나라를 지키는 주산(主山)으로 쓰인 산이기에 고을의 제사를 지내던 중요한 산인 것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산이 이름이 문서에 따라 금산(錦山)이라고도 쓰이고, 금산(禽山)이라고도 쓰여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금수강산이란 단어에서도 사용되는 “비단” 금(錦) 자이고, 후자는 날짐승, 즉 새를 뜻하는 금(禽) 자입니다.
알고 보니 이 금산(432.9m)은 풍수지리면에서 앞서의 두 가지 다른 표기를 사용하는 것이라 합니다. 금산(錦山)이란 이름은 풍수지리상 이 산이 옥녀(玉女)가 비단을 짜는, 즉 옥녀직금(玉女織錦)의 형상이라서 그렇게 금(錦) 자를 쓴다는 것이 한 가지 설. 또 하나의 설은 이 산의 형상이 순창읍에 기러기가 내려앉는 것 같아 날짐승 금(禽) 자를 쓰는 금산(禽山)으로 부른다는 것입니다.
금산 아래 지은 집, 금산헌(禽山軒). 현판을 쓴 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금(禽) 자는 갓을 넓게 아래로 펼쳐서 멋들어지게 썼습니다. 당호 옆에 “효산 각(孝山 刻)이라고만 쓰여있으니 어느 분의 휘호인지 알 수가 없군요. 금 자의 모양은 아무래도 좀 해학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돈을 많이 벌라는 희원(希願)을 담아 쇠 금(金) 자에서처럼 갓을 아래로 넓게 펼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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