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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양극화도 실은 모든 기준이 돈, 그것도 부모님 돈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강남 학구와 강북 학구의 서울대 진학율이
몇배가 차이가 난다는 얘길 보면서 강남 방식을 따라가면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단적으로 강남구 다음으로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은(특목고를 제외하면)
지방인 대구의 수성구라는 곳입니다. 작년엔 여고중 서울대를 제일 많이 보낸
공동 1위중에 하나가 수성구에 있었구요. 부모님 재산으로 해도 강북보다 떨어
지는 수성구가 2위라는 것을 보면 강남을 따라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수성구도 결국 학원으로 되는게 아니겠느냐 하면 강남식 추리법인데, 실은
그게 아니라 여전히 학생들의 행복엔 도움이 안되는 것이긴 하지만, 선생님들이
강제로 하는 야간 자율학습이 강한 지역이 바로 수성구라는 것이지요. 제가 다닐
때는 이런 바람이 불었던 2년차가 되는데, 중3때부터 밤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고, 고3때는 새벽부터 시작해서 밤12시까지 했지요. 물론 요즘엔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강북보다 비용이 덜 드니까 학원 이외에 다른 곳에 힌트가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다시 강남방식으로 돌아가서 보면, 학원을 다니며 예습을 하죠. 다른 지역으로 하면,
학습지를 통한 선행학습이 되겠지요. 요즘은 중3때에 고교 영어까지 선행학습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학교수업을 듣고 나서, 다시 학원가서 복습하고, 시험대비 복습
정리하는 방식이죠. 한마디로 스스로 하는 공부는 없고, 전부 선생님이 강의
해주는 것을 그대로 외우고, 자기 스스로 정리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시간은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렇게 자기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학원에 가서 예습과 복습을 모두
귀로 들어서, 혹은 학원 풀이법을 그대로 외워서 공부를 하는 습관을 들이면,
독서가 안되기 때문에 독해력이 떨어지고, 오로지 부모님의 재산에 따라,
학원에서 채택하는 교재와 학원 선생님의 정리 실력과 자신의 암기력에 따라,
성적이 결정되어 버리니 결국 강남 방식으로는 강북이건 다른 지방이건 따라
갈 수가 없는 것이지요.

제 생각엔 예전에 어느 고교가 교과서 이외에 스스로 학습이 가능할 만큼
이해를 돕는 참고자료가 풍부한 자체교재를 만들어서 전체 학생의 성취도가
올라갔다는 뉴스를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과서만 가지고 충분하다는 거짓말을 할 것이 아니라 엉터리 일본식 참고서만
베껴되는 민간 참고서 회사들에 참고자료를 맡기지 말고, 교육부가 직접 투자를
해서(아니면 해당 모범학교의 교재를 채택) 학생들에게 교과 참고자료를 제공
해 주는 것이 공교육 활성화에 더욱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교육방송 교재처럼
문제집 형식의 책만이 아니라 교과서 자습에 필요한 학습자료 책 말이지요.

결론적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없다면 그야말로 시험용 공부에 불과하게
되고, 실생활과는 전혀 무관한 공부를 하게 되어 버립니다. 실제로 강남권의
내신은 안좋지만 수능성적은 좋은 아이들보다, 지방의 내신이 좋은 친구들의
대학 학점이 0.2정도 높다는 결과는 결국 성실성,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대학이후 공부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족을 달면, 토플이나 SAT나 하다 못해 그렇게 비난을 받는 토익도 미국이나
유럽사람들의 경우 점수의 계량성이 인정받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실력과 점수가
일치하지 않아 아시아를 위한 토플개혁, 토익개혁, GRE 개혁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할 시간인것 같습니다.

이건 영어 시험탓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점수만 따면 그만이란 생각)
탓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결국 이 마음이란 것도 우리 사회의 소위 엘리트란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식사를 하면서 공유하는 소위 고급정보란 것의
비정확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것이 소위 강남식 교육
방법의 확산경로이기도 하겠구요. 소위 권위있는 혹은 친한 엘리트 친구가
그러는데 이게 지름길이야라고 하는 등의 정보들을 맹신하는 우리의 권위
주의적 문화가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웰빙이라는 신기한 조어나 한국 바다만 건너오면 이상하게 변해버리는
외국의 유행들, 결국 부모들, 그리고 우리들 각자가 노력해서 전부 하나하나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수능시험이나 학교 내신이 강남 방식의 교육방법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면
아예 시험체계를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매년 보는 시험이
점수분포가 들쑥날쑥하고 표준점수니 하면서 과목마다 난이도도 조정못하는
시험체계를 가진 교육부가 무슨 일을 제대로 하겠습니까. 해당 공무원도 그런
교육을 받아 왔는데 무슨 개혁을 할 수 있겠습니까. 외국에서 배워왔으면
출처를 밝히고 제대로 베껴야지, 한국식으로 한다면서 이렇게 엉터리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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