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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근의 쌀시장 개방방법에 관한 농민들의 극단적인 시위,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이념적인 비판논쟁 등을 보면서 왜 이렇게 단지 견해가 다른 것을 틀린 것, 잘못된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사람까지 미워하게 되는 것일까를 고민해 봅니다. 단지 견해가 다른
것이라면 합리적으로 토론을 하고 다수결의 원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 견해를
가진 사람을 증오까지 해서야 되겠는가 하는 고민에서 토론의 전제인 논리문화에 대한
글을 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정치 등 인문과학분야는 자연과학 분야와는 달리 쉽게 입증할 수 없다고
배워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러한 논리학의 기초를 정확히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 자리잡은 우리나라 에선 토론과 발표 교육이 이루어 지지 못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논리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입니다. 언론의 사설이나 방송사의
시사토론 등의 경우에도 이러한 논리적인 글쓰기, 말하기 등의 합리적인 토론이 이루어진
다면 얼굴을 붉히며 끝나지 않는 토론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의 논거가 정당한 것인가를 검증하고, 그 논거에서 결론인 주장이 잘 도출
이 되었는지를 검증하면 쉽게 누구의 주장이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물론
오늘 살펴본 논리모순의 마지막인 용어정의 변경의 오류에 한해서만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인지 검증이 되지 않고 둘다 옳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예를 들면, 진보와 보수, 개혁과 수구, 그리고 자유 우선과 평등 우선과 같이 이념에
의해서 용어의 정의를 달리하는 경우에만 논리적으로 두개의 견해가 모두 옳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엔 민주주의 다수결과 선거의 원리에 의해서 다수당과 집권자가
된 사람이 내린 용어의 정의에 의해서 그 시대에 합당한 주장이 어느 것인가가 결정
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상대방은 소수의견으로써 존중받지만, 다수의 정책을 무조건
거부하기 위한 논거로서 사용될 수는 없습니다.

국민의 행복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면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정책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못살고 맑은 공기 속에서 살았으니 조선시대가 훨씬 행복
했다는 일부 진보운동권의 주장은 진보이념에 의한 국민 행복의 용어정의를 달리 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선거에서 다수가 되기 전에 이를 내세워서 소득의
차별과 공장건설을 격렬 시위등으로 반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수의 견해 역시
용어의 정의가 다른 것이지 논리적으로 잘못된 견해를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다른 것과 틀린 것을 혼동해서 사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용어의 정의를
달리해서 다른 견해를 가진 것일 뿐인 것을 자신의 주장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상대방
의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 잘못된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비논리의 극단적인 표출입니
다. 단지 용어의 정의를 다르게 한다고 해서, 보수는 진보를 간첩이라고 하고 구속시
켜야 한다고 하고, 진보는 보수를 파쇼라고 부르고 같이 대화도 못할 사람이라고 해
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또한 다수결의 원리에 의해서 다수의 용어정의에 의한 옳고 그름이 밝혀지더라도,
시대 변화에 따라서 언제 다수가 소수가 되고, 소수가 다수가 될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상대방의 용어정의에 대해서 '간첩'이라거나 '수구꼴통'이라고 하는 구속시키
거나 없애버려야 할 대상이라는 극단적인 불관용은 없어져야 할 구시대의 잔재입니다.

누구의 용어의 정의가 옳은지 선의의 경쟁을 하고, 국민들을 설득해서 선거나 투표에서
승리한 다수가 정책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물론 소수의 견해를 존중한다고
해도 그것이 진실한 논거와 논리적인 결론을 가진 주장이 아니라면 불법적인 시위나
투표방해 등으로 표출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쌀시장 개방이나, 배아줄기세포의 종교적 윤리성(창조론과의 배치문제)
혹은 이념적 윤리성(민중의 인권우선 혹은 절대 평등주의 등) 문제 등과 같이 이념 등에
따라 국민의 행복 등 주요한 개념의 정의를 달리 한다면 그것은 논리적 토론이라는 검증
을 거친 후 표결로써 결정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우리 사회는 논리적 토론문화가 형성되지 못했고, 오로지 권위주의 적인
세력과 반대되는 세력의 극단적인 대결문화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논쟁이나 토론은
분열세력의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난받아 왔습니다. 논쟁이 없는 것이 보수안정이고,
통합이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대화가 없는 척박한 권위주의의 문제감추기 였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우리 사회는 상대방, 혹은 심지어 나 자신도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
하고, 논리적인 검증을 거쳐서 주장을 하여야 겠습니다. 또한 진실이며, 논리적인 주장
임에도 불구하고, 이념 등이 달라서 용어정의를 달리하는 경우에는 다수결의 원리에 순응
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신만이 옳다는 극단적인 불관용과 토론은 분열이라는 권위주의
문화에서 탈피해서 상대방이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 단지 잘못된 의견을 가진 사람일
뿐이라는 것도 알아야 하겠습니다.

설사 잘못된 주장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도 증오의 대상이 아니라, 논리적인 토론의 대상
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수는 소수를 배려하는 사랑
으로 접근하고, 소수는 다수결의 논리적 주장을 인정할 수 있는 합리성으로 접근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논리 관련 내용은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충분조건 등으로 살짝 배우기도 했을 것이고,
대학교에선 교양과정으로 논리학을 배울 수도 있고, 영어교육 전공자는 통사론에서
일부를 배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구할 수 있었던 교재 몇권의 경우는 논리학의
영어 원서교재를 일본식 번역으로 이해를 더 어렵게 하거나 왜곡시켜 놓은 것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자료로 논리학의 기본개념들에 대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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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모순 : 주요 용어정의 혼동의 오류
---------------------------------------------------------------------------------

논리모순의 마지막으로 주요 용어정의 혼동의 오류(Confused Definition of Main Term)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Eg.] Husband : We are very happy. We have never argued on any problem.
     Wife : Are you kidding? We are not happy. We have never talked on any problem.

     (남편 : 우리는 매우 행복하다. 우리는 어떤 문제도 논쟁한 적이 없다.
      아내 : 농담하나요? 우리는 행복하지 않아요. 우린 어떤 문제도 얘기한 적이 없어요.)

대화문장에 있어서는 대부분 마지막 사람의 얘기가 결론이 됩니다. 따라서, '대화가 없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라는 것이 결론문이 됩니다.

다음으로 문단에서 설명되지 않아 생략된, 즉, 추측된 내용(Assumption)이 있는지 찾아야
하는데, 논거문(남편의 말)과 결론(아내의 말)문을 비교해서 달라진 것은 '논쟁하지 않아서
행복하다'와 '대화하지 않아서 불행하다'입니다.

문단 읽기의 마지막 단계로 가서, 오류 검증을 해 봅시다. 이 문단의 추측, 즉 설명이 생략
된 내용이 옳바른 것인지 살펴 봅시다. 남편은 부부간에 한번도 논쟁을 한 적이 없으니 행
복하다고 하는데, 아내는 대화가 없었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하고 있으니 두 사람 사이에는
행복이란 것의 정의가 다른 것이지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내나 남편이나 둘 다 모두가 각자의 견해로는 옳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이와 같은 것을 주요 용어정의의 혼동에 대한 오류(Confused Definition of Main Term)라고
하는데, 이것은 논리모순 중에서 유일하게 정당한 논리가 됩니다. 다만, 동일한 사람이 글을
쓰면서 이렇게 주요한 용어정의를 변경해서 사용한다면 그것은 논리모순이 되므로 오류의
하나로써 다루는 것입니다.

-----------------------  기타 논리학의 기본 개념들  ---------------------------------

논리조건 : 충분조건(If A / then B; A하면 B된다고 할 때 이용),
           필요조건(Only if B / then A; B안하면 A안된다고 할 때 이용),
           상호배타조건(If A / then not C; A하면 C안된다고 할 때 이용),
           필요충분조건(If and only if A / then 에이; A하면 에이한다 혹은 둘다 안한다
                        라고 할때 이용).

결론(Conclusion) : 문단은 논거문(Since)과 결론문(So)으로 나뉘며, 문단읽기의 출발은
                   결론문(So)를 찾는 것임.

추측(Assumption) : 문단에서 논거로부터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에서 설명이 생략되어 있는
                   경우에 그 생략된 내용이 추측되어 있는 것임.

논리모순(Flaw) : 문단에서 추측된 내용이 논리적이지 않으면, 그 문장은 입증되지 않은 것
                 으로 잘못된 글쓰기가 된다. 논리모순 즉 잘못된 추측의 오류(Bad
                 Assumption)에는 첫째, 권위주의 호소의 오류(Appeals to Authority; 논리
                 입증없이 여론 등 권위자의 의견만을 논거로 함), 둘째, 주장자 공격의
                 오류(Attacking the Speaker; 논리검증 과정에서 논거에 대한 검토는 없이
                 주장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비판하는 것),

                 셋째, 자기모순의 오류(Self-Contradiction; 스스로 모순이 되는 주장을
                 하는 경우), 넷째, 잘못된 원인의 오류(False Cause; 문제의 원인을 시대
                 나 정권 탓으로 돌려버리는 경우), 다섯째, 잘못된 선택의 오류(False
                 Choice; 극단적인 선택만을 강요하고 제3의 견해를 무시하는 경우), 여섯째,
                 잘못된 일반화의 오류(Bad Generalization; 대표성이 없거나 객관성이 없는
                 일부 견해를 일반화하여 진실인 것 처럼 말하는 경우),

                 일곱째, 부분결합 혼동의 오류(Part-Whole Confusion; 구성원과 그 구성원
                 전체인 단체의 견해를 혼동하는 경우로써 단체의 견해는 다수결에 따라
                 소수 구성원의 개인의 견해와는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음에도 이를 혼동
                 하는 경우), 여덟째, 불규칙 변환의 오류(Illegal Tanslation; 논리조건
                 에서 참인 문장을 거짓이거나 불분명한 문장으로 변환한 경우),

                 아홉째, 잘못된 수학의 오류(Bad Math; 비율과 실제수치를 혼동하거나
                 집합의 포함여부를 혼동한 경우), 열번째, 순환논법의 오류(Circular;
                 논거에 포함된 결론을 다시 반복해 제시함으로써 진실인것 처럼 보이
                 지만, 실제로는 입증되지 못한 주장임), 열한번째, 잘못된 유사비교의
                 오류(Bad Analogy; 유사하지 않은 것은 비슷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아무
                 런 논거없이 자신의 주장을 진실인 것 처럼 꾸미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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