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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071 좋아요 924 댓글 1
안녕하세요!
흔히 우린 미국이라고 하면 자유의 나라라거나 새로운 것을 잘 수용하는 나라 등
진보적인 이미지가 강합니다. 섹스 엔 시티라는 시트콤의 이미지로 미국을 바라본다면
그건 극히 일부만 가지고 미국을 보는 것이 됩니다. 미국사람들 역시 섹스 엔 시티는
지나치게 성개방적이라고 주장을 하니까요. 게다가 화장하지 않고, 옷도 편하게 입는
이들의 평범한 모습은 우리 회사원이나 일반 주부의 외출 모습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게다가 거리의 모습은 더 심각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와 부자동네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거리청소 상태나 범죄율은 2.5배가 넘게 차이가 납니다. 3대 도시라고
하는 여기 보스턴의 도로는 여기저기 갈라져 있고, 전철은 녹이 슬어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도로란 도로는 다 공사하는 한국과는 전혀 다릅니다. 한국은 도로가 엉망이라고
뉴스에 나가고 급하게 공사하고 하겠습니다만, 여긴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물론 차가 망가지기 쉬운데, 현대차 등이 1년이 지나면 쉽게 망가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차는 고사하고, 미국차보다도 내구성이 떨어지는데, 이렇게 도로가 엉망인
곳에서 견디는 차를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처럼 평탄한 도로에서 테스트 해 봤자 해외
수출용으론 실격인 것이죠. 한국처럼 도로 고치는데 돈 많이 쓰는 나라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지역유지들이 건축업자 하면서 임부들 숫자 속여서 부를 축적하는 시스템으로 부패의
고리가 돌아가는 한국에서나 공사를 그렇게 많이 하는 것이지요. 새마을운동 한다면서
농로 만들때는 농민들 땅 공짜로 다 빼았고, 부역시키면서 일한 사람 숫자 속여 이장
(구장) 들이 부를 축적했죠. 전봇대 세울 때도 다 이렇게 했죠. 그런데 이렇게 세운
한전과 한국통신의 전봇대를 이용하려면 또 돈을 내고 이용해야 하니 참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싶습니다.

일본은 우정민영화와 함께 전면적인 인터넷 전화 도입으로 모든 가정에 있는 유선통신을
인터넷 전화로 바꾸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데, 한국은 한국통신과 SK텔레콤 같은 통신
회사들이 버티면서 통신요금만 올리려고 안달을 하고 있으니 정말 시대는 바뀌고, 종류는
바뀌는데 해먹는 한국인은 다 별별이 그렇고 그런가 봅니다. 국민이 현명해 져야지 별수
가 있겠습니까?

관습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옛날 얘기라거나 개혁해야 할 나쁜 것 이라고만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명절은 다 사라지고, 설과 추석도 이젠 해외여행용 휴가기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은 동방의 예의지국이라고 하면서 미국 사람은 예의도
모르는 사람들로 속단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독립생활을 하는 미국의 부모 자식세대간의
교류가 더 잘되고 있고, 부모와 한 마을에 살면서 보살피는 자식세대 역시 아마 한국보다
더 많은 것이 미국일 것입니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가족이 모여서 터키를 먹는 것은 우리나라가 추석에 송편 먹는 것처럼
해외여행 용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주에 와서 살고 있는 대학생이 부모를 만나러
반드시 가야하는 꼭 지켜야 하는 관습이 미국입니다. 독립기념일엔 애플파이를 먹습니다.
할로윈 데이엔 호박들이 불튀나게 팔려나갑니다. 우리는 술파티만 연상을 하는 미국의
명절이지만, 그것도 일부의 대학생들의 얘기일 뿐입니다.

미국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기침을 하면, 누구나 옆에 있는 사람이 "God bless you!"라고
하고, 그것을 들은 사람은 "Thank you!"라고 합니다. 아무리 쌀쌀맞은 보스턴에서도 이것은
꼭 지킵니다. 평소엔 "Hi!"도 안하는 사람이 말입니다. 미국 관습을 설명해 놓은 책에 따르면
기침을 할 때 악마가 영혼을 빼앗아 갈 수가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신이 지켜주라고 기원을
해주는 것이랍니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의 특수 상황이 아니라, 관습책에 나와 있는 내용의
대부분이 바로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얘기들이란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 그리고 세계란 것도 결국 우리가 몸으로 부딛히면서
교류하지 않는다면, 인터넷 등의 간접교류만으론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다른 나라의
문화라는 것입니다. 언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냉혈한이라고 하는 미국의 사람들이
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그리고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슾" 같은 개인상담
컬럼이 불티나게 읽히는 나라가 또한 미국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Comment '1'
  • ?
    이지관 2005.10.25 11:48
    최재원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저는 버지니아 주에 온 지 5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요즘이 한창 환절기라 미국인들이 언제 기침할 때 Bless you! 하는지 유심히 봤더니 코가 간질간질 할 때,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나오는 기침 할 때에만 Bless you!라고 하더군요. 저의 결론으론 그 외의 기침(헛기침 등등)은 Bless you에 해당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도 지역차가 있나 궁금해서 그냥 글 써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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