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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4.09.02 22:09

신통한 관음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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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201 좋아요 0 댓글 7

내 사무실 초당엔 햇빛이 많이 들지 않아서인지 식물은 잘 안 자라는 듯하다. 동창이 나 있으니 창으로 드는 햇빛도 짧은 시간 뿐이라 그렇겠지 한다.

 

근데 유일하게 잘 자라는 것이 이 관음죽이다. 아래 사진은 예전에 내가 꽃병에 넣어 기르던 관음죽이 물속에서 중간마디마다 뿌리가 났기에 그걸 작은 토막으로 잘라서 그 엔젤리너스 종이 컵(하지만 에폭시로 다 코팅한 것이라 물이 안 샌다.)에 흙을 넣고 심은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예쁘게, 생명력있게 자라고 있다.

 

coffee-관음죽-960.jpg

 

 

 

 

 

Comment '7'
  • ?
    백두산 2014.09.02 23:07

    박사님 포기가 큰데 분재하면 한뿌리 부탁합니다 ㅎㅎ

  • profile
    Dr.Spark 2014.09.02 23:15

    저 게 포기가 큰 게 아닙니다.
    원래 줄기가 다 각각인 걸 뭉쳐서 작은 잔에 심은 것입니다.

     

    전에 제가 다른 글( http://www.drspark.net/index.php?mid=sp_freewriting&document_srl=1664601 )에 관련 사진을 올린 일이 있지요.

     

    - 이렇게 물속에서 이파리와 뿌리가 난 걸 아래와 같이 분리했었지요.

     

    - 그리고 이렇게 밑뿌리에서 자른 녀석들을 아래와 같이 앤젤리너스 컵에 흙과 함께 심었던 것입니다.  

     

     

    그게 좀 더 자라 위와 같던 것인데 거기서 현재와 같이 더 커진 것입니다.

     

    나중에 대 하나를 빼드리면 될 듯합니다. 근데 그걸로는 외로울 텐데... 이게 뭉쳐있어야 더 멋지더군요.

  • ?
    zoomini 2014.09.03 17:50


    박사님도 참...
    원하는 분께 기꺼이 드리세요.


    이쁜 장미도 아낌없이 몽땅 줘버리는 분도 계신데.




    장 미
    피천득



    잠이 깨면 바라다보려고 장미 일곱 송이를 샀다.


    거리에 나오니 사람들이 내 꽃을 보고 간다.
    여학생들도 내 꽃을 보고 간다.



    전차를 기다리고 섰다가 y를 만났다.
    언제나 그는 나를 보면 웃더니, 오늘은 웃지를 않는다.


    부인이 달포째 앓는데, 약 지으러 갈 돈도 떨어졌다고 한다.
    나에게도 가진 돈이 없었다.


    머뭇거리다가 부인께 갖다 드리라고 장미 두 송이를 주었다.



    y와 헤어져서 동대문행 전차를 탔다.
    팔에 안긴 아기가 자나 하고 들여다보는 엄마와 같이
    종이에 싸인 장미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문득 c의 화병에 시든 꽃이 그냥 꽃혀 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는 전차가 벌써 종로를 지났으나
    그 화병을 그냥 내버려 두고 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전차에서 내려 사직동에 있는 c 하숙을 찾아갔다.
    c는 아직 들어오질 않았다.

     
    나는 그의 꽃병에 물을 갈아준 뒤에, 가지고 갔던 꽃중에서 두 송이를 꽂아 놓았다.
    그리고 딸을 두고 오는 어머니같이 뒤를 돌아보며 그 집을 나왔다.



    숭삼동에서 전차를 내려서 남은 세 송이의 장미가 시들세라 빨리 걸어가노라니
    누군지 뒤에서 나를 찾는다.


    k가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애인을 만나러 가는 모양이었다.


    k가 내 꽃을 탐내는듯이 보였다.
    나는 남은 꽃송이를 다 주고 말았다.


    그는 미안해 하지도 않고 받아 가지고는 달아난다.



    집에 와서 꽃 사 가지고 오기를 기다리는 꽃병을 보니 미안하다.


    그리고 그 꽃 일곱송이는 다 내가 주고 싶어서 주었지만,
    장미 한 송이라도 가져서는 안 되는 것 같아서 서운하다.




  • ?
    백두산 2014.09.03 17:58
    ㅎㅎ
  • profile
    Dr.Spark 2014.09.03 19:45
    하여간 자긴 맘 다 비우고 사는 것처럼...ㅋ
  • ?
    zoomini 2014.09.04 17:00


    에휴.  말로라도 '그럽시다.'하면...

    누가 이 바쁜 세상에 관음죽 한 뿌리 얻으러 거까지 쫓아 가겠쓔?


  • ?
    최경준 2014.09.05 16:29

    박사님은 시리어스해서 그런 말 못 하는 거 몰라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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