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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리처드 바흐(Richard Bach)는 그의 저서 "Jonathan Livingston Seagull"(1970년 출간)에서 조망(眺望)의 중요성에 대해 갈파했다. 먼 경치를 바라보거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를 의미하는 조망.

 

The bird that flies high sees the farthest.
A bird that files higher can see farther.

 

한동안 그 탐험가의 이름으로 불린 갈매기 조나탄 리빙스톤을 동경했다. "The higher a bird flies, the farther it can see." 그리고 이런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러다 그 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내 입에서는 이런 얘기가 사라졌으나 마음 한 구석엔 그 말의 여운이 계속 남아있었다.

 

옹진군청의 홍보영상을 찍으러 장봉도로 향하는 신시모도/장봉도행 페리 2층에서 수많은 "새우깡 갈매기"를 보게 되었다.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연륙교(連陸橋)가 놓임으로써 사라진 삼보해운의 페리들. 그리고 그 때문에 그 페리의 승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먹으러 달려들던 갈매기들도 다 사라졌다. 그런데 걔네들이 장봉도행 페리에 나타날 줄이야...

 

하지만 "새우깡 갈매기"로 우습게 치부하던 그들이 하늘 높이 올라 "조나탄 리빙스톤 시걸"의 흉내를 내듯 현란한 비행술을 보일 때는 감탄스러웠다. 왜 리처드 바흐가 갈매기를 그의 분신삼아 "조망하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드론이 없던 그 시절에, 오로지 헬리콥터나 비행기를 타야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경관을 그는 벌써 마음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는 게 신기하다.

 

그간 수많은 갈매기들을 봐왔지만 난 대개 바닷가 모래사장에 내려앉은 한가로운 갈매기들을 봤을 뿐이다. 하지만 마치 군함조(軍艦鳥)인 듯 빠르게 나는 녀석들도 있고, 드론처럼 한 자리에서 정지비행(hovering)을 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추락하듯 수면을 향해 내리 꽂기도 하고, 다시 고개를 들어 치솟아오르기도 하고...(방향을 바꿀 때는 그들 역시 고개부터 돌렸다. 우리가 운동을 할 때처럼...) 그들은 항상 눈을 부릅뜨고 갈 곳을, 혹은 목표물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진지했다. 평화로운 듯 보이던 그들의 비행이 결국 삶을 위한 끝 없는 절규, 혹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 같은 것임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높이 날아야 멀리 보고, 그래야 그들은 살 수 있었다. 그러니 더 높이 날려는 조나탄 리빙스톤 시걸 같은 순수의지를 가진 갈매기도 있을 법했다. 높이 날고 비행술의 극한을 향해 치달아야 생존의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므로...

 

많은 걸 알려준 장봉도행 페리 위의 갈매기들. 그들의 단독 비행과 편대비행을 보면서 난 젊은 시절을 추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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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봉도행 페리와 "새우깡 갈매기." — 함께 있는 사람:Bling Seo, 장소: 장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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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nathan Livingston Seag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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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매기의 편대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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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에 던진 새우깡을 낚아챈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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