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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2005.08.05 17:12

영화 아일랜드의 과학적 고찰

조회 수 6509 추천 수 801 댓글 5
아마겟돈과 진주만으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영화를 오랜만에 보게 되었다.
간결하고 시원스러운 화면처리와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터지는 폭발적인 액션으로 영화 상영 2시간 내내 시시각각으로 조여 오는 팽팽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인간복제라는 독특한 스토리가 없더라도 영상과 액션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줄만큼 화려한 그래픽과 거대한 구조물들의 붕괴장면 등 생동감 있는 전개들이 인상 깊었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나는 좋은 영화를 평가하는 내 나름의 잣대가 두 가지 있는데,
첫째가 긴장감 둘째가 재미이다.
일단 긴장감이 없으면 Reality가 떨어지게 되므로 그 영화는 좋은 영화가 아니라고 본다.
제 아무리 돈 많이 쓴 잘 된 영화라도 재미가 없으면 무슨 맛으로 볼 것 인가. 그런 면에서 최근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본 박 찬욱 감독의 ‘사랑하는 금자씨’는 내가 재미있게 보았던 ‘올드보이’나 ‘복수는 나의 것’에 비해 긴장감도 재미도 떨어지는 영화라고 평가한다. 글쎄 예술성이 있을지, 그래서 베니스 영화제에 나갈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예술성에 대한 시각은 내가 영화를 감상하는 척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영화이야기에 무슨 쓸데 없는 과학적인 고찰이냐고 하겠지만 그렇게 파 헤쳐 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는 있다. 사람이 꼭 쓸데 있는 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연전에 어느 지인이 밥 먹다가 말고 ‘태정태세문단세’를 외우고 있는 한 직원을 보고 이런 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게 뭐니? 그 직원 왈, 조선시대 왕들 이름이요. 그러자 그 분은 “그거 어디다 쓰니. 그런걸 왜, 무엇 때문에 외우는 거니.”라고 하였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조선 시대의 왕들 이름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돈 버는데 필요한 지식은 아니다. 하지만 입에 풀칠 하는 데 필요한 지식만 알고 살아야 한다면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이 무에랴.
우리 은하의 직경이 10만 광년이고 지구의 무게가 6x1021 톤이던 말던 그런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 되는 사람은 이 글을 여기까지만 읽으면 된다.

밥 먹다 말고 조선왕조의 계통을 외우는 친구를 이해 할 수 없는 인간들은 이제 퇴치 되었다. 지금부터 쓸데 없는 일에 어느 정도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있는 인간다운 독자들과 지식의 탐구여행을 한번 떠나보자.
영화에서의 비 과학적인 스토리 전개는 제법 종종 발견 되는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했으며 지식소설(Knowledge Fiction)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소설을 개척한 유명한 작가인 마이클 크라이튼이 저자인 쥬라기 공원 같은 수작의 영화에도 많은 비과학적 사실들이 발견 된다.
그 이유는 하나다. 영화에서 지식의 전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재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미와 지식이 충돌해야 하는 장면이 나오게 되면 지식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양보해야만 한다.

그러나 어느 것이 진실이고 또 어느 것이 왜곡된 것인지 영화는 알려 주지 않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우리는 어느 것이 참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영화에서는 많은 지식과 허구가 난무하며 교차 한다. 따라서 잘못하면 비싼 돈 주고 영화보고 나서 바보 되기 십상이다.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우리는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를 단 한번 밖에 보지 못한 내가 영화 전체를 다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누락되거나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발견 하시면 나에게도 알려 주시면 고맙겠다.
한편 때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지식이 양보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스토리 작가의 지적인 기반이 약간 의심되기도 한다. 하지만 어차피 작가가 과학자는 아닌 것이다.

자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인간 복제에 대한 과학적인 상식이다.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우리를 곧잘 바보로 만든다.
이 영화에서는 인간을 복제하여 그 장기를 돈 많은 사람들에게 팔아 넘기는 부도덕한 과학자와 그의 연구소의 악행에 대한 권선징악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로 인해서 전 세계인들에게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의 연구에 불필요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까지 비약하려고 하지는 않겠다.
다만 내가 여기에서 과학적인 진실을 밝힘으로써 이 글을 읽는 사람이나마 잘못된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영화는 지금까지의 인간복제를 다뤘던 ‘블레이드 러너’나 ‘여섯 번째 날’ 등 그 어떤 다른 영화보다도 더 사실적인 과학적 사실에 토대를 두고 있다.

영화의 장면으로 들아가 보자.
컴퓨터 기술자인 맥코드(스티브 부세미)는 가까스로 연구소를 탈출한 링컨에게 “너와 나는 다르다. 너는 인간이 아니라 Clon이다” 라고 말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부분부터 손을 한번 대 보자. 이 말의 진실에 대해서 의심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으리라고 보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클론 즉 복제인간은 다른 존재인가?
만약 다르다면 어떻게, 왜 다르다는 것인가?

영화에서는 클론을 만드는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있지는 않다. 하지만 별 설명 없이 부분적인 화면을 제공 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그 과정을 오해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가지기 쉬운 가장 큰 비 과학적 사실은 ‘클론은 어른으로 태어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터무니 없게도 둥그런 비닐 주머니 안에서 사람을 배양 하는 것 같은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실제로 그 주머니로부터 어른이 태어난다. 따라서 별로 견고해 보이지 않는 1회용처럼 보이는 그 비닐주머니로부터 배양기간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해 준다.
문제는 인간을 그만한 크기로 복제 하려면 그만한 나이만큼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어떤 기술도 사람은커녕 모기 한 마리 조차도 속성으로 키울 수는 없다. 초파리가 유전적인 연구대상이 된 이유는 초파리는 그만큼 빨리 자라고 빨리 죽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장기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인 복제인간을 굳이 어른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인간을 복제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바로 DNA라는 물질 때문이다. 그 자체가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태아를 만들 수 있는 설계도이지 다 큰 성인의 설계도란 있을 수 없다. 자동차 공장은 신차만 만들 뿐 중고차를 생산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중고차가 되려면 실제로 그 세월만큼 차가 달려야만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마치 DNA의 Full set인 게놈만 있으면 대충 만들어 놓은, 껍데기만 있는 살덩어리에 그것을 주입하여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오해 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충 만들어 놓은 살덩어리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작은 살덩어리라도 그 안에는 게놈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람도 알고 보면 그런 작은 살덩어리인 세포들이 60조개에서 100조개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최초의 살덩어리인 세포를 우리는 실험실에서도 만들 수 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자가 필요하다. 물론 여자들끼리는 남자가 필요 없게 된다.
여자의 성숙한 미 수정 난자와 남자던 여자던 복제 하려는 사람의 체세포만 있으면 그 사람의 복제 인간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최초의 세포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이다. 그리고 그 최초의 세포가 인간의 몸을 형성 할 수 있도록 수 조개가 될 때까지 배양 하는 일도 전부를 실험실에서 해 내지는 못한다. 즉 반드시 인간의 자궁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물론 그 자궁을 빌려 주는 사람이 난자를 제공하는 사람과 같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복제인간과 일반인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일반인의 세포에 들어 있는 DNA와 그것들이 모여 구성하고 있는 염색체는 부모의 것으로부터 온 것이다. 즉 아버지로부터 정확하게 50% 그리고 어머니로부터 정확하게 50%가 왔다. 그래서 그 자식은 아버지와도 어머니와도 절반은 닮았을지언정 같지 않다. 물론 형제들과도 똑 같지는 않다. 그것이 암 과 수가 있어야 하는 유성 생식의 결과 이다. 즉 다양성이라는 것이다. 60억의 지구 사람 중 나와 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하지만 복제인간은 두 사람으로부터 조합된 새로운 인간이 아니라 한 사람의 DNA를 그대로 복제한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여자에게로만 전달 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로 인하여 100%같지는 않다. 어느 여자로부터인가 제공된 난자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복제인간에게 전달 되기 때문이다 즉 내가 남자라면 내 복제 인간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내 것과 같지 않다. 남자는 그것을 전달 할 수 없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윤리적인 문제가 따르겠지만 난자를 제공한 여자가 나의 누이나 모계 쪽의 형제라면 미토콘드리아DNA조차도 같게 할 수 있다.)

자 이렇게 해서 복제인간과 일반인은 사뭇 달라 보인다. 많이 다르다.
그런데 이미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천연의 복제 인간이 존재 한다면?
놀랄 필요는 없다. 아직 우리가 그런 복제인간을 실험실에서 만들지는 않았지만 자연적인 복제인간은 이미 존재한다 그것이 바로 일란성 쌍둥이 이다.
실제로 일란성 쌍둥이들은 서로를 100% 닮아 있다 두 사람의 DNA는 100%같다.
두 사람은 서로의 복제인간인 셈이다.
복제인간이란 결국 나의 쌍둥이 형제인 것이다. 물론 내가 어른이 되어서 나의 클론을 만들었다면 그 쌍둥이 형제는 나보다 어린 쌍둥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복제인간이라고 해도 맥코드가 얘기한 것처럼 너는 나와는 다르다 라고 얘기 할 만큼 그렇게 특별 난 존재도 아닌 것이다.

자 다시 영화로 돌아 가 보자.
그렇게 복제인간을 만들어서 그들의 장기를 꺼내서 팔아먹는다.
사실 엽기적인 상상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 논제는 복제인간의 윤리적인 문제를 따짐에 있어서 찬성론자들을 잠 재우는 반대론자들의 전술 핵에 해당하는 강력한 무기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첫째는 자신의 복제인간은 자신의 자식이나 형제와 비슷한 개념의 사람인 것이고 또 결정적으로 아기이다. 여기에서 복제인간이 반드시 아기라는 것은 중요한 사실이다.
그 어떤 사악한 인간이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자신을 닮은 아기로부터 간이나 심장을 꺼내어 사용하고 아기를 죽일 것인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것이 사업이 될 정도로 사람들의 인기를 끌 수 있게 될까?
미안하지만 소비자로 하여금 도덕적인 수치감이나 비 윤리적인 일을 강요하도록 되어 있는 사업은 절대로 성공 할 수 없다는 것이 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따라서 영화에서는 이처럼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복제인간을 아이가 아닌 어른으로 만드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문제가 생긴 나의 장기를 갈아 끼우는데 아기 보다는 어른이 그래도 좀 나아 보인다. 물론 복제인간을 어른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키울 수는 있다. 어떤 사람이 태어났을 때 바로 체세포를 복제하여 복제 인간을 만들어서 같이 성장 시켜도 된다. (어떻게? 는 물론 의문으로 남는다.)

그러면 그 복제인간의 의식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정체성은?
그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하여 영화에서는 그 사람들에게 조작된 기억을 이식하고 집단 수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복제 아기는 정상적인 인간으로 태어나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와 정체성을 가질 것이다. 일반사람과 전혀 차이가 없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누가 정상적인 사람을 낙원 따위의 허황된 사탕발림으로 수 십 년씩 가둬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할 수 없이 거짓말을 계속 해야 한다. 조작된 기억을 인간의 뇌세포에 주입한다는 것은 먼 미래에는 가능 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가능하다고 해도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장기를 제공 하고 죽게 될 복제인간에게 의식이 무슨 필요가 있을 것인가. 처음부터 그냥 식물인간으로 만들면 된다. 그리고 식물인간을 먹이는 것이 훨씬 통제하기 쉽고 더 싸다. 의식이 없으므로 죄책감도 덜하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영화에서는 오리지널이 사고를 당하거나 병이들게 되었을 때 클론의 장기를 꺼내어 사용하도록 설정 되어 있다. 물론 사고의 경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어딘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서 교체를 하려는 경우를 생각 해 보자. 오리지널과 클론의 DNA는 같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면 다른 사람의 것도 문제가 있을 확률이 많다. 내가 심장이 약하다면 내 클론의 심장도 100%는 아니지만 약할 것이다. 결국 정작 내게 필요한 장기의 유효기간은 생각 보다 상당히 짧을지도 모른다.

영화에서는 대리모도 등장하는데 한 여성 클론이 다른 사람들의 아기를 대신 낳아주고는 금방 죽임을 당한다. 이 부분은 그야말로 쓸데 없는 거짓말에 해당한다.
대리모를 쓴다는 것은 자궁을 빌린다는 것이다. 사실 그것을 위해 클론은 필요 없다. 돈이 필요한 가난하고 성숙한 가임 여성이라면 누구나 자궁을 빌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씨받이와 다른 점은 대리모는 자신의 자궁만 빌려 줄 뿐이고 난자까지 빌려 줄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즉 그 자신이 낳는 아이는 자신의 혈육이 아닌 자신과 전혀 상관 없는 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의 자궁은 일회용이 아니기 때문에 단 한번 사용하고 죽일 필요는 더 더욱 없다.

영화에서는 연구소를 탈출한 링컨이 자신의 오리지널과 그의 집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은 자못 이 영화의 주제가 어떤 것이었나 하는 사실을 관객에게 깨닫게 해 주려는 것처럼 상당 시간 동안 두 사람에게 카메라의 앵글을 할애한다.
두 사람은 마주보고 서로를 확인한다.
첫째 의문 두 사람의 이마 한가운데 있는 사마귀가 똑 같이 같은 크기로 같은 자리에 있다. 그럴 수 있을까?
둘째 의문 두 사람은 홍채의 무늬가 같다. 링컨이 그 집에 들어갈 때 홍채인식 자물쇠를 통과하는 장면이 나온다.
셋째 의문 두 사람의 지문이 같다.
넷째 의문 하지만 오리지널 링컨의 키가 클론보다 조금 더 작다.

위의 사실 중 오류가 아닌 것은 어떤 것일까
위의 사실 중 진실에 가까운 것은 네 번째뿐이다. 하지만 그 조차도 실제의 통계에서 1란성쌍둥이의 키는 비슷한 것이 더 정상적이라고 봤을 때 맞는 사실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두 사람의 DNA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하더라도 최초의 태아를 이루는 세포들은 같았겠지만 그 사람의 후천적인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세포들 이를 테면 근육이나 점 사마귀 등이 같을 수는 없다. 실제로 1란 성 쌍둥이의 지문과 홍채는 서로 다르다.

1란 성 쌍둥이는 최초 하나였던 세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하여 둘로 쪼개져서 두 사람이 된 케이스에 해당한다. 따라서 두 사람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즉 설계도가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의식은 어떠할까? 둘은 같은 생각과 정체성을 가질까?
그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은 주위에서 쌍둥이를 지켜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의식을 형성 하기 위한 뇌세포의 분화는 최초의 설계도로 완성 되는 것이 아니고 대충 굵은 가지만 설계해서 던져 놓으면 나머지는 그 사람의 경험이나 지내온 세월에 따라서 다르게 분포하며 형성된다. 따라서 두 사람의 의식이나 정체성은 같을 수가 없다.

황 우석 교수가 개를 복제 하는 데 성공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애완용 개를 복제하기 위한 꿈에 부푼 돈 많은 개 주인들의 환호를 받고 있으며 그것이 유망한 사업이 될 수도 있다라고 떠드는 신문도 있다. 원래 개는 길어야 15년 밖에 못사는 단명의 동물이기 때문에 같이 살던 자식 같은 애완견을 일찍 떠나 보내야 하는 사실을 아쉽게 생각하는 애호가들이 많았다. 그런데 애완용 개를 복제할 수 있다면 자신과 비슷한 수명을 살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 한다. 그리고 그것이 좋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앞에서도 얘기 했듯이 아무리 자신의 사랑하는 개를 복제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개와 외모가 똑 같은 쌍둥이를 만드는 것일 뿐 그 개 자체는 아니다. 따라서 애완견 가게에 가서 그것과 비슷한 놈을 사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개 조차도 오리지널이 복제 개와 의식을 공유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 주인들이 기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이 좋은 사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은 물론 별개의 문제이다.
복제 개가 처음에는 주인을 몰라보고 어리둥절한 이유를 적당히 만들어 놓기만하면, 며칠 안 가 그 복제 개는 이미 친숙해진 주인을 향하여 꼬리를 흔들 것이기 때문이다.

복제인간인 링컨이 오리지널 링컨의 의식 속에 있는 배를 스케치하고 꿈까지 꾼다.
그리고 배우지도 않았던 오토바이를 능숙하게 몬다.
이는 사실 심각한 과학적 오류이다.
우리가 중학교 때 배운 ‘습득 형질은 유전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기억 할 것이다. 자신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 받은 클론이라도 DNA만 줄 수 있을 뿐 그 외의 것은 줄 수 없다. 즉 내가 평생 동안 열심히 배운 컴퓨터 실력을 내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 줄 수는 없다는 것과 같다. 차 두리는 아버지로부터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과 강한 하체를 물려 받을 수 있을지언정 축구 그 자체를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물려 받지는 못한다.
정신세계는 오로지 자신만의 것이며 그것은 뇌세포 밖에서는 존재하지 못한다.

사실 나는 잘 보지 못했는데 어떤 이가 장기 이식이 목적이라면 장기복제를 하면 되는데 왜 인간복제까지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영화에 있다고 지적해 줬다. 그리고 그 이유가 거부반응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거부 반응의 문제는 장기복제로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다.
황 우석 교수가 한 일이 바로 그것이다. 거부 반응은 면역계가 외부로부터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공격으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이물질이 아닌 나 자신의 것을 이식하면 거부 반응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바로 이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식되는 장기가 이물질이 아닌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이식하려는 세포의 DNA가 내 몸의 그것과 같으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황 교수는 체세포 복제를 해낸 것이다.

원래 복제는 배아복제와 체세포의 복제 두 가지가 있다.
인간의 정자가 난자와 만나서 수정하게 되면 그것이 최초의 세포로 점점 수를 늘려가며 분열하면서 우리의 온 몸을 구성하게 된다. 하나의 세포는 분화가 됨으로써 피부도 되고 장기도 되며 뼈나 혈액도 되는 것이다.

배아복제는 수정란이 8개-16개 정도까지 분열되었을 때(이 때를 만능 혹은 전능세포라고 한다) 그 중 하나를 떼어내어 하나의 개체로 만드는 것이며 이것이 최초의 복제의 개념이었다.
반드시 이 때 해야 하는 이유는 그 이후의 세포는 분화가 진행 되어 버려 그 자체가 하나의 개체로 자라날 수 없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즉 전능성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체세포 복제는 배아가 아닌, 이미 분화가 진행 되어 버린 세포인 체세포로부터 핵을 끄집어 내어 다른 미 수정 난자의 핵과 치환하여 배양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중대한 차이가 있다.
배아복제는 암과 수 반드시 두 개체가 있어야 한다, 즉 수정란이 필요하다.
하지만 체세포 복제는 암놈만 있어도 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배아복제의 방법으로는 동시에 여러 쌍둥이를 만들 수는 있어도 이미 성장해 버린 사람의 쌍둥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체세포 복제는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진정한 복제의 개념을 완성한 것이다. 이렇게 태어난 최초의 동물이 바로 유명한 복제양 ‘돌리’이다.
황교수의 복제는 체세포 복제이므로 자신과 99%같은 DNA를 가진 장기를 만들어 냄으로써 거부반응을 없앨 수 있다.
왜 99%냐 하면 앞서 언급한 미토콘드리아의 DNA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만약 장기를 복제인간의 그것으로 이식할 수만 있다면 영생 할 수 있을까?
문제는 뇌이다. 복제 장기를 통하여 인체의 220가지 장기들을 모두 교체 할 수 있지만 뇌만은 불가능하다. 뇌를 바꾸는 순간 그것은 아미 나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몸의 모든 부분품을 스페어로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뇌를 교체 할 수 없는 한 다른 것들은 별로 소용이 없게 된다. 뇌의 모든 내용, 즉 소프트웨어를 이식 할 수 있다면 물론 영생도 가능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영원히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뇌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현재의 통계에 따르면 인간은 80세가 넘으면 약 절반 정도가 치매에 걸리게 된다고 한다.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8-05 17:34)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8-0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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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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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백 2005.08.05 17:37
    target=_blank>http://drspark.dreamwiz.com/cgi-bin/zero/view.php?id=talk&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8


    "인라인 시티 사랑방"으로도 복사했습니다. 거기도 댓글이 따로 달릴 겁니다.^^ 전에 이곳의 안 선생님의 글을 그쪽에서도 iframe으로 걸어놓은 일이 많아서 그 게시판의 안 선생님 독자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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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규 2005.08.05 19:58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새로운 사실도 알았습니다...감사합니다.
  • ?
    윤주한 2005.08.05 23:29
    80세가 넘으면 절반 정도가 치매에 걸리지만,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생후 12개월이 되기 전에 절반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나중에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될지도 모르죠.
  • ?
    임수웅 2006.10.03 06:09
    [ nonij@hanmir.com ]

    황박사의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바로 쿨론이죠..이것은 대한민국의 특허입니다..미국계 프리메이슨 셰튼과 국내 매국노세력들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지금 이특허들을 창탈해 가고 있답니다...영화 아일랜드를 보시면 돈많은 병걸린 종자들의 세포를 복제하여 돈벌이하는 유태계 프리메이슨집단들.. 대한국민들 소잃고 외양간 고치려들 하지 마시길...

  • ?
    한상률 2007.10.15 11:47
    [ 19940@paran.comm ]

    지난 연휴 때 TV에서 하기에 다시 봤습니다. 천천히 보니까 이건 조지루카스의 첫 작품 THX1138(숫자가 맞던가요?)의 확대재생산 판과 같은 영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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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잡담 박사님 댁 SOTA Star Saphire(Nova급) 구경기 1 박송원 2005.09.29 5090 862
32 단상 연대의식과 엔도르핀(우리 나라, 우리 회사, 그 이후의 이야기) 안동진 2005.09.17 3774 742
31 사는 얘기 뚱뚱이 곰의 수다쟁이 변신기. 최재원 2005.09.15 3498 596
30 잡담 오래전 메디네트 회원입니다.(예전에는 박교수님이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 19 문성원 2005.09.15 5293 529
29 사진 사진과 빛 2 file 정덕수 2005.09.13 5269 903
28 사는 얘기 [고성애] 보라, 나리 얘기 - 사랑과 열정 1 박순백 2005.09.09 5635 894
27 사는 얘기 [re] [고성애] 보라, 나리 얘기 - 사랑과 열정 싸가지 2007.05.18 3136 605
26 사진 더불어숲학교와 신영복 선생님 3 안중찬 2005.09.06 634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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